말 놓을 용기 - 관계와 문화를 바꾸는 실전 평어 모험
이성민 지음 / 민음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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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특이했다. '말 놓을 용기' 뭐 초면에는 나이가 어리더라도 말을 놓는 게 그리 쉽지는 않기에 그런 것인가? 했으나 '관계와 문화를 바꾸는 실전 평어 모험'이라는 부제가 물음표 떠오르게 했다.


  40년을 넘게 살아오면서 자연스레 익숙해진 문화에서 평어가 가능할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낯설기에 의문이 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존댓말과 반말, 수직적인 문화 때문에도 그랬고 어린 시절부터 나이로 같은 학교생활을 하며 학년을 구분 짓는 오랜 시간의 교육기간도 그 영향이 클 것이다.


  그나마 성당에서 활동을 하면서 친해진 지인들과는 오히려 나이차를 무시하고 지내는 게 차이가 있는 듯하다. 물론, 그중에도 친함의 정도를 통해 선을 지키게 하거나 지키는 이들도 있지만...


  그동안 존댓말과 반말만 생각했지 존비어체계라는 것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 같은데 책을 통해 그 부분도 접하게 된다. 중국의 문화도 우리와 비슷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책에 나온 사례를 통해 오히려 사석에서는 위아래를 따지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된다. 사실 어떨 때는 존댓말이 익숙하기도 하다. 몇 사람의 또래들과는 존댓말로 그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도 한데 그것 나름의 매력이자 선을 지키며 관계를 이어가는 이유가 되지도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책을 읽으며 평어와 반말의 경계에 대한 의문도 든다. 미묘하지만 저자가 평어가 반말로 변질되는 현상을 목격했다는 것도 경계의 언어이기에 그런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평어가 '이름 호칭 + 반말'이라는데 가능할 것도 같지만 여전히 숙제처럼 다가온다.



  평어의 세계 반말로의 변질되지 않은 적절한 평어의 세계는 경험하지 않았기에 더 낯선 것인지 모른다. 보이지 않는 경계의 선을 지키는 것이 평어의 모험이 가진 숙제가 아닌가 생각하게 되는 책이었다. 책을 읽으며 나도 평어를 쓸 때가 있지만 그건 일부 사람들에게 한정되어 있음을 아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는 일이다. 제목처럼 말 놓을 용기가 필요한데 어린 시절부터 그런 변화가 있어 왔다면 오히려 그런 변화를 받아들이는 게 낯설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앞으로 평어가 어떻게 자리를 잡아갈지 기대를 하며 흥미로운 책을 접한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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