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고 더 오래 부를걸 그랬어
김진태 지음, 윤희병 구술 / 더작업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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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태 형님과의 첫 만남은 홍대 북카페 작업실이었다. 난 단골손님이 되었고, 추후 내 첫 카페일을 작업실에서 하게 되었다. 독특한? 나이차 나는 동생을 잘 대해주신 형님과 나의 공통점은 전공이 같다는 것? 그렇게 인연을 이어 왔고 출판사 더작업실 두 번째 책도 예약 주문을 해 이번 여행 메이트로 챙겨 나와 읽게 됐다.

『술로 50년, 솔로 50년』이 지상렬 씨와의 대화를 담은 책이라면 이 책은 형님의 어머님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었다. 한때 나도 우리 어머니의 레시피를 정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으나 나는 똥 손이라 음료 외에는 소질이 없어 생각도 않고 있었는데 책을 읽으며 어머니의 옛이야기를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책을 읽으며 예전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어린 시절 부분적으로 접하던 시골 풍경을 떠올리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나보다는 70대 후반이신 우리 어머니께서 이 이야기에 더 많은 공감을 하실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내가 의외로 형님과 비슷한 어린 시절이 있다는 게 신기해하셨는데 책을 읽으며 왜 그러셨는지도 알 것 같았다.

나름 잡다한 인간이라 이것저것을 알고 있는데 형님 어머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모르던 내용들도 알게 된다. 나야 먹고살기 좋은 때에 살았기에 보릿고개로 굶을 일이 없었으니... 그나마 꽃을 좋아하기에 능소화가 피면 장마가 곧이라는 것만 알았지 찔레꽃과 보릿고개에 대해서는 알 리가 없었는데 책을 통해 알게 된다.

우리 할머니께서는 이런 옛날 얘기는 해주시진 않으셨기에(아니면 내가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미 조부모님께서 돌아가신지 20년 정도 됐으니...) 하지만 옛날이야기가 싫지는 않은 것은 결국 살아온 이야기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우리는 그 모습을 달리해서 살아가고 있을 뿐, 결국 추후 우리의 이야기가 후대에는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기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록이 아닐까.

평범하기에 특별한 기록. 아들이 온전히 경험하지 못한 시대와 자라온 시기를 어머니의 이야기로 들으며 간접 경험을 하게 되는 시간은 얼마나 형님께 특별했을지... 책을 읽으며 중간중간 우리 부모님의 삶들도 겹쳐 보이는 느낌은 무엇이었을까. 그나마 책을 볼 때마다 나는 여전히 엄마라고 부르고 있음을 다행이라 생각하게 해준다.

각자 먹고살기 바빠 다른 이들의 이야기는 물론 가족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기 어려운 시대. 함께 살고 있는 가족의 이야기의 소중함을 한자 한자 잘 기록한 책이 아닐까?

돌아가신 후 후회하지 말고 살아계실 때 효도하라고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아버지의 병환으로 부모님과 언제 이별할지 모름을 알게 되는 나이에 만나게 된 지인의 어머님 이야기. 내가 부모님께 더 큰 효도는 할 수는 없으나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고 싶게 하는 책이었다.

책 읽기가 어려운 이들이라도 술술 읽힐 책이 아닐까? 어린 친구들에게는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되고, 조금 나이나 연세가 있는 분들에게는 어린 시절을 회상케 해줄 수 있는 책이라 전하며 『엄마라고 더 오래 부를걸 그랬어』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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