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의 용이 울 때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2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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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현재진행형인 돌아가신 故 이어령 선생님의 글은 지금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어떤 울림을 전하려 하셨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접하게 된 책 『땅속의 용이 울 때』. 지렁이가 토룡이라는 것은 알았으나 제목으로 유추하지 못했던 것은 나 역시 지렁이를 하찮게 생각했기 때문이었을지 모르겠다.

책은 '흙 속에 숨은 작은 영웅', '다시 쓰는 흙과 바람의 이야기', '가장 약하기에 가장 강한 것', '땅에서 얻는 말로 세상을 다듬다'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1장을 보며 제목이 왜 '땅속의 용이 울 때'였나를 떠올린다. 다윈이 지렁이를 연구했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분명 지렁이가 있어 땅은 비옥해지는 것은 알았지만 어떻게 왜 그렇게 되는지는 잘 모르던 내게 지렁이의 생은 말 그대로 아낌없었다.

2부가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를 다시 정리하는 내용이다. 원작을 읽지 않았으나 책에서 인용되는 내용과 그에 앞선 본문의 설명들이 아린 과거의 시간을 보여준다. 나라를 잃었기에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던 우리말과 민족에 얽힌 한의 정서를 만나며 일본과 한국의 정서 차도 보게 된다. 문득, 일본 공포영화가 떠오르는 것은 한자가 그 한자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3부의 제목이 여전히 우리 민족에게 적용이 될지는 모르겠다. '다시 흙과 이별하다'를 읽으며 '다시 흙으로' 향하는 이들을 생각하게 된다. 그 수가 많지는 않더라도 귀농하는 이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 의미까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건강이나 여러 이유로 다시 흙으로 향하는 이들... 유전자 변형 농작물 이야기도 있으나 유기농을 찾게 되는 현재의 모습을 떠올린다. 쌀나무에 대해 들어는 봤으나 내 어릴 적 서울에도 흙이 많았고, 시골에도 다녔기에 그 정도까진 아니었으며 요즘 아이들은 체험학습으로 흙을 종종 찾게 되니 작가의 걱정은 조금은 내려놓으실 수도 있을 듯하다.

4부의 내용을 읽으며 과거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에서 뵈었던 저자의 강연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이 부분을 통해 선생께서 '갓길'이란 단어를 만들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된다. 자연스레 어릴 때부터 써왔기에 그전의 이름은 몰랐었는데...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며 비슷한 느낌의 용어는 기억난다. 『행정용어순화편람』의 고친 말들을 보며 10년이 지난 내 군 시절에도 여전히 순화가 어려웠다는 사실 또한 기억하게 되는 시간이다.

故 이어령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되새기며 주위를 돌아보게 과거 보다 흙을 접하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어린 시절 뛰놀던 흙의 줄어들다 다시 주변의 공원들로 인해 늘어난 것이다. 물론 그때와 다른 생태지만 서울에서도 흙을 밟는 게 어렵지 않게 된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 책을 읽으며 흙의 소중함과 그곳에서 태어난 선생의 글을 다시금 음미하는 시간이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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