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에 읽는 노자 - 오십부터는 인생관이 달라져야 한다
박영규 지음 / 원앤원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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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을 처음 접한 게 고등학교 시절이었던 것 같다. 범우 문고의 얇은 책. 음은 알았으나 뜻까지는 몰랐으나 도가의 '무위자연' 사상에는 관심을 갖게 됐던 시절이라 당시에는 내 종교를 도교라고 하고 다녔을 정도다. 그 후 제대로 도덕경을 읽은 것은 서른 살이 되던 해였던 것 같다. 현암사에서 나온 오강남 선생의 『도덕경』을 독서토론 모임에 가서 나눈 기억이 난다. 그때 여러 도덕경도 훑어보다 최진석 교수의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을 접하며 최진석 교수님의 노자 관련 서적과 도덕경을 접하고 에세이도 접했던 것 같다.

이 책은 그렇게 도덕경에 관심을 두고 있는 내가 제목에 낚일 시기가 됐기에 읽게 된 책이다. 아직 오십은 아니나 십 년도 안 남은 시기라 미리 준비를 해두고 싶은 마음에 읽게 됐다. 삼십 대부터 이리저리 다양한 직종을 거쳐 지금까지 왔기에 "나는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라는 표지의 문구의 울림에 꽂혔다. 들어가며에서는 내가 아는 케렌시아의 뜻과 다르기에 조금 의아하게 생각했다. 오타이려나...

책은 '이제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멈춤', '지금까지 충분히 잘살았다: 성찰', '마음의 품을 넓혀 나를 찾으려면: 용서', '복잡한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시간: 비움', '삶의 군더더기를 덜어내는 법: 조화'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를 읽으며 아직 마흔이 아니기에 여전히 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물론, 무작정 달리기보다는 방향을 생각하며 달려가고 있으나 뛰기 바빠 숨 고르기의 중요함을 잊고 지낼 때가 필요함도 이 부분의 글들을 읽으며 생각하게 된다. 통찰에 대한 부분에서는 나도 지혜보다 지식을 쌓는 스타일인데 나와 비슷한 지인을 떠올리게 한다. 결국에는 말을 않는 것으로 피해 가는 데 정말 굳이 안 해도 될 말을 할 때 피하고 싶어진다. 앞으로의 내 남은 생을 어떻게 하면 단단하고 담담하게 맞이할 수 있을지도 생각해 본다.

2부를 '성찰' 속 저자의 글을 읽으며 나도 돌아보게 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소심한 성격은 나도 다르지 않아 남들의 시선에 여전히 예민하다. 책 속에서 자주 언급되는 저자가 산책하는 식물원은 평소 어머니께서 가보자 하시던 곳이라 조만간 방문을 해봐야겠다는 생각도 자리를 잡는다. '절제'에서 저자의 '넥타이'처럼 집에 여기저기 쌓여 있는 내 '책탑'들을 떠올리게 된다(결국 저자도 나와 비슷하게 책에 대한 집착도 강했지만...). 책에 대한 소유욕이 강하기에 그렇게 된 것인데 이제는 정리를 해야 할 때 같다. 전자책 구매로 방향을 바꿨지만 책 블로거에서 서평 도서는 이어지기에... 읽지 않는 책들은 나눔과 재활용으로 덜어내야 할 때가 된 듯하다. 책을 읽으며 찔리기도 한다. '기본'은 다시 성가대에 복귀해서도 느끼는 것인데 지금처럼 『노자』 등 고전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닌가 싶다.

3부 '용서'에서도 왜 내 삶들이 보이는지 모르겠다. 저자보다 스무 살가량은 적은데도 비슷한 장면들이 보이는 것은 저자가 지내온 시기를 지나고 있기 때문일까? 비슷한 듯 다른 삶의 모습은 부럽기도 하면서도 앞으로의 걱정을 미리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과 형제간의 우애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버지께서 뇌경색으로 쓰러지신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음을 체감한다. 막내지만 미혼으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기에 저자와 상황은 다르나 보호자로의 역할은 어느 정도 공감이 간다. 이후의 내용들을 읽으며 아직도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머리로는 알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기에...

4부 '비움'을 읽으며 그동안의 결핍을 채우려는 나를 보게 된다. 30대의 경제활동이 불안정했기에 안정적인 생활을 하지 못했고, 직업도 자주 바뀌었다. 그렇게 이제 좀 자리를 잡아가려 할 때 집안의 우환이 찾아왔기에 마음에 여유가 자리 하기보다는 소란스러워졌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꾸준히 접하게 되는 책들에 집착을 하게 되고 이루고자 했으나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이 남은 것을 채우고자 하는 마음이 여전하다. 채우고자 하기에 더 비울 수 없는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책을 통해 하게 된다. 그나마 과거보다는 책에 대해 조금 내려놓으려 하는 중이니 그거에 위안을 삼아야 할까? 비움에 대한 글들을 읽으며 내 것을 놓지 않으려는 내 모습들을 돌아보게 된다. 이제는 놔줘야 할 때인지도 모르겠다.

5부 '조화'에서 만나는 글을 읽으며 왜 마무리가 조화인지 알 수 있는 듯하다.

60대의 저자가 지나온 50년 이상의 시간을 겪고 노자를 읽으며 만난 다섯 가지 키워드와 함께 노자의 지혜를 정리한다. 왜 오십에 읽는 노자인지는 책을 읽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지천명이라지만 과연 그런지는 의아해지는 40대 중반 초입에 이 책을 접한다. 『도덕경』의 내용 중 기억에 남는 구절도 있었으나 생소한 부분이 많다. 그만큼 제대로 읽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에 조만간 다시 읽어봐야겠다.

오십에 든 사람이든 아직 오십이 이전의 사람이든 중년의 시기를 맞이한 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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