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미술관 - 풍속화와 궁중기록화로 만나는 문화 절정기 조선의 특별한 순간들
탁현규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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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전시회에 가본 것이 작년 10월 초였던 것 같다. 일상의 사진을 주로 찍는 나와 코드가 맞았던 보모 사진작가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전'이었다. 그림은 못 그리지만 그럼에도 미술전이나 한국화에도 관심은 있었다. 'TV 진품명품'이 그런 목마름을 풀어주는 약간의 해방구였다 할 수 있겠다. 책으로도 주로 서양 미술에 대한 책들을 접했는데 마침 흥미로운 책을 접할 기회가 생겼다. 『조선 미술관』 제목부터 조선의 미술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은 책이었다.

  표지부터 강렬한 컬러가 눈에 확 들어오고 노란 바탕의 검은 글씨체는 더더욱 눈에 잘 들어왔다. 같은 출판사의 다른 책들을 읽어봤었는데 전에 노란 바탕에 검은 글자의 다른 책이 떠오르기도 했다. '미술관'이란 타이틀답게 책은 크게 1관과 2관으로 구성된다. 1관이 궁권 밖의 모습을 다루고, 2관은 궁궐에서 열린 잔치들을 각각 1, 2, 3 전시실로 챕터를 나눠 소개한다.

  김홍도와 신윤복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처음부터 만나게 되는 조영석이란 이름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된다. 서양화가들의 이름은 익숙하면서 정작 우리나라의 화가들의 이름이 낯선 것은 내 부족함과 무관심 때문일 것이다. 당대의 중국 화가의 그림 2점과 바꿀 정도의 화가였기에 놀이를 즐기는 선비들의 그림 표현이 잘 살아 있던 것이리라. 역시나 김홍도와 신윤복은 빠질 수 없는 것 같다. 그나마 많이 본 화가들의 그림은 각자의 개성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두 화가의 작품을 그래도 많이 봤기에 익숙한 느낌이 든다.

  책에서 만나는 신윤복의 작품들에 유독 기생이 많이 보이는데 그래서인지 드라마도 신윤복을 남장 여자로 그려냈던 것이 아니었나 생각을 해보게 된다.

  2관에서는 조선사에서 전쟁 외에 많은 비화가 있던 숙종과 영조의 기로소 관련 그림들을 만나볼 수 있다. 최근 들어 조선 왕실 행사에서 임금과 세자는 귀한 존재라 그림에 그려 넣지 않고 그 상징을 대체하거나 그들의 자리만을 그려 넣는다는 것을 들었기에 그림을 접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사극에서 익히 들은 도화서가 맡는 담당 업무가 궁궐의 행사 기록이니 그들의 손길을 짐작하게 한다.



  1, 2전시실이 왕들의 기로소 잔치를 다뤘다면 3전시실은 궐 밖에서의 기로 잔치를 담는다. 지금에 비해 수명이 짧았던 시절이었기에 더 잔치가 컸던 것은 아닌가 싶다. 내가 어린 시절만 했도 환갑잔치와 칠순 잔치가 컸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는 환갑은 젊은 나이가 되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사촌 형제자매들 중 이미 환갑을 넘긴 이들이 있기에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기로소의 관료들의 이름은 익숙하지 않다. 사극 위주나 역사서에서 자주 언급되는 인물들은 기억하지만 정작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며 국정을 이어간 이들에 대해 아는 것이 없기에 책을 통해 또 배우게 된다. 그런 성정들이었기에 오랜 연배까지 관리를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림이 들어있는 책이라 종이 재질부터 남다른 책이었다. 보다 더 많은 조선의 미술을 다루는 책들이 기획되어 나오면 좋겠다는 기대를 해보며 리뷰를 줄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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