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내일을 기대하는 법 - 외로움과 허무함을 지나는 어른에게
임현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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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주 아나운서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내가 세일링을 배우기 시작할 때 즈음이었던 것 같다. 지상파 방송 여성 아나운서 최초로 안경을 쓰고 뉴스에 나타난 것이 이슈였다. 그동안 여성 아나운서들이 안경을 쓰지 않는 것을 시력이 좋아 그런가 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 후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양한 도전을 하는 아나운서에게 호감을 갖고 유튜브 구독과 인스타그램 팔로우 하게 됐다. 한 달의 여행에서 보내주는 메일을 구독해서 받기도 했고 그녀의 여행을 따라 잠시나마 해외의 풍경을 볼 수도 있었다.


  그렇게 그녀의 책과 만날 계기는 다 마련되어 있었던 것 같다. 첫 책인 『아낌없이 살아보는 중입니다』를 접하고 그 책을 다 읽기도 전에 두 번째 책인 『우리는 매일을 헤매고, 해내고』까지 전자책으로 완독을 한 지 1년이 지나 세 번째 책을 만난다. 그 사이 내게도 큰일이 다가왔고,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에 있기에 세 번째 책의 제목 『다시 내일을 기대하는 법』이 더더욱 끌렸던 것 같다.



  책의 첫 부분인 '어느 날, 낯선 감정이 찾아왔다'에서는 내가 임현주 아나운서를 알게 되던 시간 즈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도 그 당시 방황을 하며 새로운 일을 만나던 때였고, 적잖게 여러 변화가 있었다. 마흔을 앞두고의 앓는 것일까? 솔직하게 드러내 보인 내 현실을 이용하던 동창을 통해 접한 일은 그를 통해 만난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며 그 관계를 정리했다. 필요에 의해 날 이용했고, 이용하려 했다는 것은 시간이 지나서야 보이는 게 답답했으나 그때라도 알게 된 것이 다행이었다.


  급격한 노화를 겪는 나이들을 알게 되며 나도 서른네 살 때 대상포진을 심하게 앓았던 이유인가?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작가가 자신을 돌아보는 글에서 나도 날 돌아볼 글을 기록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었다. 올해 초 읽었던 진태 형님과 지상렬 씨의 책 『술로 50년, 솔로 50년』을 읽으며 책에서 회상하던 시기의 내 기억들을 기록으로 옮겨야 하는 때가 온 것인가? 어쩌면 내게 지금이 다시 시작된 오춘기의 시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회복을 위한 첫 발걸음 : 바라보기'를 읽으며 지난해 여름이 끝날 무렵 우리 가족에게 일어난 일을 떠올린다. 뭐 이 일이 아니어도 여러 일들이 있었으나 가장 최근의 내게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었기에 더 그런 듯하다. 저자처럼 '괜찮아'보다는 '힘들다'라고 표현하며 그 시간을 지내온 것 같다.


  어설프게 다른 경험과 잘못된 비유로 건네는 위로에는 어찌나 화가 나던지... 나는 그저 하소연을 하고 싶었을 뿐인데... 차라리 그냥 무반응이 좋을 때도 있다는 것을 쓰리게 확인했다. 애초부터 답을 구할 수 없는 일이었고 나는 답답함을 풀어내고 싶었던 것을...


  어머니와의 관계 역시 이번 일을 계기로 바뀌어 감을 확인하게 됐다. 아버지의 보호자이자 어머니에게도 내가 보호자라는 것을 확인해가는 시간이다. 그렇게 함께 살아가는 막내아들이 결혼은 하지 않았으나 어느 순간 부모님의 보호자가 되는 시간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중이다.


  '사랑은 문제지가 아니니까'를 읽으며 인용된 글이 참 와닿았다. 또 이 글에서 작가의 반려를 본인이 바라던 방향으로 잘 이어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역시 구체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은 다르다는 것도 확인한다. 누구에게나 완벽한 인생이란 없다는 것이 공감할수록 씁쓸하지만 그렇게 살아간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 바라보기 일까.



  '회복을 위한 두 번째 발걸음 : 움직이기' 프리가 아닌 방송국에 속한 아나운서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작가의 기준에서 본다면 나는 잡다하지만 정체되어 있는 사람은 아닌가 싶었다. 생각만 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았던 일들이 많았고, '내 거'를 하기 위한 준비라며 어색한 일을 하고 있으니... 그렇기에 작가는 대단해 보였고, 그래서 내 눈에 띄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녀의 작업실 얘기는 SNS 구독자라 종종 듣긴 했으나 그 이야기를 책에서 만나는 것이 반가웠다. 나 혼자만의 작업실? 새롭게 오픈할 사무실 크기와 비슷하지만 위치나 공간 등등이 전혀 다르다. 하지만 간단한 분위기 전환 루틴으로 나만의 공간으로도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내 옷장은 작가와 다르게 일상적인 옷이 대부분이라 특별한 날 입을 특별한 옷은 없으나 불편하지 않다. 가성비를 제대로 활용해서 입는 편이기에 더 그런지 모른다. 건강에 대해서는 지난해 아버지의 입원 이후 그냥 만보 이상 걷기 보다 체중도 조절하고, 건강식품도 먹어주며 걷기를 했다. 그동안 먹어봐야 비타민B 하나만 먹었는데 견과류가 가득 들어간 영양바를 매일 아침 먹고, 저녁에는 링곤베리 글루타치온을 먹으니 많이 발전한 것 같기도 하다. 병원에서 간병을 해보니 정말 건강보다 중요한 게 없다. 수면 시간도 간병하며 최소로 만들었다 다시 늘려 병원에서의 그 예민했던 나와 멀어지고 있음도 실감한다.



  '회복을 위한 세 번째 발걸음 : 매일의 균형 찾기'를 읽으며 김민섭 작가의 '느슨한 연결'을 떠올린다. 어쩌면 느슨하기에 더 팽팽해질 수 있고, 끊어지지 않을 수 있는 그런... 느슨한 소속감도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내가 한국해양교육협회의 교육팀장으로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것이 그런 느슨한 소속감이라는 것을 글을 읽으며 생각하게 된다. 나 역시 어쩌다 N잡러라 더 공감을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 글에서 그 균형감을 다시 잘 찾아가는 작가의 모습에 마음이 훈훈해졌다. 그 고마움 당연시하지 않는 마음 변치 않길 바란다.



  '내일을 기대하며 살아가는 마음'에서 만나는 다정함과 미워하는 마음, 느슨함, 기록, 다짐의 글은 가볍지도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게 적절하게 읽는 이들의 마음을 다독여 주는 것 같다. 미워하는 마음 부분에 인용된 소설의 한 구절은 간병을 하며 그동안 같이 살면서도 거리를 두던 아버지와 나 사이를 떠올리게 한다. 분명 어린 시절에는 아버지가 참 좋았는데 스무 살이 넘어가며 마음의 거리가 많이 생겼던 것 같다. 좋아했던 아버지라 더 그렇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병원에서 함께하는 시간 정말 단둘이 밀접하게 이렇게 오랜 시간을 보낸 적이 없었고,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워지니 멀어졌던 마음의 거리도 좁혀지는 것을 경험했으나 간병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그 거리가 적당히 멀어져야 한다는 것도 알게 했던 일을...


  특별히 다짐을 하기보다는 실천으로 생활의 변화를 주는 중이다. 그러기에 내일이 기대가 되는 것도 같다. 이전과 다른 삶의 변화는 가족에게서 다시 시작되었던 시간을 되새기게 한다.



  책의 처음이 조금은 무거웠으나 읽을수록 마음을 덜어내는 기분이었다. 나 역시 변화의 시기를 걸어가는 중이라 그랬는지 모른다. 내일이 기대되지 않는 어쩌면 암울한 시기. 그래도 살아가는 각자의 방법이 있듯 작가의 방법이 읽는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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