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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99%가 헷갈려하는 동음이의어
송호순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0년 6월
평점 :
채팅을 할 때와 글을 쓸 때 팩트 체크와 함께 가장 걸리는 게 어휘이다. 한자어가 많기에 동음이의어가 헷갈릴 때가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는 21년 전 대학 새내기 시절의 일이다. 비교문학 시간이었는데 '역설'이란 단어가 나와 내가 알고 있는 패러독스의 의미로 해석했는데 힘주어 말하는의 '역설'이어서 완전히 잘못 이해했던 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게 아니고도 꽤 있을 테지만 가장 강렬하게 내게 남아 있는 동음이의어로 인한 일화로 발표 중 일어난 일이라 더 오래 잊히지 않는 듯하다.
그래도 나이가 조금 있고, 한문 수업을 받았기에 책에서 보는 대부분의 단어들은 익숙하다. 몇몇 내가 많이 쓰지 않은 단어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공부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어휘력이 생각의 넓이를 더 키워 준다고 했던가 간혹 아는 내용도 입으로 말하지 않거나 큰 신경 없이 생활하다 보면 자주 잊게 되는 데 요즘 내게 꼭 필요한 책 같았다.
특히, 58쪽의 내용은 그동안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을 다룬다. 소위 '~사' 자로 끝나는 전문직의 한자가 이렇게 다른지는 이번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한글로 익숙하게 접해왔기에 한문도 당연히 같을 거라 성급하게 일반화를 시켰던 듯하다. 그러고 보니 내가 준비 중인 자격의 한자가 선비 사인 것은 알면서 어느 순간 다 같을 거라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의도하지 않고 찍었던 페이지의 단어들이 요즘 상황과 이어지는 듯해서 조금 씁쓸함도 남는다. 아무 일이 없지 않았고, 해결되지 않고 흩어져 사라지는 문제들... 모두가 무용지물이 되어가는 듯한 시간이 참... 안타까운 날들이다. 각자의 사정이 있겠으나 사사로운 정에 이끌려 얼토당토않는 비유를 일삼는 이들의 글은 공감하기 어려웠다.
'이게 나라냐?'를 외치며 바꾼 정부라 했는데... 다시 그런 소리는 듣지 않았으면 싶은데 요즘 앞서 외치던 말이 입 주변을 맴돌게 하는 듯하다.
뒷부분에는 동음이의어만큼이나 실수하기 쉬운 비슷한 발음의 다른 뜻을 가진 단어들이 나온다. 동음이의어도 많이 걸리지만 이 부분의 단어도 일상에서 자주 틀리게 사용하게 되는 것 같다.
어휘를 많이 알수록 표현력 또한 좋아지고 생각의 넓이가 더 넓어진다고 했던가? 한동안 보지 않던 분야의 책으로 여러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고, 이상하게도 시의적절한 단어들이 보여 놀라웠던 시간이었다.
동음이의어 사용의 실수가 잦은 이들과 한자 어휘를 공부하려는 이들에게 좋은 책이라 전하며 글을 줄인다.
'컬쳐300 으로 부터 제품을 무상으로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