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몸으로 신화를 그리다 - 신화와 어원으로 읽는 요가 이야기
클레망틴 에르피쿰 지음, 류은소라 옮김 / 미래의창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요가를 제대로 배워본 일은 없는 듯하다. 방송을 통해 알고 있는 고양이 자세나 따라 했던 것 같다. 그나마 요가와 가장 비슷한 계통의 운동을 했던 게 국선도가 아니었나 싶다. 쉬운 요가 자세들을 찾아보면 국선도 당시 호흡에 들어가기 전 몸풀기 단계에서 하던 스트레칭 자세들과 겹치는 게 보인다. 하지만 용어 등이 다르기에 여전히 요가를 제대로 배워본 적은 없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듯하다.

  이 책은 요가와 신화가 이어진 책이라 읽어보고 싶었다. 정확히 명칭을 아는 요가 자세는 고양이 자세와 전갈 자세밖에 없으나 신화와 어원은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는 분야였다. 표지의 그림도 흥미를 갖게 한다. 요가를 배우기 위한 책이 아니기에 표지와 같은 그림은 그리 많지 않다.

  책은 크게 '홍수와 기원', '신과 현자 그리고 악마', '대서사시' 세 개의 파트와, 부록으로 구성된다. 대부분이 요가와 관련된 용어라 생소하다. 그나마 TV를 통해 익숙한 명칭들이 있어 반갑다.

  유명 신화에서 빠질 수 없는 홍수 이야기로 책은 시작된다. 물의 양면성을 생각하게 되는 게 홍수 신화가 아닌가 싶다. 물이 없으면 생명이 살 수 없고, 홍수처럼 많은 물은 모든 것을 쓸어 버리는 소멸의 힘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첫 자세가 그런 의미에서 창조의 모습을 담고 있다. 내가 배운 국선도가 아니더라도 가부좌는 많은 수련에서 명상의 자세로 익숙하다. 이어지는 자세는 종말과 이어지는 자세로 홍수와도 관련이 있는 신화의 내용도 볼 수 있다.

  파트 1은 다섯 가지의 자세를 다룬다. 파트 2는 가장 많은 자세를 다루는데 내가 아는 자세는 '사자 자세' 말고는 없었다. 힌두 신화에 대해 아는 게 없으나 이 부분에서 악신에 대해 다양성을 갖게 해주는 내용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악의 대표와 선의 대표가 정해져 그들의 성격은 불변의 구도였지만 이제는 절대악도 절대선도 없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파트 3에서는 전갈 자세가 익숙하다. 거의 비현실적이라던 영화 <올드보이>에서 나온 유지태의 동작이 떠오른다. 뱀이 우리를 위협적으로 생각해 물려고 하듯 전갈의 공격도 자신의 보호적 입장임을 다시금 확인한다. 또 그 안에 숨은 신화적 내용도 만난다.

  힌두 신화에 대해 아는 게 없는 입장에서 책에서 만나는 다양한 스토리는 요가에 관심이 없던 내게 요가 자세 이미지를 검색하게 만든다. 워낙 주제가 요가의 기원과 관련된 내용이기에 자세별 설명이 없는 게 당연한데 그 부분이 아쉽게 여겨지는 느낌이 든다.

  일단은 유튜브를 찾아서라도 요가 강좌를 찾아보게 될 것 같다. 물론, 이런 감정은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을 나도 안다. 그만큼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이 아닐까? 요가를 하거나 배우는 분들에게는 본인들이 배우는 자세의 기원에 다가가는 시간이 되고, 아직 요가를 접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요가에 관심을 갖게 해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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