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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izen 13660 (Paperback)
Mine Okubo / Univ of Washington Pr / 1983년 1월
평점 :
절판
일본계 미국인 미네 오쿠보의 자전적 작품으로서, 2차대전 후반에 일어난 일본계 미국인 집단 감금 및 수용에 대한 역사와 경험을 스케치과 간단한 글을 통해 기록한 그래픽 소설(graphic novel)이다.
2차대전 중 아시아에서 저지른 일본의 극악한 전쟁 범죄는 잘 알려져 있는 반면, 일본의 진주만 공격에 대해 미국이 일본을 상대로 저지른 과도한 응징?에 대해서는 (특히 일제강점을 거친 국내에서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다.
히로시마 원폭이야 워낙 유명하고 피폭의 끔찍한 증세에 대해서는 익히 알려져 있는 반면, 2번째 원자폭탄이 떨어진 나가사키의 피해에 대해서, 그리고 전후 미국이 일본의 군사력을 철저하게 통제해왔다는 사실, 일본 내에 남한의 2배 가까이에 이르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 등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많다.
또 가장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 중 하나는 미국이 2차 대전 참전을 선포한 후 미국 내 일본계 미국인들을 (이민 1세이건 미국에서 태어난 2세이건) 정치적 적으로 간주하고 강제 징집하여 재산을 몰수하거나 헐값에 넘기게 하고 집단 수용소(camp)에 전쟁이 끝날 때까지 3년간 가둔 사건이다.
물론 당시에는 공식적으로 그들을 적대적인 미국 시민들로부터 보호한다는 명목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이 사건이 명백한 국가의 인종주의적 폭력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으며, 이후 1980년대 후반에 미국 정부도 이를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배상금을 지불하였다.
전쟁 직후인 1946년에 초판되고 이후 지속적으로 출판된 이 책은 이들의 침묵된 역사를 가시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길지 않고 읽기 쉬운 그래픽 소설이라서 일본계 미국인 집단 수용에 관한 입문서로 추천할만 하다. 그러나 그림이라고 그냥 만화책 보듯 빨리 넘기지 말고 천천히 훑어보면서 해석하고 느끼며 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