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즈라 잭 키츠의 <The Snow Day> 발간 50주년 기념 판본이다.

책 본문 뒤에 50주념 기념 발간사가 몇 장 덧붙어 있는데, 이렇게 시작한다.

˝Of all the characters thay sprang from the mind of Ezra Jack Keats, Peter, who first appeared in The Snowy Day, remains the most widely beloved. Before this book came out in the early 1960s, the very few picture books had ever featured Agrican American characters. Years earlier, when Keats was beginning his career as an illustrator, he saw a set of photos of a little black boy in Life magazine and stuck them up on the wall of his studio. He hoped he`d be asked to illustrate a picture book about an African American child and could use the photos for inspiration. But no opportunities to create such a character came his way. The photos remained on his wall for twenty-two years before Keats finally decided he would write the book himself, and Peter and The Snowy Day were born.˝

원래 아동문학 작가가 아니라 일러스트 작가였던 키츠는 흑인 아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책을 내기 위해 22년이나 기다리다가 아무도 책을 내려고 하지 않자, 본인이 직접 글을 쓰고 일러스트를 완성하여 출판을 하였다고 한다.

이 책이 처음 출판된 건 1962년으로 미국에서 흑인인권운동이 절정에 다다른 시기였고, 그때까지 흑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어린이 그림책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다고 한다.

이 책을 혼자 만들고 출판함으로써 아마도 키츠는 자기 만의 방식으로 흑인인권운동에 참여했던 것 같다.

60년대 흑인인권운동의 가치를 반영한 이 작품은 그리하여 곧 칼데콧 상을 수상했고, 뉴욕공립도서관이 선정한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책 150권 중 하나로 꼽혔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책에 흑인운동에 관한 내용이 나오는 건 아니다. 흑인 아이가 주인공이라는 사실 자체가 당대에는 매우 급진적이었던 것)

키츠는 이후 피터 외에 에이미, 로버트, 아치, 제니 등 다양한 인종/문화권의 캐릭터를 만들어 내면서 미국 아동문학계에 다문화주의를 가져온 큰 족적을 남긴 주요한 작가로 기억되고 있다.

아래 관련도서로 피터 시리즈만 묶어봤다.

이제 53주년 축하해야 하나? 아무튼 뒤늦게라도 50주년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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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동네 도서관에서 빌려온 아이 책이 한가득이라서 이번 주엔 그림책 리뷰가 좀 많다.

아일랜드 출신으로서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동도서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올리버 제퍼스를 유명하게 만든 책 <Lost and Found>와 그의 다른 국내 번역서를 소개한다.

국내에서는 <다시 만난 내 친구>로 번역되었다. 이 책은 영국 BBC 어린이 방송국에서 주는 Blue Peter Book 상을 받았고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에도 후보로 올라간 2005년 작품으로서, 한 소년이 어느 날 갑자기 그의 집 현관에 나타난 펭귄 한 마리의 집을 찾아주기 위해 남극을 향해 항해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내에서는 칼데콧이나 뉴베리 같은 미국에서 미국 작가에게 주는 상이 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미국 작가가 아닌 다른 문화권에서 주는 상에도 좀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기회가 되면 언젠가 여러 문화권의 어린이책 상과 수상작을 소개하고 싶다. 그렇지만 내가 사는 곳이 미국이기 때문에 수중에 구할 수 있는 책이 어쩔 수 없이 영미권 작가들이 대부분이고 가끔 동양권이나 다른 문화권에서 나오는 좋은 어린이책이 번역되어 나오기도 하지만 역시 소수이고 동네 도서관에서 쉽게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올리버 제퍼스의 작품은 다 유명한데 그 중에서 많은 작품이 국내에서도 번역되어 나왔다.

대상 연령 순서대로 나열해 보면,
영유아책 <별을 따는 법>, <다시 만난 친구>, <날고 싶어>, <그래서 모든 게 달라졌어요>, <크레용이 화났어>, <이 사슴은 내거야!>, <와작와작 꿀꺽 책 먹는 아이>, <다 붙어 버렸어!>,
어린이책 <마음이 아플까봐>, <바너비의 아주 특별한 새계일주1>, <바너비의 아주 특별한 새계일주2>
가 있다.

이 중에서 <크레용이 화났어>는 뉴욕타임즈가 꼽은 베스트셀러 리스트 1위를 기록했으며, <다 붙어 버렸어>와 <이 사슴은 내거야!>도 리스트에 올라갔다.

베스트셀러에 올라간 책들이 특히 재밌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와작와작 꿀꺽 책 먹는 아이>에게 애착이 간다. 헨리라는 아이가 책에 대한 욕심이 지나쳐서 문자 그대로 단어, 문장, 책을 마구 먹어대며 '폭식'하다가 결국 '소화'를 못하고 탈이 나서 고역을 치른 후 책에 대한 태도를 '건강하게' 바꾸고 난 후 책을 읽는 일 자체의 즐거움을 알아간다는 내용. 많은 양의 지식을 무분별하게 주입하는 식의 교육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것으로 읽을 수 있고, 아이가 책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아이랑 같이 생각해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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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4-03 0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국에 사시는군요! 번역과정 안 거치고 좋은 책 바로 수급도 가능한 이점도 있지 않나요?
해외는 e북 시스템도 잘 되어있다던데, 꾸준히 국내물까지 관심가지시니 cocomi 열정도 대단하시네요.

cocomi 2015-04-03 07:02   좋아요 0 | URL
네 번역 안거치고 바로 구해서 볼 수 있어서 좋고 도서관 시설이 잘 돼있고 대출권수도 제한이 없어서 이점이 많은 반면 제가 더 읽기 편한 한국책을 수급하는데 어려움이 있네요. 뭐든지 다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죠.^^

transient-guest 2015-04-03 07: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국책을 구하는건 넘 비싸죠. 알라딘 US통해서 구하는데 한국에 적용되는 DC나 선물도 못 받고, 원-달러 시세도 좀 shop에 유리한대로 적용하는 듯 합니다. 게다가 정가제 시행하더니 갑자기 중고책 값도 많이 올라서 여러모로 쉽지가 않네요.

cocomi 2015-04-03 07:3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도 알라딘us나 반디북us, 글로벌 인터파크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무료 배송으로 구매하곤 하지만 아무래도 책값도 비싸게 책정되어 있고 배송도 너무 오래 걸려서 주로 ebook으로 구입하는데 ebook이 없는 책이 대부분이라 아쉬움이 많아요. 엘에이에 알라딘 중고서점이 있던데 그마저도 부러워요.

수이 2015-04-03 08: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딸아이랑 같이 읽으면 좋을듯 싶어요. 얼른 도서관으로 달려가봐야겠습니다! :) 앗 인사부터 했어야 순서가 맞는데;; 만나서 반갑습니다.

cocomi 2015-04-03 08:34   좋아요 0 | URL
저도 반갑습니다!^^ 따님이 좋아했으면 좋겠네요~
 
The Snail and the Whale (Paperback) 느리게 100권 읽기_2021년 2학기 대상도서
줄리아 도널드슨 지음, 악셀 셰플러 그림 / Puffin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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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아동 문학 작가 줄리아 도널드슨과 영국에 거주하는 독일 일러스트 작가가 만든 그림책

2003년 출간된 이후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2005년에 영국 BBC어린이 방송국에서 주는 블루 피터 상을 받았다.

바다 고동이 세계일주를 하고 싶다며 `라이드`를 구하는 광고를 내고 고래가 이에 응답해서 고동이 고래의 꼬리에 올라타고 같이 남극, 열대지방, 해안가 마을 등지를 돌며 모험을 떠난다.

색채도 예쁘고 바닷가나 바닷속 풍경 묘사도 세세해서 이야기 거리가 풍성하고 고동과 고래가 서로를 도와가며 여행하는 모습도 훈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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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Let the Pigeon Drive the Bus! (Hardcover) - 2004 Caldecott
모 윌렘스 지음 / Hyperion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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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윌렘스의 유명한 칼데콧 수상작이란 건 이미 널리 알려졌고..

개인적으로 윌렘스의 비둘기 연작 중에서 나와 우리 아이가 가징 좋아하는 책이다.

왜 그런지 생각해 보니, 아마도 이 책이 독자와 서로 대화를 시도하기 때문인 것 같다.

첫 페이지에서부터 버스 운전사는 독자에게 말을 건네는데, 자기가 잠깐 자리를 비우는 사이에 자기 물건들을 좀 봐달라고, 그리고 특히 비둘기가 버스 운전을 못하게 하라는 부탁이다.

책에는 독자의 대사가 당연히 생략되어 있지만 대답은 역시 오케이~일 것이다.

독자는 버스 운전사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비둘기가 운전을 못하더록 감시하는 감시자(watcher)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되어 있고, 이후부터 운전을 하게 해달라고 간청하는 비둘기에게 계속 ˝안돼!˝라고 와쳐야 한다.

이렇듯 책의 캐릭터가 독자에게 직접적으로 대화를 시도하고 대화를 통해 스토리가 전개되므로 독자는 캐릭터와 책 자체를 더 친밀하게 느끼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 이 책을 재밌게 만드는 건 바로 비둘기의 깨알 같은 손동작 몸짓이다. 미국인들이 대화할 때 많이 쓰는 전형적인 제스처들이 등장하는데 이런 몸짓의 문화적 언어에 익숙한 사람이면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문화적 차이를 넘어서는 어린이들의 만국 공용의 몸동작, 바로 드러누워 떼쓰기도 깨알 같이 등장한다는 사실(아래 사진 참조).ㅎㅎ

1세부터 5세 어린이들에게 강추한다! 근데 어른이 봐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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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igeon Finds a Hot Dog! (Hardcover)
모 윌렘스 지음 / Disney Pr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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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데콧 수상 작가인 모 윌렘스의 유명한 비둘기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으로서 2004년에 출간되었다.

주인공 비둘기가 길에서 핫도그를 발견하고 먹으려는 찰나 새끼 오리가 나타나서 자꾸 방해하고 결국 핫도그를 나누어 먹게 된다는 얘기.

˝새끼오리 치고는 제법 똑똑한˝ 새끼 오리와 욕심 많고 성깔 있지만 은근 순진한 비둘기의 만남을 재치있게 그려냈다.

윌렘스의 비둘기 연작은 아이와 함께 직접 비둘기 흉내를 내보면 그 재미를 100프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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