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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 ㅣ 일본문학 베스트 2
다자이 오사무 지음, 장하나 옮김 / 성림원북스 / 2022년 3월
평점 :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은 그의 대표작인 <인간실격>과 함께 가장 유명한 작품 중에 하나입니다. '사양족'이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당시에 센세이널한 작품이었습니다. 이전에 <인간실력>을 읽고 그의 사생활이 글쟁이일수밖에 없다고 느껴었는데요. 이렇게 파란만장한 삶을 사는 사람도 없을 듯 보입니다. 물론 그의 생의 마지막에 대한 선택을 응원할 순 없지만 그는 글을 쓸 수 밖에 없던 인생을 <인간실격>을 통해 보여줬습니다.

<사양>은 두 모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손에 물 한 번 묻혀본 적 없는 귀족생활을 즐기던 부인, 그리고 딸과 남동생, 이 세 식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가즈코가 화자가 되어 어머니가 환경 특히나 경제적인 환경이 바뀌고 나서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아들을 끔찍히 생각하는 어머니에 대한 본인의 생각도 솔직히 털어놓습니다.

패망 직전의 이야기이자 한 가족의 경제적인 몰락을 담고 있는 이 이야기는 <인간실격>의 요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줍니다. 역시나 염세적인 그의 태도는 일관적이지만 여성으로의 삶, 특히 시대에 저항하는 정신을 가진 여성의 모습을 너무나 디테일하게 잘 담고 있습니다. 그 모습은 맨날 주정뱅이로 살아가는 남동생의 모습에 대비됩니다. 남성 그리고 패망의 일본의 모습이 겹쳐보이기도 하고요.

언제나 그렇듯 다자이 오사무는 어렵지 않은 문체로 시대와 캐릭터를 디테일하게 묘사합니다. <사양>에서도 '가즈코'라는 캐릭터를 훌륭히 만들어냈는데요. 정말 오랫동안 기억될 캐릭터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사소설을 대표하는 다자이 오사무의 유명하지만 처음 접했던 작품이었는데요. 역시나 기대감을 충족해준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