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판을 위한 36계 병법 - 생각을 꿰뚫어 승자가 되는 방법
임유진 지음 / 미래문화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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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진 작가가 편저한 <이기는 판을 위한 36계 병법>은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통용될 병법을 소개하고 있는 책입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란 말이 있듯이 그 승자가 되길 많은 사람들이 희망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승자가 되기 위한 방법에 대한 생각해 왔을겁니다. 그리고 거기엔 어느 정도 동일한 방법들이 있었을 것이고요. 그것이 전쟁에서 발생한다면 그 방법들이 병법이 되는 것입니다. 고대에도 그랬지만 역시나 사람이 사는 곳은 시대가 지나도 똑같다는 것을 이 병법들을 보고 느꼈습니다.



그 중에 4가지 병법이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는데요. 가장 처음 등장하는 병법이기도 한 <만천과해>가 눈에 띄었습니다. '하늘을 가리고 바다를 건너다'라는 뜻인데 이를 설명하기 위한 에피소드로 당태종의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고구려땅이 바로 앞에 있는 상황에서 물을 무서워하는 당태종인 진격을 머뭄거립니다. 신하가 꾀를 내어 배에서 만찬을 한다고 속이고 연회를 즐기는 사이 그 배는 이미 고구려 땅 앞까지 진격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당태종은 자신의 두려움도 눈치 채지 못한 사이에 만족스런 결과가 눈앞에 와있는 상황을 맞이한 것입니다. 또 다른 에피소드는 노병이 힘 안 들이고 혈기 넘치는 젊은 병사를 따돌린 일이나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정부와 법정 다툼을 하는 에피소드들이 <만천과해>이라는 병법의 예로 소개됩니다.

다음으론 <부저추신>의 계책입니다. '끓는 솥 밑에서 장작을 꺼낸다'라는 뜻인데 적과의 정면 승부를 피하고 측면에서 조금씩 적의 기반을 무너뜨린다'는 계책입니다. 여기선 초한전 때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5년간의 전투로 양측인 모두 힘든 상황에 놓입니다. 그 때 유방 쪽의 장량이 한 계책을 내게 됩니다. 초나라 병사가 있는 곳에서 초나라의 민요를 듣게 하는 것입니다. 병사들은 이미 고향의 그리움에 사로 잡혀 힘든 상황인데 민요를 들으니 향수병이 도져 사기가 떨어집니다. 이를 눈치 챈 초나라의 항우는 패배의 그림자를 직감하게 되어 사면초가의 상황에 빠진다는 내용입니다.



<차도살인>이라는 책략도 흥미로웠는데요. 초나라의 회왕의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회왕은 정수라는 여자를 좋아했는데 첩으로 진희라는 여성에게 정을 주게 됩니다. 근데 정수가 중간에 끼어들어 진희에게 코를 가리고 회왕을 만나라고 합니다. 회왕은 나중에 진희에게 코를 가린 이유를 말하라고 하자 '구취'때문이라 말하는 바람에 버림을 받게 됩니다. 즉 '자신의 손이 아니라 남의 손으로 적을 해치운다'라는 뜻입니다. 또 한가지의 에피소드는 초나라의 재상인 오기라는 인물의 이야기인데요. 귀족들의 힘이 거대해져 위기에 몰린 오기는 도망치다가 꾀를 냅니다. 자신은 이미 죽은 목숨이라는 생각에 죽어서라도 복수를 할 방법을 찾습니다. 얼마 전 죽은 왕의 시체를 껴안게 되는데 귀족의 병사들이 오기를 쏘면서 왕의 시체에도 화살을 꼽게 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시체라도 왕의 시체이기때문에 이것은 큰 죄에 해당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 왕인 숙왕은 귀족들과 그 병사들을 모조리 죽이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합니다. 그러니까 다른 한 편으로 떠날때 떠날줄 아는 사람의 미덕도 함께 하는 계책이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정문술 미래산업 사장이 욕심을 버리고 전문 경영자에게 회사를 이어주는 예가 바로 이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기는 판을 위한 36계 병법>은 책 초반의 한자들이 많이 등장해 조금 긴장하고 봤는데 본격적인 에피소드와 함께 소개되는 병법들이 쉽게 이해되었습니다. 초한, 전국춘추시대 등과 더불어 현재의 상황까지 아우르는 이 계책들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오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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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눈물은 닦지 마라
조연희 지음, 원은희 그림 / 쌤앤파커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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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눈물을 닦지 마라>는 386세대 시인인 작가 조연희가 쓴 수필집입니다. 단순히 수필집이 아니라 그동안 쓴 시들도 함께 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작가의 유년기부터 성장이후까지를 보여주는 이 책은 작가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엄혹했던 시절을 어떻게 견뎌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 책을 '내 청춘에 대한 고백이고, 그 백발의 청춘에 대한 장례이다'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이 많은 이 수필집은 첫 장부터 어디선가 들었던 이야기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공무도하가>에 대한 뒷얘기(?)라고 볼 수 있는데요. 지은이 '여옥'이라는 인물인데 이 인물은 배에서 스스로 떨어져 죽은 백수광부를 목격 혹은 응시 혹은 방관하는 곽리자고의 아내가 바로 여옥입니다. 그러니까 구전으로 이 시가 전해내려온 것입니다.

이는 작가의 아버지와 연결됩니다. 아버지가 없는 아이가 부럽다고 언급한 작가는 아버지에 대한 애증 아니 증오가 좀 더 강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유년, 성장 시절에 빠친코에 중독된 아버지를 고은 시선으로 보긴 힘들것 같습니다. 마치 당연한 희생이 요구되었던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 더욱 더 그러한 것 같더라고요.



또한 동숭동 아파트의 에피소드도 흥미로웠습니다. 작가의 가족에 대한 언급이 일일이 되면서 특히 당시의 서울, 동숭동의 아파트와 거리가 상상이 되고 또한 현재와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또 어우러지는 작가의 시 한 편도 좋았고요.

<흐르는 눈물은 닦지 마라>는 단순히 작가의 에피소드들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그 에피소드에 맞는 작가의 시들도 함께 싣고 있는데 이야기의 재미와 동시에 그 이야기에 대한 은유를 멋지게 하면서 더욱 더 풍성한 정서를 느낄 수가 있는 책이라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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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1 - 미조의 시대
이서수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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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 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인 이효석을 기리기 위해 매년 그의 이름 딴 소설집이 출간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이효석문학상입니다. 올해로 22번째를 맞이하는 이 소설집은 대상을 포함하여 총 8편의 단편소설들이 있습니다. 신진작가의 작품도 있고 수십년의 경력이 있는 작가의 작품도 함께 경쟁을 하여 수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작품들이 훌륭했는데 대상을 받은 이서수 작가의 <미조의 시대>와 김경욱 작가의 <타인의 삶>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미조의 시대>는 이번에 대상을 받은 작품으로서 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취준생의 모습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재개발로 인해 엄마와 함께 서울에서 아버지가 남긴 오천만원으로 전셋집을 구하는 미조의 모습과 더불어 가장 친구 언니이자 친구인 웹툰 작가 수영언니를 통해 이 시대의 현재와 시를 쓰는 엄마를 통해 이 시대의 과거를 함께 보여줍니다.

배경이 되는 구로디지털단지역의 외경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제공하고 미조와 수영언니의 대화를 통해 미조의 신념과 그렇지 못하고 하기 싫은 일을 계속 해야 하는 수영언니의 모습에서 혼란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또한 철들지 않은 맛집을 찾아다니는 친오빠 충조를 통해 허망함도 함께 불러일으키는 작품입니다. 코로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더욱 더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이지만 엔딩에서 수영언니와의 문자 대화에서 환한 미래는 아니지만 알수 없는 듯한 밝은 에너지가 느껴지기도 한 작품이었습니다. 아마 그것은 무언가 정체되어있지 않고 하기 싫은 일이지만 계속 해 나간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김경욱 작가의 <타인의 삶>은 양복점을 하는 아버지의 장례식을 통해 여러가지 감정을 느끼는 소설가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이복형제들. 그리고 옷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지. 반항적인 아들로서 선택한 소설가라는 직업을 선택한 주인공의 모습에서 아버지와의 간극은 있지만 자신의 역사를 시작하게 한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 것 같습니다.

김멜라 작가의 <나뭇잎이 마르고>도 두 여성의 사랑과 결혼 등 사회문제를 제대로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 흥미로웠고 다른 단편들도 다양한 소재로 흥미로운 작품들이었습니다. 내년엔 또 어떤 작품들로 우리들을 만날지 벌써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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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 베를린, 갈등의 역설 - 베를린 공존 모델에서 한국 사회 갈등 해법 찾기
이광빈.이진 지음 / 이은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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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 베를린, 갈등의 역설>은 베를린의 통일 과정을 통해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의 통일을 위한 여러가지 방안들을 비교해보고 그 동안의 역사를 통해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할 가치 판단을 역설하고 있는 책입니다. 두 분의 글과 사진으로 구성된 이 책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져 있는데요. 가운데 작은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이 작은 구멍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지만 실제 그 구멍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라 큰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책의 초반부는 냉전시대 이후 갈라진 독일의 모습과 우리나라의 모습을 현재까지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61년 베를린 장벽건설을 시작으로 68혁명 그리고 우리나라의 1987 직선제까지 각 역사 속의 중요한 순간들을 사진으로 담고 있습니다. 89년 장벽이 무너지기 전까지 베를린도 우리나라 못지 않은 긴장감을 갖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서독 측은 아이들까지 동원해 삐라를 살포했을 정도이니까요.

여러가지 에피소드들로 독일 통일의 모습이 보여집니다. 대표적인 것이 독일 시민들의 의식이었습니다. 일례로 젠트리피케이션을 막은 시민들의 운동이 있습니다. 한 채소가게가 개발로 인해 없어질 위기에 놓이는데 시민들의 건강한 시위로 이것을 막아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식의 개발이 지속되었다면 베를린은 아마도 유럽의 '뉴욕'이 될 수도 있었는데 이를 포기한 거죠. 하지만 이는 유럽의 오랜 역사를 지켜온 그들의 정신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보입니다.


독일은 정부에서 나서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가로서 적극적인 사과를 행합니다. 특히 총리가 폴란드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모습은 가식이 아니라 진정성을 보여준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가 독일 정부의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서독과 동독의 갈등은 세대간의 갈등으로 불거져 있었습니다. 경제적인 차이로 인한 각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미묘한 갈등이 있어왔다고 합니다. 그 갈등은 68년 혁명에 의해 최고조에 달했지만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베를린은 또한 첩보의 도시이기도 했습니다.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이란 영화를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남한과 북한의 스파이들이 활발히 활동했던 지역이었습니다. 과거 임수경 의원도 동독을 통한 방북을 한 적이 있기도 했고요. 또한 역사 속의 한 사건인 동백림 간첩단 조작사건이 있기도 했습니다.



통일이 꼭 이루어져야 하는것에 대한 여러가지 논의와 토론들이 있습니다.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죠. 하지만 역사 속의 독일의 모습을 본다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조금씩 통일의 긍정적인 측면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이 그런 역할을 하는 역사 속의 독일 그리고 베를린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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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카드 1 와일드카드 1
조지 R. R. 마틴 외 지음, 김상훈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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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무시한 베스트셀러인 <얼음과 불의 노래> 시리즈의 작가인 조지 RR마틴이 필자이자 편집자로 참여한 <와일드 카드>는 같은 세계관을 서로 다른 43의 작가가 함께 쓴 작품입니다. 87년에 시작한 이 작품은 현재까지 28권의 방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얼음과 불의 노래>가 <왕좌의 게임>으로 만들어졌는데 이 작품의 방대함은 그를 넘어서는 것 같습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시작으로 진행되는 이 이야기는 외계행성 타키스에서 개발된 '와일드 카드 바이러스'가 지구에 유출됩니다. 90퍼센트의 인구가 사망하고 나머지는 돌연변이나 초능력자로 바뀌게 됩니다. 콘셉트 자체만 보더라도 엄청난 스케일과 동시에 세계관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러한 세계관을 구축하는 것과 동시에 같은 콘셉트의 이야기를 다른 작가들이 어느 정도의 통일성을 가지고 쓴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이런 이야기에서 언제나 그렇듯이 개인과 정부, 이해관계 등이 흥미롭게 진행되고 와일드카드 데이가 일어나는 배경이 흥미롭습니다. 또한 전쟁의 영웅이었던 제트보이라는 캐릭터를 보는 재미도 좋고요. 1권에 이은 2권에선 살짝 다른 톤을 유지합니다. 시간도 좀 흐르고 9퍼센트의 조커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좀 우울모드가 켜지기도 합니다.



방대한 이 작품의 10퍼센트만 봤는데도 이 글을 쓴 작가들의 세계관이 너무 흥미롭고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런 프로젝트를 상상만 해도 버거운데 이를 해내다니 정말 대단한 건 같습니다. 리차드 링클레이터가 <보이후드>는 12년간 찍은 것과 맞먹는 기적 같은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흥미로운 소재가 될진 모르겠지만 SF팬들이라면 반드시 봐야할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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