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 베를린, 갈등의 역설 - 베를린 공존 모델에서 한국 사회 갈등 해법 찾기
이광빈.이진 지음 / 이은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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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 베를린, 갈등의 역설>은 베를린의 통일 과정을 통해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의 통일을 위한 여러가지 방안들을 비교해보고 그 동안의 역사를 통해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할 가치 판단을 역설하고 있는 책입니다. 두 분의 글과 사진으로 구성된 이 책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져 있는데요. 가운데 작은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이 작은 구멍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지만 실제 그 구멍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라 큰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책의 초반부는 냉전시대 이후 갈라진 독일의 모습과 우리나라의 모습을 현재까지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61년 베를린 장벽건설을 시작으로 68혁명 그리고 우리나라의 1987 직선제까지 각 역사 속의 중요한 순간들을 사진으로 담고 있습니다. 89년 장벽이 무너지기 전까지 베를린도 우리나라 못지 않은 긴장감을 갖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서독 측은 아이들까지 동원해 삐라를 살포했을 정도이니까요.

여러가지 에피소드들로 독일 통일의 모습이 보여집니다. 대표적인 것이 독일 시민들의 의식이었습니다. 일례로 젠트리피케이션을 막은 시민들의 운동이 있습니다. 한 채소가게가 개발로 인해 없어질 위기에 놓이는데 시민들의 건강한 시위로 이것을 막아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식의 개발이 지속되었다면 베를린은 아마도 유럽의 '뉴욕'이 될 수도 있었는데 이를 포기한 거죠. 하지만 이는 유럽의 오랜 역사를 지켜온 그들의 정신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보입니다.


독일은 정부에서 나서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가로서 적극적인 사과를 행합니다. 특히 총리가 폴란드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모습은 가식이 아니라 진정성을 보여준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가 독일 정부의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서독과 동독의 갈등은 세대간의 갈등으로 불거져 있었습니다. 경제적인 차이로 인한 각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미묘한 갈등이 있어왔다고 합니다. 그 갈등은 68년 혁명에 의해 최고조에 달했지만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베를린은 또한 첩보의 도시이기도 했습니다.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이란 영화를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남한과 북한의 스파이들이 활발히 활동했던 지역이었습니다. 과거 임수경 의원도 동독을 통한 방북을 한 적이 있기도 했고요. 또한 역사 속의 한 사건인 동백림 간첩단 조작사건이 있기도 했습니다.



통일이 꼭 이루어져야 하는것에 대한 여러가지 논의와 토론들이 있습니다.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죠. 하지만 역사 속의 독일의 모습을 본다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조금씩 통일의 긍정적인 측면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이 그런 역할을 하는 역사 속의 독일 그리고 베를린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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