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눈물은 닦지 마라
조연희 지음, 원은희 그림 / 쌤앤파커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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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흐르는 눈물을 닦지 마라>는 386세대 시인인 작가 조연희가 쓴 수필집입니다. 단순히 수필집이 아니라 그동안 쓴 시들도 함께 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작가의 유년기부터 성장이후까지를 보여주는 이 책은 작가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엄혹했던 시절을 어떻게 견뎌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 책을 '내 청춘에 대한 고백이고, 그 백발의 청춘에 대한 장례이다'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이 많은 이 수필집은 첫 장부터 어디선가 들었던 이야기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공무도하가>에 대한 뒷얘기(?)라고 볼 수 있는데요. 지은이 '여옥'이라는 인물인데 이 인물은 배에서 스스로 떨어져 죽은 백수광부를 목격 혹은 응시 혹은 방관하는 곽리자고의 아내가 바로 여옥입니다. 그러니까 구전으로 이 시가 전해내려온 것입니다.

이는 작가의 아버지와 연결됩니다. 아버지가 없는 아이가 부럽다고 언급한 작가는 아버지에 대한 애증 아니 증오가 좀 더 강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유년, 성장 시절에 빠친코에 중독된 아버지를 고은 시선으로 보긴 힘들것 같습니다. 마치 당연한 희생이 요구되었던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 더욱 더 그러한 것 같더라고요.



또한 동숭동 아파트의 에피소드도 흥미로웠습니다. 작가의 가족에 대한 언급이 일일이 되면서 특히 당시의 서울, 동숭동의 아파트와 거리가 상상이 되고 또한 현재와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또 어우러지는 작가의 시 한 편도 좋았고요.

<흐르는 눈물은 닦지 마라>는 단순히 작가의 에피소드들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그 에피소드에 맞는 작가의 시들도 함께 싣고 있는데 이야기의 재미와 동시에 그 이야기에 대한 은유를 멋지게 하면서 더욱 더 풍성한 정서를 느낄 수가 있는 책이라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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