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7월11일 여름방학, 귀향해서
고향땅 충남 대천시 동양서림에서 구입.
(여기 서점 아가씨가 정말 예뻤다. 그래서 대천 남정내들이 자주 갔다능)
초판은 주황색이었다.
개정판은 파란색....
책표지 색도 당을 따라가는가....

p.309
이제 한반도의 통일을 바라볼 수 있는 때가 왔다고 합니다. 최근에 나는 어느 글에서 통일을 바라보는 시기에 통일비용을 미리 계산하고 준비해야 된다는 주장을 읽은 적이 있었지요. 독일 통일의 후과에 대한 평가에서 나온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통일을 바라보는 시기에 가장 시급한 것은 바로 똘레랑스를 배우고 실천하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똘레랑스를 배우고 실천할 때 통일은 더 빨리 이룰 수 있고 또 올바른 통일이 될 것입니다.
이제 내 말은 다 끝났습니다. 내 말을 끝까지 들어주어 정말 고맙습니다. 차 한잔 더 하시겠어요? 아 그렇군요. 시간이 많이 늦어졌군요.
네? 뭐라고 하셨습니까? 내 똘레랑스 얘기가 친불적인 얘기였다구요?
사대주의라구요? 아, 내 얘기가 그렇게 들리셨습니까? 그럼 할 수 없군요. 똘레랑스에 대하여 다시 반복하여 말씀드려야 되겠습니다. 왜냐하면당신은 아직 똘레랑스를 이해하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아시겠어요?
그리고 나는 친불하거나 프랑스에 대하여 쁘로피르가 될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또 그런 위치에 있지도 않습니다. 그럼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똘레랑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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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테이프 녹취록
자살을 결심한 자들이 죽기 직전에 녹음한 세 개의 테이프.
그것을 듣는 자에게 생기는 기이한 일들.

빈집을 지키던 밤
고액의 빈집 지키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여대생.
아무도 없는 저택의 창에 비친 검은 형체의 정체는?

우연히 모인 네 사람
산행을 위해 모인 초면의 네 사람그러나 그들을 초대한 사람은 나타나지 않은 채기묘한 산행이 시작된다.

시체와 잠들지 마라
요양병원에서 듣게 된 노인의 옛이야기. 이야기의 안팎과시공간이 뒤얽히는 불가해한 경험 끝에 기다리는 것은…………….

기우메, 노란 우비의 여자
비도 오지 않는 날 노란색 우비 차림으로말없이 이쪽을 지켜보는 여자. 그녀와 눈이 마주친 뒤에 불길한 일들이 이어진다.

스쳐 지나가는 것
매일 같은 사람들과 마주치는 출근길. 어느 날부턴가낯선 검은 형체가 그들 틈에 섞여 스쳐 지나가는데…….

"그것보다 저는,
이 책을 둘러싼 괴이에 닿은 독자에게도어떤 앙화가 생기는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어요."

[괴이, 怪異]
요괴, 귀신 등의 초자연적인 존재또는 그로 인한 불가해한 현상

[양화, 殃禍, ]
어떤 일로 인하여 닥치는 재앙 혹은 재난

• 이 책은 《괴담의 테이프》(2017)의 개정판이다.
• 옮긴이 주는 작은 괄호 안에 ‘옮긴이’를 별도 표기했다

기류 요시히코와 진보초의 찻집에서 만난 것은 눅눅한 장마철의, 찌는 듯이 더운 어느 저녁이었다. 약속 시간보다 30분 가까이 늦게 나타난 그의 첫인상은 솔직히 별로였다.

‘홍차를 마시려고 하면, 어쩐지 이상한 것이 비칩니다.’

‘자판기 안에 뭔가 있는 걸까요?’

‘샤워를 하고 있으면 맑은 날인데도 빗소리가 들립니다.’

오쿠야마 가쓰야는 대학을 졸업하고 도쿄에서 취업했다. 그는 그 일이 있은 뒤로 누가 아무리 간절하게 청하더라도 산이나 그 주변에는 절대 가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올라간 산속에서 불쑥 누군가와 만나게 되었을 때를 생각하면……."

무서워서 도저히 갈 수 없다는 듯했다.

일본의 가정은 대부분 불교 사원에 소속되어 죽음에 관련된 의례를 일임하고 있다. 사자 의례를 중심으로 맺어진 불교 사원과 가정 혹은 개인 사이의 대를 이어가는 지속적인 관계를 일컫는다

호스피스의 기원은 중세 유럽의, 여인숙을 겸하고 있던 지방의 작은 교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곳에 묵은 여행자 중에 질병으로 여행을 계속할 수 없게 된 사람을 간호했던 것이 시초라고 여겨지고 있다. 그런 시설이 이윽고 호스피스로, 그리고 무사無私의 정신으로 간호를 하는 성직자의 행위가 호스피털리티라고 불리고, 거기에서 ‘호스피털(병원)’이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터미널케어’를 행하는 시설, 또는 재택으로 이루어지는 말기간호를 호스피스라고 부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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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테이프 녹취록
자살을 결심한 자들이 죽기 직전에 녹음한 세 개의 테이프.
그것을 듣는 자에게 생기는 기이한 일들.

빈집을 지키던 밤
고액의 빈집 지키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여대생.
아무도 없는 저택의 창에 비친 검은 형체의 정체는?

우연히 모인 네 사람
산행을 위해 모인 초면의 네 사람 그러나 그들을 초대한 사람은 나타나지 않은 채 기묘한 산행이 시작된다.

시체와 잠들지 마라
요양병원에서 듣게 된 노인의 옛이야기. 이야기의 안팎과 시공간이 뒤얽히는 불가해한 경험 끝에 기다리는 것은…………….

기우메, 노란 우비의 여자
비도 오지 않는 날 노란색 우비 차림으로 말없이 이쪽을 지켜보는 여자. 그녀와 눈이 마주친 뒤에 불길한 일들이 이어진다.

스쳐 지나가는 것
매일 같은 사람들과 마주치는 출근길. 어느 날부턴가낯선 검은 형체가 그들 틈에 섞여 스쳐 지나가는데…….

‘홍차를 마시려고 하면, 어쩐지 이상한 것이 비칩니다.’

‘자판기 안에 뭔가 있는 걸까요?’

‘샤워를 하고 있으면 맑은 날인데도 빗소리가 들립니다.’

하나의 신사에 두 곳 이상의 제단을 두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 산기슭에 있는 신사를 가리켜 사토미야里宮, 산 정상에 있는 신사를 가리켜 오쿠미야奥宮 혹은 야마미야山宮라고 부른다

일본의 가정은 대부분 불교 사원에 소속되어 죽음에 관련된 의례를 일임하고 있다. 사자 의례를 중심으로 맺어진 불교 사원과 가정 혹은 개인 사이의 대를 이어가는 지속적인 관계를 일컫는다

호스피스의 기원은 중세 유럽의, 여인숙을 겸하고 있던 지방의 작은 교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곳에 묵은 여행자 중에 질병으로 여행을 계속할 수 없게 된 사람을 간호했던 것이 시초라고 여겨지고 있다. 그런 시설이 이윽고 호스피스로, 그리고 무사無私의 정신으로 간호를 하는 성직자의 행위가 호스피털리티라고 불리고, 거기에서 ‘호스피털(병원)’이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터미널케어’를 행하는 시설, 또는 재택으로 이루어지는 말기간호를 호스피스라고 부르게 되었다.

만일을 위해서 이야기해두는데, 절대적인 존재라 여겨지는 ‘신’을 믿는 기독교보다는 인간도 ‘부처’가 될 수 있다고 믿는 불교 쪽에 나는 보다 친근함을 느낀다. 다만 그것과 이 이야기에 적는 문제는 별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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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딕 × 호러 × 제주 로컬은 재미있다
빗물 외 지음 / 빚은책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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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세상의 이면을 보는 호러 작가 7인 × 그들이 사랑하는 섬 제주도
아름다운 섬과 섬에 깃든 그림자, 그 환상과 현실을 조율해 낸 7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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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의 진보 세력은 검찰과 언론 한두 곳을 진영 속에 묻은 채 정조준하고 있다. 만약 윤석열 검찰총장이 물러나기라도 하면 진보 세력의 할 일은 거의 끝날 듯한 놀라운 시절 아닌가.

거리낌 없는 타락의 정치

4·15 총선이 3주도 남지 않은 오늘, "모든 국민은 자기 수준의 정부를 가진다"던 19세기 유럽의 반동적 보수주의자의 말이 뇌리를 때린다.

가령 100퍼센트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실시하는 독일에서 의석수를 늘리기 위해 위성 정당이라는 꼼수나 변칙 행위를 벌이는 정당이 있다면 곧바로 유권자들로부터 배척될 것이다. 그들의 정치의식이 그런 반칙 행위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그리고 그들의 위성 정당들을 심판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초라하고 낮은 정치의식의 소유자임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위성 정당은 염치없는 정치가 연출한 막장 드라마다. 하지만 민주 시민에겐 정치 혐오와 냉소에 빠질 권리가 없다. 정치적 동물로서 우리는 분노를 적극적 참여로 표출해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두 거대 정당과 위성 정당을 제외한 정당과 후보에게 표를 주자. 그 득표수는 한국 사회 구성원들이 얼마나 성숙한 정치의식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정확한 가늠자가 될 것이다.

인간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에 신이 되지 못하는 한편, 하면 안 될 일을 멈추지 않을 때 괴물이 된다. 간디는 "신은 모든 사람의 필요를 충족시켜주지만, 단 한 사람의 탐욕도 만족시킬 수 없다"고 했다.

‘조중동’ 독자들이 대부분 편익을 위해 신문을 구독한다면, <한겨레>나 <경향신문> 독자는 논조에 공감하기 위해 구독한다. 진보 신문의 어려움이 이 점에서 비롯된다. 논조에 100퍼센트 공감할 수 없는 일인데 독자들이 그걸 원하기 때문이다. <한겨레> 창간 주주들 중에도 절독한 사람이 적지 않다.

나는 개인적으로 학습을 게을리하여 실력이 부족하면서도 지적 우월감과 윤리적 우월감으로 무장한 ‘민주 건달’이 되지 않을 것을 자경문의 하나로 삼고 있다.

‘사회적 기포’는 예상했던 대로 금세 잦아들었다. 변혁적 국면은 기성 정치로, 정치는 통치와 행정으로 수렴되었다.

정치는 통치와 행정으로 수렴되었고, 촛불로 뜨거웠던 광장은 다시 시장에 자리를 내주었으며, 시민은 소비자로 되돌아왔다.

물론 상상에 멈춰선 안 된다. 참여하고 행동해야 한다. 광신자나 사익 추구 세력 또는 극단주의자보다 더 열성적으로.

2월 7일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이나 독일보다 안보의 약점을 더 많이 안고 있는 한국을 상대로 ‘살계경후(殺鷄儆猴, 닭을 죽여 원숭이한테 겁을 준다)’를 시도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세계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과 마찬가지로 강대국 사이의 갈등도 약자의 희생이라는 대가를 치르고 정리되는 게 국제 현실이다.

그의 ‘분명하지 않음’은 결선투표제가 요구되는 또 하나의 이유다. "나는 차선으로라도 유권자 과반수의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국민에게 했던 공약을 지켜야 한다"고 조금은 더 당당히 말할 수 있을 테니까.

"모든 국민은 자기 수준의 정부를 가진다."

알렉시 드 토크빌의 말로 잘못 알려져 있지만, 그보다 조금 일찍 프랑스에서 태어난 반혁명주의자 조제프 드 메스트르(Jo­­seph de Maistre)의 말이다.

우리에게 이 제도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의 현대 정치사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왜곡과 반동의 굴절을 겪어야 했다. 87년 6월 항쟁이, 속된 표현으로 ‘죽 쒀서 개에게 준’ 꼴이 되어버린 가장 큰 이유는 결선투표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기득권 집단은 광신자 집단 버금가게 열성적이다. 현재의 기득권을 유지하거나 키우려고 할 때는 뻔뻔스러움과 억지를 부린다면, 기득권을 조금이라도 빼앗길 우려가 있을 때는 거기에 악착스러움까지 보태는 경향이 있다.

"부끄러움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귀국 전에 "우리는 왜 역사를 공부해야 하나?"라는 내 물음에 대한 프랑스 역사 교수의 거침없는 대답이었다.

이 절제는 세 방향에서 작용한다. 내면의 성찰에서 비롯되는 자기 절제, 상호 견제와 비판에 의해 작용하는 절제, 그리고 민중의 비판력으로부터 작용하는 절제가 그것이다.

사람들이 기존의 생각을 고집하기 때문에 설득하기 어렵고, 그래서 모두 설득하기를 포기한다면, 세상의 변화를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을까. 의미 있는 일은 언제나 어렵다. 다시금 되새기자. 우리가 가는 길이 어려운 게 아니라 어려운 길이므로 우리가 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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