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 저항의 말도, 하나의 저항의 몸짓도 허용되지 않던 시절, 동해 바다로 ‘조그만 예쁜 고래 한 마리’ 잡으러 가겠다던 젊은이들의 꿈은 뭔지 모르지만 하여튼 국가시책에 호응하지 않는 것으로 금지되었다.

1968년에 교통사고로 숨진 모더니스트 김수영은 버드 비숍의 여행기를 영어로 읽다가 득도하듯이 단절된 전통과 만나 "전통은 아무리 더러운 전통이라도 좋다"라는 절창(〈거대한 뿌리〉)을 남겼다.

민주화와 산업화 두 과제에서 정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으면서도 주역으로 대접을 못 받는 사람들은 노동자, 특히 ‘공순이’란 이름으로 차별과 멸시를 당하던 여성 노동자들이다. 그들이야말로 장시간의 고된 노동으로 맨 밑바닥에서 산업화를 이룬 역군들이며, 그 강고하던 유신독재를 무너뜨린 민주화의 선봉들이다.

박정희는 노동자들의 가난이 열심히 일하지 않은 탓이라며 근면, 자조, 협동의 정신을 강조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아침 첫차를 타고 일 나가는 사람들은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다.

1980년대 사회과학 서적에는 《또 하나의 투쟁》21이라는 책이 있을 정도로 공안기관에 잡혀간 뒤 어떻게 조사받을 것인가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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