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표는 새 교복을 입고 싶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새 기분을 내기위해서가 아니었다. 가난을 표내고 싶지가 않았다. 또, 교복으로 아이들에게 무시당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불쌍하게 보여지는 것은 더구나 싫었다. 그런 기분을 다 합치면 결국 창피스러움이었다. 그러나 어머니를 생각하면 기분대로 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모자와 교복을 새로 사면그만큼 어머니의 고생이 커지고, 서울로 이사 올 날도 늦이지는 셈이었다. 유일표는 너무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창피스러움과 부끄러움을 무릅쓰기로 작정했던 것이다. 가난은 죄가 아니다. 다만 일시적인 불편일뿐이다. 하는 어느 유명한 사람의 말을 곱씹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