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책은 도끼다 - 박웅현 인문학 강독회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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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Someday.
"I'll do it someday."
Monday, Tuesday, Wednesday, Thursday,
Friday, Saturday, Sunday,
See? There is no Someday.

책의 초반에 있는 부분이다.
어느 광고에 실린내용이라는데..몇 줄 안되는 문장들이 사람 맘을 흔들어 놓는다.
이럴때 보면 광고문구의 힘이..정말 대단하다 느껴진다는..

박웅현이라는 분은 광고가 전문분야인데 내게는 처음부터 작가였다.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으니까. 게다가 그 책이 '인문학으로 광고하다'였으니..그때부터 약간 인문학관련...작가분같은 이미지가;

첫번째 책이 정말 좋았고, 이후 읽은 여덟 단어, 책은 도끼다란 책도 정말 좋았다.
책을 읽고나면 기분좋은 숙제가 생기는 책들.
책을 통해 다른 책들을 알게 되고, 줄줄이 찾아 읽게 되는..좀..출판계의 다단계같은..

얼마전에 근처 문화센터에 박웅현님이 강의를 온다고해서 가서 듣고왔었는데 생각했던 그대로였다. 말도 재미나게, 인문학 혹은 인생을 얘기하는데 지루하지 않고 듣고 있는 내내 기분 좋게, 말그대로 기분좋은 깨달음을 주시는. 그래서 강의 내내 좋았고, 들은 이후 한동안 기분이 좋았다. 광고가 주업이신데..ㅎㅎ

책은 도끼다 이후 신간이 언제 나올까기다렸었다.
누군가의 신간을 기다리는게 참 오랜만이었다는.

한 번 강의를 들어서 그런지 책을 읽는데도 이전과는 다르게 단순히 글자로만 보이지는 않았다. 때로는 옆에서 말해주는 거 같았다는.
그래서 책은 도끼다라는 책보다 더 빠르게 읽었다. 책속에서 저자가 책은 빠르게 읽는게 아니라고했는데도...;;; 그래서 최소 한 번은 더 읽어봐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기억할 내용이 풍부하고, 이후에 읽어봐야하는 책들이 많아지는 유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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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다
김탁환 지음 / 북스피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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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까마득하게 먼 옛날 같은데 불과 2년 전이고, 전날 먹은 점심메뉴도 잘 기억못하는 내가

그날의 기억은 뚜렷하다.

오전에 사고 소식을 처음 기사로 접했고, 곧바로 전원구조라는 기사를 보았다.
'그럼..이렇게 큰 배가 그렇게 빨리 가라앉지도 않을거고...가라앉기 전에 다 구조했겠지..'라고

생각하고 사고를 잠깐 잊고 있었다.
얼마 후 사무실이 웅성거렸고, 전원구조가 오보란걸 알았을때는 가슴이 쿵쾅거렸다.
사고소식을 들은게 한 두 시간 전인데..아직 구조가 안됐으면 배는 어떤 상태일까..
수학여행 가던 학생들이 많이 타고있었다는데 그 학생들과 승객들은 괜찮은 걸까..
그날은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고... 그런 날이 그날 하루로 끝이 아니었다.

소설 '거짓말이다'는 세월호 잠수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정확히는 민간잠수사들.
차가운 바닷물 속을 오가며 실종된 분들을 가족들 품으로 돌려보내주신..

제목만 봤을땐 무슨 내용인가 했다가 표지를 보곤 바로 알았다.
이제 우리나라 국민들은 바다속에 떠다니는 커다란 배만 보면 하나의 사건이 떠오르지 않을까...

책이 어떤 내용인 지 알았을 땐 잠깐 망설였었다.
분명히 페이지가 쉽게 넘어가지 않을거고..보는 내내 많이 울거고..맘도 아플거고..
그렇지만 왠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넘어가면 안될 것 같은.

세월호 관련 기사나 보도를 그렇게 많이 접했으면서도 민간잠수사들에 대해선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사고 직후 현장으로 뛰어든 분들중에 몇몇 분들..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책을 보는 내내..미안했고..부끄럽고..그랬다.
소설이라서 더해진 부분이 분명히 있겟지만 더해진 부분들을 모조리 빼버리더라도

남은 부분이 있을거고..그 내용은 정말..상상이상이었다.
내가 진짜 너무 모르고 있었구나..알려고 하지도 않았구나..

책을 중반쯤 읽었을 때 검색창에 "민간잠수사"란 단어를 검색했고, 안타까운 기사를 접했다.

세월호 사건에 참여했고, 이 책이 나오도록 도움을 주셨던 민간잠수사분이 스스로 삶을 내려놓으신..그런 큰일이 있었는데..나는 몇개월이 지나서야 이 책을 통해서 검색을 하게 되었고 겨우 알게 되었다. 왜 이분의 이야기를 좀 더 크게 다루지 않았을까..아님 그랬는데 내가 몰랐던걸까..

또 다시 미안함에 고개가 숙여졌다.

책을 읽으면서 주변분들에게 이런 책이 있으니 읽어보라는 얘기를 종종했었다.
몰랐다면서 꼭 읽어보겠다고 하시는분들도 계시고, 세월호란 얘기에 보면 맘아플것 같아서 못 읽겠다는 분들도 계셨다. 이렇듯..2년이 지났어도 세월호는 직접 연관이 되지 않았던

국민들 모두에게 큰 상처가 된 사건이다..
그렇지만 아프니까 외면해야겠다고 생각하지 말고 아프니까 더더욱 고개를 돌려서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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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세트 - 전21권 (토지 1~20권 + 토지 인물 사전)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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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님의 책들.. 정말 읽어본다면 누구라도..이분의 존경하지 않고... 정말.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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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관람차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7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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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나토 가나에는 "고백"이라는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됐고, 정말 강하게 기억에 남게 된 작가다.  아직도 그 책만 생각하면 그때의 그 강렬함이 확 느껴질 정도로 "고백"이란 책은 정말 강한 책이었다.

 

 하지만 너무 강렬했던 것이 안좋을 때가 있다고 생각하게 된게 이후의 책을 읽었을 때 고백만큼이나 강렬한 책을 볼 수가 없었다. 모든 책이 강렬하길 바라는게 이상하다는 걸 알면서도;

 

 야행관람차 속에는 세 가정이 등장한다.

누가봐도 아름답고 멋진 엄마와 아빠, 의대생 아들, 명문학교에 다니는 딸, 잘생기고 예의 바른 아들의 다카하시 가족. 열심히 살지만 딸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엄마와 이를 외면하는 아빠, 그리고 히스테릭한 딸의 엔도 가족. 다른 가구구성원은 없지만 이 두 가정 및 마을 구성원들에게 관심이 많은 할머니 사토코.

 

 이야기의 시작은 엔도 가족의 딸 아야카의 히스테릭으로 시작된다. 엄마에게 당신이라 지칭하며 고함지르고, 물건을 던지고..얌전했던 딸이 언제부턴가 이렇게 변해버렸고 부모는 이 아이를 감당하기가 너무 힘들다. 그날도 어김없이 아야카가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 난 직후였다. 마주편 집에서 아야카의 소란에 버금가는 소란이 있었고, 이후 구급차와 경찰차가 왔다. 이웃집 남자가 둔기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놀랍게도 범인은 아름답고 얌전했던 그의 아내. 대체 어떤 이유로 이 가정은 이렇게 망가지게 되었을까.

 

 작가는 내내 스위치를 언급한다. 대체 왜? 무엇때문에? 딱 어느 순간에?

이성의 끈, 스위치가 딱 하고 켜지는 걸까. 그래서 살인이란 행위까지 가는걸까.

그리고 가정에서 일어난 살인 직 후 그로 인한 피해는 정말 누가 받게 되는 것일까.

 

 책은 고백이란 책처럼 한명의 주인공을 통해서 이야기를 이끌어가지 않는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사람, 그 사람이 느꼈을 사건에 대한 감정 등을 실감나게 풀어놓고 있고 그로인해 사건에 대한 몰입도를 높힌다.

 

 뉴스에서 사건관련 보도를 볼 때마다 특히 흉악범이라 지칭할 만한 사람들이 나올때마다 생각했다. 저 사람의 가족들은 어떻게 되는걸까..가족 구성원 중에 저런 사람이 나올거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내 가족이 그런 짓을 할거라고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사람들은 그 가족들을 어떻게 대할까..사건과는 별개로 마음이 쓰이던 부분이었다. 책 속 다카히시네 삼남매처럼.

 

 내내 좀 우울했던 내용이 엔도가의 무능했던, 아니 무능한 줄 알았던 아버지의 변화로 인해 따뜻해진다. 그리고 조금 숨이 트였다. 뭔가 답답하기만 한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까 읽는 내내 여유가 없었는데 덕분에 좀 여유를 갖고 자세도 좀 흐트러질 수있었다. 그리고 약간의 웃음과 흐뭇함도.

덕분에 가뿐하게 읽고, 조금은 후련하게 덮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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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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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내 인생’. 작가도 내용도 몰랐을 때만해도 제목만큼 행복하고 달콤한 내용이 담겨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상큼함이 묻어나는 표지까지도 한 몫을 하고 있었다. 무언가 행복한 이야기가 펼쳐져 있을 거라 여겼던 생각은 몇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 뭔가 단단히 오해를 했었구나 싶어졌다. 책 속에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책 속엔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고는 있지만 누구보다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허락받지 못한 출생을 하고 부부로서의 삶을 시작했던 어린 부모, 그 어린 부모의 걱정과 기대 속에 태어났으나 부모보다 먼저 늙어버리는 병에 걸린 소년,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어르신. 누구 하나 행복하고 즐거운 삶이라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들, 그리고 그들의 가엾다고 여기게 된 삶 때문에 초반엔 솔직히 조금 당황했었다. 제목과 표지는 내용을 숨기기 위한 하나의 트릭이었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더랬다.

 

 주인공은 이제 겨우 17살이 된 소년“아름”이다. 꽃다운 나이 열일곱. 그렇지만 아름이는 여느 열일곱 살 아이들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조로증” 아름이가 앓고 있는 병이다. 나이를 먹는 것보다 몸이 너무 빨리 늙어버리는 병.

그래서 몸도 마음도 망가지기 쉬운 병. 생각만으로도 너무너무 무서운 병이 아닌가 한다. 만약에라는 전제로 상상하기도 싫을 정도로.

 

"대수야"

"응?"

"새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새똥으로 위장하는 곤충이 있대."

"근데?"

"그게 꼭 너 같다."

 

 아름이의 부모님은 지금의 아름이와 같은 나이에 부모가 됐다. 아무 준비 없이, 얼떨결에. 누구나 두려움을 느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름이의 아빠도

처음엔 두려움을 보였었다. 살짝은 회피하려고도 했었다. 그런 그를 보고 아름이의 엄마가 아빠에게 말하는 장면인데 얼핏 웃음이 났었다. 아빠와 달리 처음부터 당당했던 엄마. 어쩌면 엄마가 되고나서 더 당당해졌을 엄마. 그런 모습들이 짠했고, 멋졌고, 보기 좋았다.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되는 일은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 하물며 예상치 못하게,

갑자기 부모가 됐다면. 그런 상태에서 태어난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고, 나와도 많이 다르다면 과연 다른 부모들처럼 평범하게 아이를 사랑할 수 있을까?

포기하지 않을 수 있을까? 책을 읽는 내내 이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었다.

그럼에도 아름이를 곁에서 쭉 지켜줄 수 있었던 힘은 어쩌면 ‘아름’이라는 아이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책 속에서 보여지는 아름이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그럼…… 나는 정말 뭘 잘하지?'

(중략)

'아! 나는 포기를 잘하는구나!'

 

 아름이는 이런 아이였다. 남들은 쉽게 좌절할 수 있는 일들을 겪어나가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주변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는 아이. 그래서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그렇지만 분명히 아픔 또한 간직하고 있는 아이였다.

 

 "(중략)어, 그러니까…… 저는…… 뭔가 실패할 기회조차 없었거든요."

"……"

"실패해보고 싶었어요. 실망하고, 그러고, 나도 그렇게 크게 울어보고 싶었어요."

 

 이 짧은 내용이 한 동안 가슴을 찡하게 했었다. 누구라도 이렇지 않았을까.

누구라고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에 마음이 정말 많이 아팠었다.

그렇지만 아름이는 몸은 비록 건강하지 못했어도 마음만은 누구보다 건강하고,

강한 아이였다. 그게 이 책을 이끌어가고 있는 듯했다. 보는 나도 덕분에 내내

웃을 수 있었고.

 

 책 속에는 아름의 가족 말고도 몇몇의 등장인물이 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아름이의 유일한 친구였던 이웃집 장씨 할아버지, 아름이의 첫사랑이 될 수도 있었던 거짓된 인물 이서하.

장씨 할아버지는 본인이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치매에 걸린 아버님을 부양하고

있는 아름이의 유일한 친구였다. 아름이의 고민 상담을 해주고, 그와 벗이 되어주었던 유일한 인물. 현실에서 보면 그 역시 고단한 삶을 살았을 법하지만 그 역시 아름이만큼이나 감동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던 인물이다.

그리고 문제의 인물 이서하. 그는 아름이가 병원비가 없어 힘들어하는 부모님을 위해 방송 출연을 한 후에 연락이 온 사람이다. 아름이 또래의 여자아이로서 아름이와 같이 병을 앓고 있던 아이. 그래서 아름이가 알게 된 유일한 또래 여자아이로서 아름이가 두근거림을 느끼게 해 준 아이였다. 삶의 활력소가 되었던.

그러나 이서하란 인물은 방송을 본 후 아름이를 통해서 본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누군가가 만든 거짓인물이었다. 이 사실을 알았을 때는 정말 손이 부들부들 떨렸을 정도로 화가 났었다. 아무리 욕심이 났어도, 아무리 본인만을 위한 것이었어도

사람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짓, 넘어야 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버린 인물의 행동에 진심으로 화가 났었다. 그리고 부끄러웠다. 그냥 마치 내가 그러기라도 한 것처럼 부끄럽고 미안함을 느꼈었다.

 

 책을 보는 동안 마음이 찡해지면 찡해질수록, 감동을 받으면 받을수록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아프고, 힘들게만 느껴지는 아름이의 인생을 보면서 나는 참 행복한 삶을 살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내가 정말 이기적인 인간 같았기에 순간순간 놀래기도 했었다. 내가 남의 불행을 통해 나의 삶에

만족을 느끼는, 정말 그런 못난 사람이구나 싶어서. 그래서 한동안은 괜히 이 책을 봤구나 싶었다. 고개가 숙여지는 죄책감이 자꾸만 들었기 때문에. 그렇지만 결국엔 끝까지 읽었고, 읽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이 책은 분명히 트릭이 존재하는 책이다. 제목과 표지 속에 너무나도 달콤한 트릭이 있다. 내용을 모르는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알아채지 못할 교묘한 트릭이. 등장인물로만 놓고 본다면 선뜻 손이 가지 않았을 정도로 어두운 이야기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인물들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가 정말 밝고 멋진, 그래서 눈이 부실 정도로 예쁜 책이었다. 읽은 후에 주변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이 책을 권하게 되고, 앞으로 두고두고 기억에 오래토록 남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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