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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즈 칼리파 Burj Khalifa - 대한민국이 피운 사막의 꽃
서정민 지음 / 글로연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부르즈 칼리파
초고층 빌딩이 가지는 의미는 참 특별하다. 그리고 하나의 질문을 던지게 된다. 왜 인간은 더 높고, 너 웅장한 건축물을 선호하게 되는 것인가? 인간은 참 유한한 공간에 존재하고 있다. 그 말의 진위는 무엇이냐 하면 인간은 지구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최근 들어 지구 밖 우주로 나가는 유인 우주선이 있지만 그것은 극소수의 몇몇 사람에 한정이 된다. 그렇다면 이 지구상에서 가장 손쉽게 벗어 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바로 가장 높은 빌딩을 건축하고 그곳에 올라가는 것.
마천루 [摩天樓, skyscraper] 그것은 무엇인가? 두산백과 사전에서는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과밀한 도시에서 토지의 고도 이용이라는 측면에서 만들어진 주로 사무실용의 고층건물로, 뉴욕 맨해튼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세계에서 가장 높은 타이완의 타이베이금융센터, 버즈 두바이(부르즈 칼리파) 등이 있다. 즉 한정된 토지 이용의 극대화가 목표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마천루 즉 초고층 빌딩이 가지는 진정한 의미는 부의 상징이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마천루 즉 바벨탑 사건이 노아 홍수 이후 그들의 자손들에 의해 만들어 진다. 하늘로 더 높이 올라가자. 그래서 '우리도 하나님과 같이 되자' 라는 교만 된 마음의 결과는 전 세계 각지로 흩어지게 되고 각 민족의 방언이 만들어 지는 계기가 된다. 물론 초고층 빌딩의 건설을 비하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하지만 왠지 이러한 건축물들을 만나게 될 때 느껴지는 것은 신비함과 감탄 그리고 동시에 인간의 욕심의 끝은 어디일까라는 질문이다.
이제 전 세계 초고층 건축물의 역사를 바꾸어 놓았다. 그 이름도 유명한 부르즈 칼리파. 개장 이전에는 버즈 두바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던 이 건축물은 이제 부르즈 칼리파라는 이름을 가지고 전 세계의 어느 건축물도 범접하기 힘든 높이를 만들어 내면서 개장을 했다. 높이는 828m로 앞으로도 이 기록을 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이 건물이 특히 우리나라에서 더욱 관심을 받는 이유는 이 건축물의 시공사가 바로 삼성물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또 궁금한 것은 왜 삼성건설도 아닌 삼성물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기업이 건축을 하는 것일까? 삼성 종합 건설은 1993년 3월 28알 발생한 부산 구포 열차 사고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고 한다. 탑승객 78명 사망하고 163명이 중경상을 입은 이 사건으로 원인은 구포역 인근에 한전 지하케이블 터널 공사 중에 발파 작업을 진행한 삼성 종합 건설의 안전대책을 무시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여파로 삼성 종합 건설은 삼성 건설로 법인명을 바꾸고 다시 IMF시절 삼성 물산과 합병하기에 이른다. 구포 열차 사건은 간접적인 이유이고, 직접적인 이유는 구조 조정 즉 건설 부분과 상사 부분의 합병으로 더 나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그것이 대성공이라는 타이틀을 가져 온 것도 사실이다.
삼성 물산은 상사 부분과 건설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지금 우리가 만나는 초대형 건축, 토목 프로젝트는 건설 부분이 담당을 하고 있다. 삼성 물산의 건설 부분은 흔히 들어서 알겠지만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타워를 시공하면서 초고층 빌딩 부분에서 독보적인 시공기술을 자랑하기 시작 했으며 이번 부르즈 칼리파의 완벽한 시공으로 세계 정상이라는 성공의 가도를 걷게 되었다.
부르즈 칼리파의 이름의 뜻은 이렇다. 부르즈는 아랍어로 탑이라는 뜻이고, 칼리파는 UAE의 대통령 셰이크 칼리파 빈 자이드 알나하얀에서 가져온 것이다. 부르즈 칼리파 이름은 개장 직전까지도 극비사항이었다고 한다. 금융 위기때 채무 상환에 몰렸던 두바이가 아부다비에게 경제 원조를 받았기 때문에 그 경의의 표시로 이름을 지었다고 해석하고 있다. 두바이는 21세기 가장 주목 받는 도시임에 틀림이 없다. UAE를 구성하는 7개 토후국중 하나로 기름 하나로 전 세계 부자 나라로 우뚝 섰다. 그러나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최고의 무역 및 관광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실 이 나라가 산유국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거대한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었을까?
부르즈 칼리파의 탄생은 부자 건축주, 뛰어난 설계자, 그것을 이루어낼 수 있는 실력 있는 시공사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사실 건축설계를 하면서 제일 부러운 부분이 바로 재력이 있고 생각이 있는 건축주를 만나는 것이다. 그리고 설계사의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뛰어난 시공사를 만나는 것이다. 부르즈 칼리파는 불가능이라 여겨졌던 초고층 빌딩을 역사를 새롭게 섰다. 재력의 건축주와 뛰어난 설계사 그리고 역량 있는 시공사의 합작품 그래서 전 세계의 이목과 주목을 받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타워에서 보여준 시공력을 다시 한 번 확인 시켜준 삼성물산. 층당 3일 공정이라는 무시무시한 속도의 시공법은 전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아니 삼성 물산만이 가진 특기이자 고유의 기술이다. 이 책을 통틀어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 바로 층당 3일 공법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기술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마천루가 가지는 의미는 부의 상징이라고 했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높은 초고층 빌딩을 지은 나라에는 반드시 경제 위기가 찾아온다는 속설이 있다. 두바이의 경제도 심각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산유국으로서 빛을 보기도 했지만 엄청난 채무를 짊어지고 만들어낸 나라이기 때문에 거품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역설적으로 생각해 보면 그곳에 그렇게 거대하고 비싼 빌딩이 정말 필요 했을까? 한마디로 사치이며 거품이라 언젠가는 팡 하고 터질 시한폭탄과도 같은 것이 부르즈 칼리파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이 책이 가지는 의미는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삼성물산의 홍보책자와 같다. 물론 한국인으로 그것에 대한 자부심은 느낀다. 우리나라에서도 초고층 빌딩이 설계 혹은 착공에 들어갔다. 어느 대기업의 CEO는 한국에 초고층 빌딩을 짓는 것을 평생의 숙원으로 여기고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봐야 된다. 정말 그것이 이 자리에 굳이 필요한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짓고 난후 관리 및 운영은 될 것인가? 초고층 빌딩의 의미는 부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수많은 거품을 만들어 내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임을 기억해야 한다. 그래도 역시 초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의 위용에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