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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경제학 - 인간은 왜 이성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가
피터 우벨 지음, 김태훈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욕망의 경제학
"인간이 경제적이며 이성적이라는 말은 모두 착각이다! 행동에 잠재된 비이성적 욕망, 심연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무의식의 힘이 지배하는 세상! 나쁜 결정과 비합리적 행동을 막는 방법은 부드러운 개입을 넘어선 '적극적인 간섭'뿐이다! -서론에서-
경제학의 시초를 애덤 스미스로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애덤 스미스는 230년 전 영국 사람으로 도덕 감정론과 국부론으로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게 되었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서 등장하는 보이지 않는 손은 아직도 경제학계에서 자주 인용되는 용어이다. 보이지 않는 손은 시장의 가격 기구를 의미하는데, 각 개인의 경제적 이기심에 의해 만들어진 부의 가치가 시장의 가격을 통해 최적의 상태로 분배 된다는 이론이다.
고전학파의 자유방임주의 경제학이 많은 문제점을 만들어 내자 그것에 대한 문제 해결을 위해 대두 된 것이 존 메이너드 케인즈의 케인즈학파이다. 케인즈는 정부와 개인이 함께 걸어가야 하는 혼합경제를 장려하는데 개인에게 부여된 시장의 자유를 정부가 일정 컨트롤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완전 개인에게 맡겨두는 시장경제 논리가 아니라 정부가 지출을 관장함으로 시장의 활로를 확보해야 한다는 소비측면의 경제학이다.
과학계에 있어서 찰스 다윈의 존재는 무엇이었을까? 무언으로 전해져 내려온 정통성을 뒤집는 다는 것은 정말 보통일이 아니다. 적어도 찰스 다윈은 창조론에 맞선 진화론자 과학자이다. 고전학파 이후 신고전학파와 여러 비주류 학파들은 경제학의 근간을 뒤집어엎을 만한 이론을 내어 놓지는 못했다. 경제학의 시초가 경제인 즉 호코에코노미쿠스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럼 이 주류 경제학에 도전장을 던질 경제 이론은 없는 것일까?
이성적이면서 합리적인 경제적 인간을 전제로 하는 주류 경제학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 바로 행동경제학이다. 행동경제학은 기존 주류 경제학과는 전혀 다른 차별성을 둔다. 그것은 바로 실제적으로 인간은 비이성적인 경제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인간의 심리학적 현상에 따라 얼마든지 이성적이지 못한 결단의 경제 활동 모습을 나타내는데 인간 심리와 연관된 경제 활동을 연구가 바로 행동경제학의 시발점인 것이다.
행동 경제학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그것은 바로 경제학과 심리학의 융합이다. 물론 요즘 융합을 전제로 하는 학문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경제학뿐만 아니라 모든 기초 과학 분야와 심리학 분야들도 융합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동 경제학이 다른 주류 경제학 보다 낯설지 않은 이유는 우리의 실생활과 아주 가깝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건을 하나 구매 할 때 발생하는 수많은 갈등과 결정의 번복에서 만들어지는 심리 경제. 그래서 행동 경제학이 더 재미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심리 경제학은 다른 주류 경제학 보다 폭이 훨씬 넓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변화의 가능성도 많고 오류의 가능성도 많다는 것이다. 또한 일련의 경제 행동의 분석에서 아직 명제되지 못하는 이론들이 다수 존재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행동 경제학이 주류 경제학의 범위를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과 마찬가지로 국내에도 행동 경제학을 지지하는 경제학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욕망의 경제학의 저자 피터 우벨은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사람임은 틀림이 없다. 그는 15년 동안 행동 경제학을 연구해 왔고 이제는 여러 가지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은 주류 경제학의 정리와 더불어 행동 경제학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전달하고자 한다. 최근 행동 경제학과 관련된 책들이 속속들이 출판 되고 있는 가운데 욕망의 경제학은 행동 경제학의 위치를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 같다.
평균으로의 회귀, 손실회피, 휴리스틱, 기준점 효과, 프로스펙트 이론, 보유 효과, 심리회계, 할인류 이론, 현상유지편향, 사후판단편향등 개인에서부터 정부에 이르기까지 경제 효과 선택에 있어서 만들어지는 여러 가지 심리 분석들이 자세하게 설명되어져 있다. 조금 낯설고 이해하기 힘든 용어들이지만 피터 우벨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고 나면 금세 이해가 될 것이다. 또한 정말 올바른 경제 활동을 위해서라면 행동 경제학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행동 경제학의 심리 이론들은 읽어 보면 볼수록 흥미롭고 재미가 있다. 아마도 심리학을 좋아 하는 이들에게는 심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을 것이고, 경제학을 좋아하고 전공하는 이들이라면 경제가 흘러갈 때 발생하는 인간의 심리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심리학이 되었든 경제학이 되었든 그 중심에는 한 인간이라는 존재가 서 있는 것이고, 그것을 이해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경제적 이익에 대한 욕망을 성찰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