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일기 - 세상 끝 서점을 비추는 365가지 그림자
숀 비텔 지음, 김마림 옮김 / 여름언덕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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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을 하는 사람들이 쓴 책은 대체로 재미가 없다는게 평생을 독서로 살아온 나의 지론인데, 그 지론을 무색하게 만든 책. 그래서 너무너무 재밌게 , 그리고 반색하면서 읽은 책이 되겠다.

" 여태껏 읽어본 중 가장 분노로 가득 차 있지만 가장 즐거운 서점 회고록"

이라는 뉴욕 타임즈 서평이 이렇게 이 책에 어울릴 수 없다.

영국식 블랙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준다고나 할까? 서점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을 하루하루의 코미디로 나열하는데 이 작가의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코미디 작가로 나서도 성공하지 않았을까 싶을정도로 필력이다. 

예전에 재밌게 봤던 영국 드라마에서 <블랙 북>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까칠하고 제멋대로인 서점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블랙코미디다. 손님이 책을 찾아도 그런건 없다고, 자신이 열고 싶음 열고 팔고 싶음 팔고, 속물인 손님들에게 뻑큐를 날리는 경악스런 서점 주인이 주인공이었는데, 사실은 서점 주인은 대체로 그렇다고 말하는 , 그리하여 그의 머리속에 날마다 상영되는 블랙코미디를 우리에게 보여준다고 보면 된다. 블랙북으로 성이 안 차셨던 분들은 읽으시면 아마 재밌게 감사하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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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랜드
제시카 브루더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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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tv를 보면서 가졌던 의문. 금융위기나 메이도프 폰지 사기 같은 건이 터진 후에 tv속에서 자신의 은퇴자금이 다 날라갔다고 울부짖던 사람들은 과연 그 뒤에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의문이 이 책을 보면서 풀렸다.카메라 앞이라 과장하는게 아닐까, 거기에 저런 불합리를 정부에서 그냥 두고 보겠어? 살길을  찾아주겠지.라는 생각이 한없이 나이브한 것이었다는 것을 이 책을 보고 알았다.은퇴자금과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길로 나설 수 밖에는 없다는 사실을 이 책은 명확히 보여주고 있었으니 말이다. 한 평생 성실히 열심히 일했지만, 남들은 은퇴해서 소 일거리나 취미생활 해야 하는 노년의 나이에 밴 하나에 의지해서 전국을 떠돌며 일자리를 찾아 나서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런 팍팍한 삶에서도 더 나은 삶에 대해 희망을 가지고, 그런 희망이 없다고 해도 타인에게 결코 연대와 이해심을 잃어 버리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좋은 책이다. 작가가 인간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이 높아서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분히 자극적으로, 비난조로 그려낼 수도 있었을텐데, 차분하게 현대판 노마드의 삶을 이해조로 그려내서 참 좋았었다. 모든 이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할 수는 없지만, 좋은 책이라고 떠들 수는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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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딴 얘기 좀 하면 안 돼? - 아흔 살 넘은 부모 곁에서 살기, 싸우기, 떠나보내기
라즈 채스트 지음, 김민수 옮김 / 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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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너무도 솔직해서 식은땀이 나는 부모 간병기다. 이 작가가 과장을 하는지 아니면 미화를 하는건지 애매하게 느껴질 정도로 개성이 강한 두 부모를 떠나 보내는 지난 한 과정들을 그린 작품이다. 개성이 강하다는 말은 좀 순화시킨 것이고,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구나, 나는 거기서 어디쯤에 위치할까를 그려보게 만들 정도로 괴팍한 엄마 아빠를 둔 저자. 그녀는 오랜 시간 독립을 하는 자유를 만끽하다가 부모가 나이가 들어서 어쩔 수 없이 그들을 돌봐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90넘게 살다 돌아가신 두 부모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과연 아흔이 넘어서까지 사는 것이 행운인가 생각해 보게 된다. 좀비 아닌 좀비로 살아가는 짧게는 수개월에서 수십년의 세월을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너무 끔찍하게 느껴져서 말이다. 작가의 신랄하지만 그렇다고 잔인하진 않는 터치로 그 누구도 알기도 듣기도 꺼리는 부모 이별하기 과정을 자세히 그려낸 것이 좋았다.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이야기. 딸이라서 할 수 있는 솔직한 이야기에 독자들이 많이 공감을 하시지 않을까 한다.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만화가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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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게 실망시키기 - 터키 소녀의 진짜 진로탐험기 새로고침 (책콩 청소년)
오즈게 사만즈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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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소녀의 성장담. 자본주의에 물들지 않는 감성 특유의 때묻지 않는 시선이 돋보인다. 이 작가가 자라날 적의 터키가 내가 자랐을때와 비슷해서 인가 많은 면에서 공감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이 작가가 나보다 --대부분의 우리들보다 나았던 점은--그 자신의 틀을 생각만으로 벗어던질 수 있었던 것에 있다. 그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인 아니기 때문에, 그녀의 그런 성장담이 영웅담처럼 읽혀지기도 했다.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나가는 우리 모든 인생들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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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가오 옌 그림, 김난주 옮김 / 비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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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을 받아들고 일단 실망. 그러나 하루키기때문에 페이지 수는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다독이면서 읽어내려 갔는데, 

초반 몇 페이지 빼고는 그닥 읽어봐야 할만한 문장들이 없었다. 약간은 사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음...굳이 말하자면 약간이 아니라 많이? 굳이 책으로 내야 할 필요성이 없어 보이는데, 왜 굳이 책으로 내셨을까? 그동안 돈도 많이 벌어 놓으셔서 돈이 필요해서 책을 낸건 아니라고 치고. 물론 출판사의 경우는 전혀 그렇지 않겠지만서도 말이다.이렇게 가볍운 수필.신문 지면에서 읽어내리고 그날로 버려지는 글 같은 수필이 굳이 책으로 나왔어야 하는 것일까. 물론 이보다 더 끔찍한 책들도 있긴 하지만서도...하루키에 대해서는 이래저래 실망 80% 감탄20% 정도로 굳어지는 듯하다. 그가 자신의 이름값에 어울리는 품질 검사 같은걸 할 수는 없는 것일까? 그는 언제까지 자신의 글이라면 그 어떤 것이라도 책으로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때로는 침묵이, 훨씬 더 반가울 수 있는데....왠지 그의 글이 쓰레기로 전락하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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