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미안의 네 딸들>
비가 억수같이 내렸던 일요일. 이유없이 빈둥거리며 만화책이 보고 싶었다.
낄낄거리며 읽고 싶었는데... 하필 <아르미안의 네 딸들>인가.

삶은 때로는 격한 투쟁
또한 때로는 잔인한 전쟁.
외길을 걷는 인간은 미래를 모른다.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때로 그 의미가 처절한 슬픔을 내포한다 해도...

설마...
아무리 알 수 없는 미래지만 살아가면서 삶의 의미를 찾았는데 슬픔이라니, 그것도 이만저만한 슬픔이 아니라 처절한 슬픔이라니...

이십여년전 처음 이 만화책을 읽었을 때는 ‘에일레스‘를 설래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외쳤건만.
내가 이렇게 변할줄 그때는 알 수 없었지. 슬프기는 하네. 처절하게 슬프지는 않아 다행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우리의 죽은 자들을 위해>
어쩌다 보니 일년에 한 번... 12월은 시집을 읽는 달.
시는 나에게 여전히 어렵다.
굳이 이유를 찾아보자 하니....
중학교 1학년 첫 국어시간, 처음 배웠던 것이 김소월 시인의 ‘엄마야 누나야‘ 였다. 이 시는 노래도 있으니 줄줄 외울 수 있었는데... 교과서에 있는 다른 시도 무조건 다 외우라는 게 정말 싫었다. 시를 다 외워야 시험에 도움이 된다나 어쨌다나..
그후 시에 대하여 반발만이 가득했다는..ㅎ
시인의 시심, 싯구 하나에 감탄할 때가 많다.
그냥 시를 느끼고 음미하는 법을 배웠더라면... 감수성이 많았던 그 시절에 성적을 위함이 아닌 감성을 위해 시를 읽었더라면...
올해도 시집 하나를 읽었다.

평화

내가 만약 바람이라면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미풍이 되어
저 아기다람쥐의 졸리운 낮잠을 깨우지 않으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느긋한 돼지와 잔소리꾼 토끼>
초 신타 그림이 좋아서 고른 책.
그림도 좋지만 이야기도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성격이 정반대인 두 친구, 돼지와 토끼는 같은 꿈을 꾸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더욱 더 아끼며 좋은 친구가 된다.
우리도 가끔 서로의 꿈 속에 들어가 상대방이 무얼 좋아하고 원하는지 안다면... 더 나은 관계가 될 수 있을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를 읽고 우리도 개미처럼 페르몬같은 호르몬으로 의사소통을 하면 어떨까 하고 소싯적에 생각하곤 했는데...
개미처럼 온전히 상대방의 생각을 알고 싶다는 건 그 사람을 그만큼 사랑하고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일게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저 가끔씩 돼지와 토끼처럼 꿈이나 살짝 엿보는 게 좋다.
보이는 대로 있는 그대로 좋아해줘도 되지 않을까?
귀엽고 재미나는 이야기를 읽고 오늘도 삼천포로 빠졌네.ㅎㅎ
길 떠난 돼지와 토끼가 많은 것을 보며 이야깃거리를 많이 만들고 돌아와서는 기계의 도움 없이도 같은 꿈을 꾸며 행복하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네모 돼지>
책제목도 재미나고 표지그림도 귀여워서 웃으며 읽을 줄 알았는데... 왠걸... 제대로 뒷통수 맞은 기분이다.
대부분 동물이 주인공이라 이들의 시점에서 인간들을 비판하는 이야기일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동물들 (개, 고양이, 소, 돼지)은 그렇지 않다. 이들은 인간을 원망하는 법없이 끝까지 믿고 따른다. 이런 주인공이 각자의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만으로도 인간이란 동물이 얼마나 잔인한지 충분히 알 수 있다.
작가는 오래전에 남에게 준 고양이 세마리에게 진 빚을 갚는다는 심정으로 상처받은 동물 이야기를 썼다고 했다.
전달 방법이 과하지 않아 좋았고 신파가 아니어서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서석규 동화선집>
아동문학 100년의 문학사적 총정리 차원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동화작가 100명의 대표작 선집...이라고 책의 일러두기가 말하고 있다.
의의와 취지는 참 좋다.
사실 서석규 선생의 동화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썩 좋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렇다고 중간쯤인가 하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런 애매모호함을 뭐라 말해야 하는가.
전체적으로 잘 나가다가 다 읽으면 `뭐지?` 했던 이야기가 많았듯이 작가가 작가의 이력을 1인칭으로 서술하는 부분에서 역시 `이건 또 뭐인가?` 한다.
작가가 어린이문학과 어린이들을 위해 한 일들은 아주 바람직했다고 생각한다. 그 노력에 박수를 치고 싶으나... 자화자찬하는 듯한, 아니 자화자찬하고 있다.
5,60년대의 동화가 궁금해서, 혹은 우리나라의 아동문학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읽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외면해서는 안될 귀중한 자료(?) 이기에... 읽기를 권하지 아니 할 수도 없고...
책도 애매하고 느낌도 애매하고...
끝까지 `뭐지?` 를 안겨주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