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론 지만지 고전선집 60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영범 옮김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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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어렵다. 무언가를 생각하고 답을 구한다는 과정자체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인데다 만약 그 주제가 삶과 죽음에 관한 것이라면 우리는 더더욱 사유의 한계를 느끼고 말 것이다. 그래서 철학은 어렵게만 느껴지고 인생의 가치와 의미를 찾는 일은 멀게만 생각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생각해보자. 우리가 얼마나 매 순간순간 (무의식중에서라도)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까?라는 물음은 물론, 어떤 삶이 가치 있는 삶인가?라는 식으로 묻고 또 묻고 있지는 않는지를. 단지 위대한 철학자처럼 논리정연한 명제를 구하지는 못하더라도 이러한 끊임없는 물음과 답변을 반복하면서 깨달아 가고 그 답들을 삶 속에 제시하면서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가?!

 

“내 모든 삶은 나 자신의 행복을 바라는 염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내 이성은 말한다. 나를 위한 그러한 행복은 있을 수 없다.
내가 무엇을 하든 결과는 항상 동일하게 고통과 죽음, 그리고 파멸뿐이다.
나는 행복을 원해, 나는 삶을 원해, 나는 합리적 의미를 원해,
그런데 내 안에, 나를 둘러싼 모든 것 안에는 악과 죽음, 그리고 무의미함이
존재하고 있어.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지만 답은 없다. [본문 중]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 역시 그의 저서 [인생론]을 통해 이성적인 삶, 행복한 삶은 물론 인생 최고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그만의 통찰력을 통해 이를 우리에게 이야기하고자 했다. 책 속에서 그는 ‘사랑의 감정은 이성적 의식에 종속된 자아 활동의 발현’이라거나 ‘사랑은 진실한 삶의 유일하고 완전한 활동이다’라고 말하며 종교적 교리와 연관시켜 이성과 사랑, 삶의 행복을 찾도록 하고 있으며 때때로 사이비 종교를 비판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가 최종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가진 ‘이성’에 기초하여 사랑을 하고 마침내 이를 통해 ‘선(善)’을 추구하도록 독려한다. 우리는 바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톨스토이의 문학과 실제 인생을 뒤쫓아가보면 이러한 사상들이 조금씩 글과 삶에서 드러나고 있었다. 많은 재산과 유명세를 타고 있음에도 농노들을 찾아가 빈곤하지만 소박한 삶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그들의 진실된 생활을 발견하였고 그들과 비교되는 자신의 부유함에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어느 작은 시골의 정거장에서 죽어가기까지 그가 우리에게 전하려 했던 삶의 메시지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했었는데 이 책 [인생론]을 읽다보니 그의 삶 전반을 이끌어갈 수 있었던 이성의 힘, 사랑과 선의 힘을 다시금 깨닫는 계기가 된 듯하다. 100여년 전에 죽어간 한 철학자의 고통스런 철학적 사유가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나에게 오롯이 전해지는 걸 보니 참된 인생의 목적은 시대를 뛰어넘는 불변의 진리를 가진 것이 분명한 것 같다.

  “인간의 삶은 행복을 향한 정진이며, 그가 정진하는 대상은 그에게 주어져 있다.  

즉, 죽음이 될 수 없는 삶이요, 악이 될 수 없는 행복이다.”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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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 시대의 지성, 청춘의 멘토 박경철의 독설충고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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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은 나의 외부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생각하는 나는 사실상 침묵 안에 존재하며, 침묵을 통해 나를 관찰하면서 ‘자아’ 혹은 ‘내면’이 성장한다. 침묵은 온갖 충동과 감정, 유혹에 흔들리는 나를 관찰하고 경고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침묵의 순간, 세계에 대한 나만의 사색이 시작되는 것이다. 

침묵은 단지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침묵하는 순간 외부와 나를 분리시키므로, 침묵한다는 것은 단순히 말을 하지 않는 것 이상이며 관성에 의한 모든 행위를 멈춘다는 의미다. 그래서 타인에 대해 외부에 대해 침묵한다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열정이다. 이를테면 음악을 감상하며 말문을 닫는다는 것은 그 자체가 바로 격렬한 몸짓이다.[본문중]

 

2011년에 들어 나 혼자 멘토로 삼은 두 명의 유명인사가 있다. 누구나 쉽게 짐작하듯 안철수 박사와 박경철 원장이다. 이는 그들이 소위 있는 사람들이고 충분히 기득권의 특권을 누릴 수 있는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낮은 곳으로, 넓은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는 점, 외롭게 두려움에 떨고 있는 파리한 청춘들에게 따뜻한 손을 잡고 한 마디를 던져 주었다는 점. 이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그랬기에 이 책을 집어 들기에 주저함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가슴 충만한 기대감과 책을 다 읽은 후 또 다시 뜨거워질 내 피와 청춘을 상상하는 즐거움이 가득했을 뿐이다. 물론 그렇다고 그의 말이 100% 옳은 것이며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깨달음을 던져주는 건 아니다. 평소 그의 인터뷰나 강연, 기고문을 자주 접했다면 수도 없이 들었을 열정적인 삶의 자세와 노력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100번은 듣고 들어서 귀딱지까지 얹었을 그 이야기들이 여전히 가슴속을 파고드는 이유는 그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역시나 생동감있게 내 삶을 자극하고 진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의 인생고민을 적극적으로 하도록 이끌어주고 있기 때문이고, 바로 이런 성찰 자체가 나에게는 무엇보다도 큰 감동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답을 찾아가는 지금의 과정이 시행착오일 수 밖에 없음에도 오늘도 난 수십번 좌절하고 내 한계를 확인하면서 또 자신감을 잃었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 따위로 전력질주할 힘을 얻기엔 어딘가 부족하다. 그렇지만 저자는 다시 한번 책에서 말해주고 있었다. 결국 내가 지닌 한계를 깨부수고 나아갈 사람도 나 자신이고, 회의적인 삶에 목적 없이 부유하는 시간들 또한 내가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밝힌 저자의 화두는 ‘혁명’이다. 다른 것도 아닌 ‘내 안의 혁명’.
말 그대로이다.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살 수 없고, 다른 사람에게 내 인생을 부탁할 수 없다. 태어나면서부터 우리는 ‘나’라는 삶을 송두리째 가꾸고 이끌어갈 엄청난 책임감을 함께 받은 것이다. 그런데 자꾸만 외부의 힘과 아픔에 힘없이 무너져 버리고, 스스로 일어설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자신안의 경계와 한계를 부스러뜨리고 넘어설 생각은 못하면서 환경과 조건, 불행한 시대탓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나부터 반성해 볼 필요가 있었다.

그리하여 저자는 이 책에서 내 안의 주인이 되는 길을 제시한다. 먼저 내가 누구인가를 열심히 고민해보고 아파해 보자. 진짜의 나를 만나 마주보고 서 있게 되면 이제는 외부로 눈을 돌려 바깥세상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과정이 만들자. 그렇게 세상을 제대로 바라볼 힘과 안목을 길렀다면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내 안의 혁명을 일으키는 진짜 단계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스스로 깨우치는 것도 좋고 지혜와 지식을 구분할 줄 아는 능력을 길러야 하며, 끊임없이 읽고 쓰면서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통섭의 힘을 길러야 하는 시간들이 쌓여야한다. 그리하여 이런 모든 과정들을 통해 우리는 나아가고 깨부수고 마침내 통찰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바로 ‘내 안의 혁명’이 실현되는 순간이다.

이런 연유로 나는 최선을 다한 인생은 정직하다는 그의 말을 내 인생을 통해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그 날을 기대하며 앞으로도 읽고 쓰는 일을 계속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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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정치교본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 / 푸른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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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과 지승호.

김어준씨는 <건투를 빈다>를 통해 처음 알았고, 지승호씨는 각종 도서를 통해 유명한 인터뷰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가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던지는 질문들은 하나같이 정곡을 콕 찌르는 명쾌함이 있었기에 너무 좋았더랬다. 김어준은 뭐 굳이 말할 필요 없이 내숭 없는 내지르기 한판에 속안에 응어리진 감정을 풀어주듯 시원시원하다. 그래서 이 두 인물, 어딘지 닮아있고 통쾌하다.

  정치? 솔직히 관심 없었다. 그렇다고 지금은 정치권에 목소리 높이는 열혈 청년이냐? 또 그렇게 말하기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아예 귀 막고 입 막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 그 결과가 어떻게 내 나라, 내 가족에게 악몽이 되어 돌아오는지를 현 정권에서 적나라하게 확인했기에 적어도 누군가 이건 잘못되었다 혹은 이런 건 칭찬해주어야 한다는 목소리에는 귀 기울일 준비가 되어있다. 사실 칭찬할 부스러기라도 떨어져준다면 황송하겠지만.

  오늘 아침에도 출근길 내내 김어준의 ‘나는 꼼수다’를 들으면서 겉으로는 낄낄대고 웃었지만 속으로는 피눈물 났다. 그저 사전에서만 찾아보곤 했던 ‘꼼수’라는 말이 현실에서 재현되었을 때의 그 기막힘과 허탈함, 치밀어오는 분노를 억제하는 일이 쉽지 만은 않아서였고 이미 알고 있던 불편한 진실을 귀로 확인하는 순간이었기에 말이다. 물론 그들이 방송에서 말하는 모든 시나리오 - 그들 스스로가 ‘소설’이라고 규정짓기도 한다- 가 전부 사실은 아닐지언정 어딘가 착착 맞아떨어지는 그 무시무시한 정확성 때문에 이것이 단지 그들의 상상과 예측에 의해 가정해 본 꼼수 시나리오라고 한정짓기는 어렵다. 오히려 에이 그게 말이 돼?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을 이상하게 볼 정도이니까.

  이 책은 그동안 김어준이 나꼼수를 통해 발설했던 정치이야기가 시원하게 정리되어 있었는데 많은 부분 비슷한 내용이 언급되기는 하지만 웃고 까발리고 통쾌하게 비난하는 그런 분위기는 아니다. 나름대로 자신의 정확한 기준과 견해를 통해 현 정권은 물론 주요 정치인들, 그리고 앞으로 전개될 정치판을 분석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수준으로까지 진화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으면서 방송처럼 마냥 웃고 낄낄 댈 수만은 없었고 닥치고, 정치하라는 이 책의 제목이 오히려 묵직하고 진중하게 다가오기까지 했다.

  과거의 군사정권은 조직폭력단이었어.(웃음) 힘으로 눌렀지. 그런데 이명박은 금융사기단이야.(웃음) 돈으로 누른다. 밥줄 끊고 소송해서 생활을 망가뜨려. 밥줄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힘으로 때리면 약한 놈은 피해야 해. 그건 부끄러운 게 아니야. 피하고 뒤에서 씨바거리면 돼.(웃음) 그런데 밥줄 때문에 입을 다물면 스스로 자괴감 들어. 우울해져. 자존이 낮아져. 위축돼. 외면하고 싶어. 그러니까 지금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건, 위로야. 쫄지 마! 떠들어도 돼, 씨바. 그런 자세는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된다.  

[본문 중]

그러니까 결론은 하나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정치판은 국민에 의해 바꿀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을 던져준다는 거다. 속된 말로 그놈이 그놈이니 에잇! 귀 막고, 눈 감아!가 아니라 그러니까 닥치고 너부터 정치판 좀 제대로 들여다보라고 손짓하는 신호다.
정치라고 어렵고 무서운 거 아니다. 그냥 느끼는 대로 보고 듣고 생각해보고, 아닌 건 아니라고 판단할 줄 아는 관심, 견해는 가져야 하는 거 솔직히 맞지 않나?
그래서 쪽팔리다. 정치판을 이따위로 만든 몇몇 정치인들 때문이 아니고 내 자신이 이렇게도 정치에 무관심하고 침묵함으로써 암묵적인 지지를 보낸건가 싶어서다.

아직은 뭐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고, 내년엔 또 어떤 해괴망칙한 정치쇼가 펼쳐질지 숨죽이며 지켜보는 중이지만 적어도 닥치고 있지만은 않겠다. 그런 의미로 출발은 이 책이다.
이 책 읽고 몇 자 적어보는 수고만으로도 신성한 투표권을 가진 국민으로서의 마음가짐이 달라져 있었으니, 이런 기분을 만끽하고자 하는 분은 닥치고 열독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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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호형사
쓰쓰이 야스타카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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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츠츠이 야스타카로 이름만 들으면 누구?할지 몰라도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쓴 작가라고 하면 대다수가 아~하고 감탄사를 연발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나 역시 시달소를 통해 처음 이 작가를 만났고 SF 소재에 아련한 로맨스를 절묘하게 엮은 것은 물론 지금 이 시간을 살아간다라는 의미가 어떤 것인가를 한 번쯤 고뇌하게 만든 대단한 작가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올해 초에 만난 그의 또 다른 책 [인구조절구역]을 읽고 저자의 엄청난 상상력에 기염을 토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에도 책의 리뷰를 쓰면서 작가의 상상력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고 언급한 기억이 있는데 그 만큼 단 몇 권의 책만으로도 독자들을 사로잡을 정도의 필력과 상상력을 완벽하게 갖춘 작가였다.

이번에 읽은 책 역시 돈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가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없던 흥미마저 생길 정도였는데 이전에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엄청난 재력가의 형사 캐릭터라든가 경찰들이 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범죄들을 돈을 물 쓰듯 쓰면서 손쉽게 해결하는 줄거리가 과연 츠츠이 야스타카로군 하는 생각이 들었던 반면, 전작들만큼 큰 감동이나 여운을 준 건 아니었다. 

소재자체는 꽤나 신선하고 특이했지만 그 소재를 가지고 탄생된 이야기는 좀 오버스럽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기존의 추리소설에서나 볼 수 있었던 반전이나 엄청난 사건의 비밀 혹은 그 사건을 해결하는 주인공의 감탄스런 추리능력이 결여되어 보여서인지 그건 정확하게 뭐라 표현하기가 어렵다. 그저 이전에 읽었던 추리소설들과는 뭔가 명확하게 카테고리로 묶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는 일이 즐거운 하나의 이유는 좀처럼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 - 대부호의 아들로 돈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 나쁜 짓해서 모은 돈을 그렇게라도 아들이 써주는 것이 빚을 갚는 길이고 고맙다며 훌쩍거리는 형사의 아버지 기쿠에몬, 어떻게 돈으로 사건을 해결하냐는 것이냐 반대하면서도 결국 그건 자네의 뜻이니..라는 말로 얼버무리며 간베 다이스케의 돈지랄(?)을 에둘러 허락하는 경찰 간부.-을 꼽을 수 있다. 어딘가 비현실적이면서도 과장된 면이 보였음에도 그들의 행태가 이 책에서는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다는 이 묘한 감정은 나름대로의 설득력을 가지고 나에게 다가왔고 경쾌한 웃음마저 툭툭 안겨주었다는 점이다.

기쿠에몬은 한층 더 흐느끼며 말했다.
“넌 정말 착한 아이야. 형사가 되어 정의를 위해 싸우다니. 정말 기쁘기 그지없구나. 네 마음대로 하려무나. 마음껏 싸워. 내 전 재산을 써도 상관없다. 그게 내 죄를 갚는 일이야. 돈은 얼마든지 쓰렴.”
기쿠에몬은 꺼이꺼이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네가 내 죄를 씻어주렴. 너는 내 더러운 돈을 전부 쓰게 하려고 하느님이 이 세상에 보내신 천사야.”
결국 대성통곡으로 끝났다. [본문 중]

유괴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범인이 제시한 몸값을 가볍게 투자(?)하고, 밀실살인의 범죄자를 잡기 위해 회사를 하나 차리는 부호형사. 어디 이뿐인가? 호텔 하나를 통째로 빌려 범죄자 소탕에 나선 건 또 어떻고. 이러하니 저자의 상상력에 한계가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참, 이 소설은 좀 각색되어 이미 일본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져 많은 인기를 얻은 전력도 있다고 하니 책의 인기가 일본내에서도 꽤나 높았던 건 분명해 보인다. 어딘가 논리적으로 설명될 추리소설은 아니지만 재미와 신선한 상상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이들이라면 기꺼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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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 1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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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간지 작살, 고급스러운 위풍을 자랑하는 완역본 삼총사가 시공사에서 출간되었다. 내가 책을 고를 때 낚이는(?) 몇 가지 중 가장 큰 요소가 OO수상작이라는 것과 바로 ‘완역본’이라는 문구이다. 영화도 하이라이트를 보는 것과 완성된 영화를 보는 맛이 틀리듯 완역된 것을 읽는 것이야말로 진짜 책을 완벽하게 읽는 것이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 만난 삼총사 역시 그런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펼쳤고 중간 중간 묘한 기분과 당혹감(내가 알던 삼총사가 이런 사람들?!)도 있었지만 진짜 고전의 재미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어릴 때 TV앞에서 삼총사 만화를 보고 열광하면서 민망하게도 친한 친구들과 삼총사라는 이름으로 영원한 우정을 맹세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때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의문이 지금에서야 들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다르타냥(달타냥이 아니었음^^),아토스,포르토스,아라미스 이렇게 네 사람이었음에도 난 왜 한 번도 제목이 삼총사인건지 궁금해 한 적이 없었는지, 지금에야 그 사실을 깨닫고 꽤나 충격적으로 느껴지는데 왠지 나만 이런 사실을 주목하지 못한 것이 분한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재미있는 것은 역자가 이 부분에 대해 나름대로 설명해 놓은 부분이 있는데 설득력도 있고 공감도 간다. 신과 인간의 영역으로 구분해 인물들을 나누고 다르타냥을 가장 현실적이고 고뇌하는 인간으로 표현했는데 책을 읽은 이들이라면 이러한 역자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질 것 같다. 처음 책을 읽으면서 다르타냥은 치기어린 18세 청년의 어리숙하고 고집스런 면이 돋보였는데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담고 있기에 그러지 않았나싶다. 게다가 자존심은 어찌나 센지, 근데 그 자존심 때문에 빼도 박도 못하는 웃기는 상황에서 절망하는 모습은 또 얼마나 웃기고 귀엽던지... 도대체 내 기억속의 다르타냥은 누구였나? 묻고 싶을 정도였다. 

삼총사 이야기니까 주인공 삼총사가 빠지면 안되겠지. 우선 삼총사의 리더격인 아토스는 훌륭한 남자 중의 남자로 보인다. 말수도 적어서 약간은 고독한 면도 엿보이는 그의 취미는... 도박! 아, 여기서 또 나의 환상이 와르르 무너진다. ㅋㅋ 그래도 역시 멋진 귀족이요 총사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다음으로는 가장 멋지게 그려지는 아라미스. 이 책을 다 읽기 전까지는 남장여자로 평생 오해하며 살 뻔 했는데 이제라도 제대로 아라미스를 기억할 수 있게 되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총사보다는 성직자를 꿈꾸는 이 꽃미남은 총사로서의 용맹성이나 근엄함보다는 사랑앞에 울고 웃는 로맨틱 가이로 보는 것이 더 낫겠다 싶다. 마지막으로 가장 허영심이 많고 총사와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이는 포르토스. 그런데 내 기억에 포르토스는 별로 인상적인 것이 없다. 그저 삼총사의 한 명으로서 기억되는 이름일뿐. 왜 이리 존재감이 없지? 싶을 정도.

삼총사의 모험담과 영웅적인 활약상은 기본이지만, 이 책을 읽고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의외로 최고의 악녀(?) 밀레디였다. 마음대로 이 남자 저 남자 홀려대는 저 마성의 여인은 팜므파탈의 본좌라고 일컬어도 무방할 정도. 악녀라고 손가락질 받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난 그녀의 마성이 좀 부럽기까지 할 정도라고 하면 돌 맞을려나? 독하긴 하지만 그런 매력을 지닌 여인이라면 가능한 일이었는지도... 아무튼 2권은 밀레디가 중심이라고 보일 정도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고 그래서였는지 2권을 읽는 맛이 훨씬 재미지다.

이 책 완역본이여서 그런지 분량이 만만치 않다. 게다가 고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있는 각주와 삽화는 처음부터 독자들을 얼마나 배려하고 있는지 알게 된다. 옛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외국소설 이다보니 아무리 잘 번역된 책이라 하더라도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는데 이 부분을 말끔히 해소시켜준 부분이 각주부분인데다 글을 읽는 동안 멋진 삽화를 통해 더 깊게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다.
‘삼총사’하면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인 것 같지만 실상 그 결말이나 줄거리를 이야기하라면 제대로 말하는 사람이 없을지 모르겠다. 바로 나처럼^^.
그렇다면 이제 이 책을 읽기 전에 ‘삼총사’를 읽었다고 말하지 말자^^. 나 역시 이제야 ‘삼총사’ 완독이라고 말할 예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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