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 시대의 지성, 청춘의 멘토 박경철의 독설충고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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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은 나의 외부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생각하는 나는 사실상 침묵 안에 존재하며, 침묵을 통해 나를 관찰하면서 ‘자아’ 혹은 ‘내면’이 성장한다. 침묵은 온갖 충동과 감정, 유혹에 흔들리는 나를 관찰하고 경고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침묵의 순간, 세계에 대한 나만의 사색이 시작되는 것이다. 

침묵은 단지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침묵하는 순간 외부와 나를 분리시키므로, 침묵한다는 것은 단순히 말을 하지 않는 것 이상이며 관성에 의한 모든 행위를 멈춘다는 의미다. 그래서 타인에 대해 외부에 대해 침묵한다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열정이다. 이를테면 음악을 감상하며 말문을 닫는다는 것은 그 자체가 바로 격렬한 몸짓이다.[본문중]

 

2011년에 들어 나 혼자 멘토로 삼은 두 명의 유명인사가 있다. 누구나 쉽게 짐작하듯 안철수 박사와 박경철 원장이다. 이는 그들이 소위 있는 사람들이고 충분히 기득권의 특권을 누릴 수 있는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낮은 곳으로, 넓은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는 점, 외롭게 두려움에 떨고 있는 파리한 청춘들에게 따뜻한 손을 잡고 한 마디를 던져 주었다는 점. 이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그랬기에 이 책을 집어 들기에 주저함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가슴 충만한 기대감과 책을 다 읽은 후 또 다시 뜨거워질 내 피와 청춘을 상상하는 즐거움이 가득했을 뿐이다. 물론 그렇다고 그의 말이 100% 옳은 것이며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깨달음을 던져주는 건 아니다. 평소 그의 인터뷰나 강연, 기고문을 자주 접했다면 수도 없이 들었을 열정적인 삶의 자세와 노력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100번은 듣고 들어서 귀딱지까지 얹었을 그 이야기들이 여전히 가슴속을 파고드는 이유는 그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역시나 생동감있게 내 삶을 자극하고 진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의 인생고민을 적극적으로 하도록 이끌어주고 있기 때문이고, 바로 이런 성찰 자체가 나에게는 무엇보다도 큰 감동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답을 찾아가는 지금의 과정이 시행착오일 수 밖에 없음에도 오늘도 난 수십번 좌절하고 내 한계를 확인하면서 또 자신감을 잃었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 따위로 전력질주할 힘을 얻기엔 어딘가 부족하다. 그렇지만 저자는 다시 한번 책에서 말해주고 있었다. 결국 내가 지닌 한계를 깨부수고 나아갈 사람도 나 자신이고, 회의적인 삶에 목적 없이 부유하는 시간들 또한 내가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밝힌 저자의 화두는 ‘혁명’이다. 다른 것도 아닌 ‘내 안의 혁명’.
말 그대로이다.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살 수 없고, 다른 사람에게 내 인생을 부탁할 수 없다. 태어나면서부터 우리는 ‘나’라는 삶을 송두리째 가꾸고 이끌어갈 엄청난 책임감을 함께 받은 것이다. 그런데 자꾸만 외부의 힘과 아픔에 힘없이 무너져 버리고, 스스로 일어설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자신안의 경계와 한계를 부스러뜨리고 넘어설 생각은 못하면서 환경과 조건, 불행한 시대탓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나부터 반성해 볼 필요가 있었다.

그리하여 저자는 이 책에서 내 안의 주인이 되는 길을 제시한다. 먼저 내가 누구인가를 열심히 고민해보고 아파해 보자. 진짜의 나를 만나 마주보고 서 있게 되면 이제는 외부로 눈을 돌려 바깥세상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과정이 만들자. 그렇게 세상을 제대로 바라볼 힘과 안목을 길렀다면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내 안의 혁명을 일으키는 진짜 단계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스스로 깨우치는 것도 좋고 지혜와 지식을 구분할 줄 아는 능력을 길러야 하며, 끊임없이 읽고 쓰면서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통섭의 힘을 길러야 하는 시간들이 쌓여야한다. 그리하여 이런 모든 과정들을 통해 우리는 나아가고 깨부수고 마침내 통찰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바로 ‘내 안의 혁명’이 실현되는 순간이다.

이런 연유로 나는 최선을 다한 인생은 정직하다는 그의 말을 내 인생을 통해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그 날을 기대하며 앞으로도 읽고 쓰는 일을 계속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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