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  www.korblog.com/


예전에는 철학이라는 것은 특별한 사람만이 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철학이 굉장히 중요하며 꼭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마도 시선을 밖으로 돌리고 살다가 드디어 내 안으로 돌리기 시작했을 때가 아니었나 싶다. 무조건 다른 철학자가 연구해 놓은 이론이니 방법을 외우는 것이 철학이라고 생각하다가 그게 아님을 알았을 때는 얼마나 허탈하던지.

아이에게는 내 전철을 밟게 하고 싶지 않아서 철학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그러면 아이가 묻는다. 철학이 도대체 뭐냐고. 그렇게 이야기하면 솔직히 뭐라고 이야기해 줘야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냥 살아가는 것, 주변의 것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얼버무린다. 하지만 뭔가 부족하다. 아이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럴 때 이 책을 준다면 명쾌한 해답이 될 것 같다. 철학이란 고차원적인 것을 고민하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사람만이 향유하는 것도 아닌, 내가 살아가는 곳에서 생각하는 것의 일부라는 것을 이안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알 수 있다. 삶을 좀 더 깊고 풍요롭게 해 주는 철학의 묘미를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꿈인지 현실인지 모호한 곳에서 만나는 모든 것을 의심하고 깊이 생각하는 이안을 보면 그동안 우리는 너무 안일하게 눈에 보이는 것만 믿으며 살았던 것은 아닐까하는 회의와 함께 이안의 부모처럼 항상 토론하고 내재적인 가치를 이끌어낼 줄 아는 그런 부모가 과연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마지막에 가면 그 모든 것에 대한 의문이 풀린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감탄한다. 어떻게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갈 생각을 했을까. 아, 그래서 '소설로 읽는다'는 표현을 했구나. 이렇게 책을 덮는 순간까지 꿈과 현실의 중간에서 방황하며 철학적 사고를 하게 된다. 두께에 놀라 과연 딸이 이 책을 집어들까 걱정되긴 하지만 꼭 한 번에 다 읽어야 하는 책은 아닌 만큼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읽어보도록 권해야겠다.



posted by 봄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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