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완 있는 예술가 정명훈 씨
정명훈씨, 어린이 음악교육 해설자로 나서<한국일보>
- 문화부, '아름다운 만남' 프로그램 예술가와 학생이 함께하는 예술만들기<세계일보>
조수미·정명훈 초·중·고 예술교육 나선다
문화예술교육 명예교사로 3월부터 활동 <대한민국 정책포털>
세계적인 지휘자로만 알고 있던 정명훈 씨가 시립교향악단의 지휘봉을 잡은 것은 2005년부터다. 이때부터 정명훈이 국내 뉴스에 자주 선보였다. 우리가 정명훈의 이미지에 대해서 나쁘지 않게 본 것은 그가 만든 이미지 때문이다.
"현실이란 단지 환상, 그것도 아주 일관된 환상에 불과하다" - 앨버트 아인슈타인
그의 행보를 보면 세계 무대에서 국내 무대로 옮기는 결단을 보게 되는데, 서울시향 지휘봉을 잡은 사건은 대중들이 정명훈에 대해서 '애국자' 이미지를 덧씌우기 좋은 사건이다. 그리고 어린이 음악교육을 나서거나 명예교사로 나선 일, 초중고 예술교육에 나선 일은 모두 정명훈의 이미지에 좋은 인상을 준다. 하지만 그것은 정명훈이 의도한 바도 있을 것이다. 뉴스를 이용할 줄 안다고나 할까?
정명훈의 이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 블로거뉴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제도 언론에서는 볼 수 없는 기사라서 많은 사람들이 알 수는 없겠지만, 정명훈의 실체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최근 국립오페라 합창단의 단원들을 모두 해고한다는 소식에 세계의 예술인들이 반대 의사를 밝히고 이를 막기 위해 연대활동을 하고 있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활동가들은 프랑스의 예술가들에게 지지 표명을 요청했고 많은 예술가들이 동조해 주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정명훈을 추천했고 마침 2004년 국립오페라 합창단과 까르멘 공연을 했던 인연이 있어서 정명훈을 찾았다. 하지만 정명훈으로부터 청천벽력같은 홀대를 받고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이 합창단이 없어졌다고, 그 합창단을 살려야 되겠다고 지금 여기 와 있는 거예요? 그 사람들이 도대체 얼마나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이기에. 그 사람들을 꼭 구해야 돼요? ”
“거봐요. 예산이 없다는 거 아닙니까. 그 예산 당신들이 어디서 만들 거예요? 다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하는 건데. 당신들이 나서서 지금 뭐하는 거예요?”
“합창단 하나 없어졌다고... 이 사람들이 여기까지 와서...그리고, 도대체 나더러 뭘 하라는 거예요. 그래서, 여기에 서명하라구?”
“그러니까, 당신들이 그 100만 명이나 촛불 들고 거리에서 서서 미국 쇠고기 안 먹는다고 시위하는 그런 사람들이란 말이죠? 40년 전에는 미국에서 뭐 안 갖다주나 하면서 손벌리고 있더니, 이제 와서는 미국산 쇠고기 안 먹겠다고 촛불 들고 서 있는 그 사람들. 그게 옳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게 말이나 되는... 알았어요. 알았어.”
“도대체 제 정신을 좀 차리세요. 공부 좀 하란 말이야. 세상이 그런게 야니야. 이 계집애들이말야. 한 밤 중에 찾아와서.”
위의 말은 모두 정명훈에게서 나왔다. 연주로 들었으면 좋았을 것을, 연주 없이 말로 듣기는 더 없이 괴로웠을 것이다.
참고로 1994년 바스티유 오페라에서 부당하게 해고당했을 때, 그는 노조의 지원을 받아 함께 싸웠고 그래서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가 현재 지휘하는 서울시립합창단에는 노조가 없다. 그가 취임하면서 “음악하는 사람들이 무슨 노조냐”면서 노조에 대해 못을 박았기에 단원들은 감히 노조를 만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정명훈이 보이는 것과 정명훈이 존재하는 것을 구분하다
정명훈의 이러한 특성을 알고 있었던 프랑스인들은 이들에게 경고를 했었다. 우리가 혹시 정명훈에게 당신들이 동참을 호소할 순 없느냐는 제안에는 단호히 불가를 표명했다. 정명훈은 정치적 사안에는 늘 거리를 두다는 거였다. 그러면서 곁들이는 말이, “당신들 지금처럼 파업하면 한국에선 감옥에 가.”라고 정명훈이 라디오 프랑스 단원들에게 말했다는 거다.
철학적으로 정명훈을 관찰해 보자. 우리가 그를 이해하는 것은 정명훈의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오로지 우리 스스로의 관점에서 정명훈을 해석할 수밖에 없다. 정명훈에 대한 자료는 불충분하고 오로지 언론에 그려지는 것이 정명훈에 대한 정보의 전부이기 때문에 언론처럼 우호적으로 정명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보도를 통해서 정명훈에게 한방 맞고 나서 다시 바라보면 비로소 정명훈을 그린 언론의 실체가 보인다. 정명훈은 정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언론에 알려질 일이 없었고, 인권이나 예술가의 처우 등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았다. 어린이들과 함께 하거나 강사로 나서거나 시립교향악단의 지휘봉을 잡았다거나 하는 가십성 기사가 정명훈에 대한 유일한 정보다.
정명훈에 대한 언론의 이미지들을 현상과 실재로 나눠볼 수 있다.
정명훈은 세계적인 음악가다(현상) : 정명훈은 세계 사람들에게 이름이 알려진 음악가다(실재)
정명훈은 우리나라 예술의 발전을 위해서 시립교향악단 지휘봉을 잡았다(현상) : 정명훈이 시립교향악단 지휘봉을 잡은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실재)
정명훈은 어린이 예술교육이나 초중고 예술교육 등 예술교육 저변을 넓히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현상) : 정명훈은 어린이나 초중고 예술교육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고 언론에 자주 보도되었다(실재)

▲ <드림위버>에 나오는 <지식 편>을 통해 최근 충격적인 뉴스를 던져준 정명훈 사건을 분석해 보니 정명훈 현상과 정명훈의 실재가 자연스럽게 분리되었다.
정명훈에 대한 예술적 평가도 인간적 평가도 섣불리 내릴 수는 없지만, 자랑스러운 한국인상이라는 이미지로부터는 확실히 자유로워진 것 같다. 나의 환상을 깨준 정명훈에게 감사를 표한다.
<연습문제>
아래의 기사에 나타난 정명훈에 대해서 '현상'과 '실재'를 구분해서 분석해 보자.
"진정한 음악은 세상을 구원하는 것"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