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알라식 의외로 잘 모르는 영단어 도감 - 이것은 영어로 뭐라고 말할까?
코알라학교장 지음 / 더북에듀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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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귀여운 코알라가 그려진 영어책, 바로 「코알라 학교 영어 시리즈 – 이것은 영어로 뭐라고?」는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학교, 학원, 인강을 통해 그렇게 오랜 시간 영어를 배워왔음에도 불구하고 실생활에서 얼마나 영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지를 명확히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책을 펼치는 순간, 우리가 지금껏 배워온 영어가 마치 ‘다른 세계의 언어’처럼 느껴질 정도로 실용적인 표현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를테면 ‘생선’이 fish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막상 ‘생선 비린내’를 영어로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묻는다면 대부분 말문이 막힐 것이다. ‘커피’는 coffee지만 ‘커피 향’은?’, ‘burnt’가 ‘탄 것’이라면 ‘탄 냄새’는?’과 같은 질문 앞에서 머리가 하얘지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순간들에 대한 답을 제시하며, 우리가 단어를 ‘아는 것’과 ‘쓸 수 있는 것’의 차이를 체감하게 만든다.

특히 ‘맛’과 ‘냄새’에 관한 표현에서 그 차이는 더 뚜렷하다. 우리는 흔히 “delicious”, “yummy” 정도만 알고 있지만, 영어에는 ‘마늘 향이 강한’, ‘끈적하게 달달한’, ‘누린내 나는’, ‘시큼한’ 등의 훨씬 세밀한 감각적 표현이 존재한다. 이 책은 그런 세세한 표현들을 시각적으로, 재미있게 풀어내어 영어의 감각적 어휘력을 넓혀준다. 덕분에 독자는 영어 공부를 의무가 아니라, 새로운 언어 감각을 체험하는 즐거운 탐험처럼 느끼게 된다.

책은 약 250페이지 분량의 단어장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크기가 크지 않아 가볍게 들고 다니며 언제든 학습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흔히 학원에서 쓰던 지루한 단어장과는 완전히 다르다. 각 단어마다 귀여운 일러스트, 알록달록한 색감, 유쾌한 디자인이 어우러져 있어, 마치 그림책을 읽듯 재미있게 단어를 익힐 수 있는 구성이다.

표지의 문구처럼 이 책은 “의외로 잘 모르는 영단어 도감”이다. 우리가 시험 공부용으로 외워온 단어들이 아닌, 실제 일상에서 반드시 써야 하는 단어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런 단어들을 익히면 영어 회화뿐 아니라 상황별 표현력과 어휘 감각이 눈에 띄게 향상될 것이다.




책의 후반부에는 ‘의학·전문 분야 영어’도 다루고 있다. 예를 들어 치과는 dentistry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안과(ophthalmology), 심장·혈관외과(cardiovascular surgery), 산부인과, 소화기외과 등은 생소할 수 있다. 이런 세부 전문 용어까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어, 영어로 된 병원, 의학, 혹은 비즈니스 관련 문서를 읽을 때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의 백미는 ‘먹는 동작’을 표현하는 다양한 영어 동사이다. 우리는 “eat” 하나만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통째로 삼키다’, ‘우적우적 씹어 먹다’, ‘야금야금 집어먹다’, ‘후루룩 먹다’, ‘아삭아삭 씹다’ 등 수십 가지 표현이 있다. 이런 단어들은 교과서에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표현들로, 진짜 원어민처럼 감각적으로 영어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어휘들이다.

결국 이 책은 단순한 단어장이 아니라, “진짜 영어 어휘의 세계를 탐험하게 해주는 실용형 도감”이다. 학교나 학원에서 배우는 영어가 ‘시험을 위한 영어’였다면, 이 책은 ‘삶을 위한 영어’이다.

영어를 공부로서가 아니라 즐거운 놀이처럼 배우고 싶은 사람, 또는 실용적인 어휘력을 폭넓게 쌓고 싶은 학습자에게 적극 추천할 만한 책이다.

읽다 보면 어느새 “아, 이런 단어가 있었구나!” 하는 깨달음과 함께 영어에 대한 흥미가 되살아나게 된다. 영어의 감각을 새롭게 일깨워 주는, 진짜 실용 영어의 출발점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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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 후회 없는 삶을 위한 56가지 문답
최준식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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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국내 죽음학 연구의 선구자이자 종교학자최준식 교수(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가 쓴 이 책은, 죽음학의 불모지였던 한국에 ‘한국죽음학회’를 발족하여 무의식, 초의식, 전생, 사후 세계와 같은 주제를 학문적으로 연구한, 말 그대로 대한민국 죽음학의 시초가 되는 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30페이지를 보면 특히 인상 깊은 구절이 등장한다.


“오랫동안 저는 근사 체험에 대해 연구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자살을 했다가 되살아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모두 마지막 숨이 넘어가는 순간에 큰 후회를 한다는 보고가 굉장히 많습니다. 숨이 끊어져도 의식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이 구절은 우리가 알고 있는 죽음의 개념을 완전히 뒤흔드는 말이다. 즉, 죽음 이후에도 의식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우리가 생각하는 죽음의 경계 너머에 더 많은 무언가가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사람이 죽으면 단순히 육체가 소멸되고 의식이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죽음은 과학적으로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영역이다. 따라서 만약 인간에게 사후 세계가 존재한다면, 우리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인식과 관점으로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죽음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자살률이 높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죽음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하루 평균 40명 이상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한국 사회에서, 최준식 교수는 그 죽음이 단순한 종말이 아닌 새로운 이해와 통찰의 대상임을 보여준다.

특히 자살 후의 세계, 죽음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의식의 변화, 그리고 사람들이 죽음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에 대한 연구가 이 책의 중심에 있다. 죽음과 근사 체험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국내 죽음학의 거장이 전하는 이 내용들은 단순한 철학적 사유를 넘어,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 책은 또한 죽음에 관한 다양한 관점과 종교적 이해, 그리고 신과 인간, 세계와 존재의 관계에 대한 탐구를 포함하고 있다. ‘나’와 ‘세상’, 그리고 ‘생명’이 맺고 있는 근본적인 연결고리를 규명하며, 인간이 신과 종교를 어떻게 인식해왔는지를 종교학적 시각에서 풀어낸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단순히 죽음을 다루는 학문서가 아니다. 삶에 지쳐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하는 사람에게조차 진심 어린 조언과 위로를 전하는 책이다. 만약 너무 힘들어서 그런 결심을 품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전에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삶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다.

또한 책 속에는 인간관계의 갈등과 삶의 고통을 극복하는 따뜻한 충고와 조언, 그리고 죽음과 삶을 아우르는 감동적인 문장들이 곳곳에 담겨 있다. 이러한 구절들은 독자의 마음을 울리기도 하고, 기억에 오래 남는다.

결국 이 책은 ‘죽음’이라는 주제를 통해 ‘삶’을 다시 배우게 하는 철학서이자 종교학서이다. 종교학을 전공한 학자이자 죽음에 대해 깊이 사유해온 최준식 교수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이를 통해 독자는 삶과 죽음,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다시금 성찰하게 된다.

죽음을 단순한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으로 바라보게 하는 통찰, 그리고 살아 있는 지금을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드는 깨달음을 얻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할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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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 - 더 이상 불안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키렌 슈나크 지음, 김진주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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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으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불안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의 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훨씬 높아진 상황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하루에 40명 이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현실이라고 한다. 물론 모든 불안감이 자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우울증과 불안감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감정이기에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불안하지 마세요, 희망찬 하루를 보내세요”라는 식의 공허한 위로를 던지는 책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이 책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는 단순한 희망의 메시지를 넘어서 의학적이고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융합하여, 독자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이 책의 저자는 임상심리학자이자 옥스퍼드 대학교 심리학 박사로, 20년 이상 임상 경험을 쌓은 키렌 슈나크 박사이다. 그는 오랜 연구와 상담을 통해 불안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사람들이 불안이라는 어둠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마치 깊은 구덩이에 빠진 사람에게 랜턴과 사다리를 함께 건네주는 듯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단순히 “불안하지 말라”는 식의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생물학적 원리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불안을 이해하고 다스릴 수 있도록 돕는다. “이렇게 해야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라는 구체적인 방법과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책이기에, 여타의 불안 관련 서적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실용적이고 체계적이다.

제1장 ‘불안의 이해’에서는 불안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이 감정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탐구한다. 이후 발상의 전환을 통해 불안감을 이겨내는 법을 다루며, 아드레날린코르티솔 같은 호르몬의 작용을 중심으로 불안의 생리학적 측면을 설명한다. 또한 제4장 ‘마음속의 코끼리’에서는 대처, 평가, 사고 패턴 전환을 통해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불안감을 제어할 수 있는지를 단계별로 보여준다. 책 속에는 ‘과제 코너’가 있어, 독자들이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실습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 과제들은 각자의 불안 유형에 맞춰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자신만의 불안 원인과 해결 방식을 찾을 수 있다.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은 예상보다 많고, 겉으로는 강해 보이는 사람조차 내면의 고통을 숨기며 살아가는 현대 사회를 저자는 현실적으로 짚어낸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마스크를 쓰고 살아간다”는 말처럼, 현대인들은 누구나 정신적 고통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단순히 마음을 달래주는 힐링서가 아니라, 불안의 생물학적 원인을 분석하고, 행동 교정과 인지 전환을 통해 근본적인 치유를 돕는 실질적인 해법서라고 할 수 있다.

저자 키렌 슈나크 박사는 수많은 임상 경험과 상담 사례를 토대로, 불안을 해소하는 실질적 접근법을 제시한다. 독자가 책 속의 지침을 따라가다 보면, 점차 불안의 강도를 낮추고 마음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에 수록된 수십 개의 과제와 불안 관련 지식들은 실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다.

책의 표지에 적힌 문구처럼, “더 이상 불안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이 책은 명확한 해답을 제시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단순한 위로를 넘어 실질적인 불안 해소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며, 불안의 굴레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온을 되찾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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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의 시대 - 인류 문명을 바꿀 양자컴퓨터의 미래와 현재
이순칠 지음 / 해나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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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양자 컴퓨터와 양자 물리학. 사실 나는 이 주제를 보면 미국 주식시장이 떠오른다. 최근 들어 양자 컴퓨터 관련 주식이 엄청나게 상승했고, 앞으로 인공지능과 더불어 양자 컴퓨터미래 기술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말이 많다. 그렇다면 과연 이것은 물리학의 관점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또 퀀텀과 양자 컴퓨터 과학은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 책은 양자 물리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쓰인 책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

특히 나처럼 인문계 성향이고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천천히 읽어보면, 어려운 구절 없이 과학적인 사고방식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책을 읽다 보면 양자 물리의 기초 개념은 물론이고, 순간이동 기술처럼 영화나 게임 속에서만 보았던 흥미로운 소재들에 대해서 언급하는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다. 미래 기술과의 접점이 많다보니 인공지능에 대한 언급도 역시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로켓, 잠수함, GPS와 같은 첨단 기술의 핵심 원리양자 기술과 어떤 식으로 연관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는 부분이 나로서는 가장 흥미롭게 느껴졌다. 이와 관련된 과학적 원리와 메커니즘을 현대의 우수한 기술이나 미래 기술의 전망 측면에서 친절하게 설명해 주기 때문에, 과학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라도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특히 미래 기술의 전망에 대한 통찰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현재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비트코인, 블록체인 시스템, 암호화폐 등과 같은 가상화폐 기술, 그리고 분자 시뮬레이션을 통한 신약 개발미래 산업의 혁신과 관련된 주제들도 폭넓게 다루고 있다.

물론 한 권의 책으로 양자 물리학의 정점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을지라도, 이 책을 통해 양자 물리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지에 대한 큰 윤곽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이 책은 과학적 사고를 확장시키고, 두뇌를 자극하는 흥미로운 과학 입문서이다. 읽다 보면 양자 세계의 신비로움에 빠져드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며, 과학적 상상력과 사고의 유연성을 동시에 키워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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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일의 다시 만난 심리학 나의 두 번째 교과서 시즌 2
김경일 지음, EBS 제작팀 기획 / 영진.com(영진닷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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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책은 영진닷컴에서 출판된 『나의 두 번째 교과서 시즌 2』로,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주립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가 전하는 흥미로운 심리학 지식과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단순히 자기계발적인 관점이 아니라, 실제 인지심리학의 학문적 원리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신뢰성을 지닌 책이다.

이 책은 총 10강, 약 270여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마다 약 10여 개의 세부 챕터를 포함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책의 구성은 EBS 제작팀이 기획한 만큼 체계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독자는 한 챕터를 읽을 때마다 일상 속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인간의 행동 원리, 감정의 구조, 사고의 흐름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보게 된다.

특히 책의 초반부에서는 MBTI에 대한 심리학적 분석이 다뤄진다. 현대 사회에서 MBTI는 마치 신분증처럼 통용될 정도로 대중화되었지만, 그 근거와 한계, 그리고 과학적 타당성에 대해 의문을 품는 경우도 많다. 김경일 교수는 융 심리학을 모티브로 한 MBTI의 의미를 분석하면서 초장을 시작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구글과 같은 대기업에서도 MBTI를 일정 부분 활용한다던데 평소에 궁금했던 내용이었다.

또한 책에는 공포 영화가 왜 무서운가, 인간은 왜 특정한 대상에 중독되는가, 목표는 반드시 커야 성공할까, 나쁜 습관을 어떻게 좋은 습관으로 바꿀 수 있을까 등의 질문을 중심으로 한 실험적이고 구체적인 인지심리학 이야기가 가득하다. 이러한 주제들은 진화심리학적 관점과 뇌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풀어내기 때문에, 단순한 흥미를 넘어 실제 삶에 적용 가능한 과학적 통찰을 제공한다.




특히 인상 깊은 부분은 스트레스와 자살, 그리고 외로움에 관한 장(3강)이다. 하루에 40여 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대한민국이라는 현실을 바탕으로 우리가 꼭 읽어봐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스트레스가 왜 신체를 병들게 하는지, 현명한 스트레스 해소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인간이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룬다. 단순히 감정의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뇌의 인지 구조와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방법’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처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이 책의 후반부에서는 ‘호감을 얻는 법’, ‘왜 사람들은 나쁜 사람에게 끌리는가’, ‘습관의 형성과 변화’ 등 인간관계와 감정에 대한 심리적 주제들이 다뤄진다. 모든 내용이 인지심리학의 실증적 연구를 기반으로 쓰였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곧바로 적용 가능한 현실적인 조언이 많다. 예를 들어, 나쁜 습관을 단번에 없애는 것이 아니라 ‘좋은 습관을 위에 덮어씌우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은 많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책 전반의 문체는 딱딱한 논문식 설명이 아니라, 김경일 교수 특유의 따뜻한 어조가 섞여 있어서 읽는 내내 어렵지 않고 흥미롭게 이어진다. 곳곳에는 일상 속 사례, 심리학 실험, 대중문화 속 예시가 함께 제시되어 있어, 심리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김경일의 다시 만난 심리학』은 단순한 심리 에세이가 아니다. 이 책은 과학과 인간 사이의 다리를 놓는 책, 그리고 우리의 마음을 이해하는 지적인 책이다. 심리학을 사랑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현대인의 스트레스, 외로움, 관계 문제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모든 독자에게 추천할 만하다. 김경일 교수의 후속작이 출간된다면, 이번 책에서 다루지 못한 또다른 심리학의 세계를 다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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