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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구독 사회 - 약과 영양제로 몸을 튜닝하는 시대
정재훈 지음 / 에피케 / 2026년 3월
평점 :

* 컬처블룸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만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약물인 위고비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실제 미국에서는 이 약물로 인해 식욕이 감소하면서 과자 소비가 줄어들고, 그로 인해 식품 기업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는 기사까지 등장하고 있던데요. 이처럼 특정 약물 하나가 사회 전반의 소비 패턴까지 바꿀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흐름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특정 약물과 건강 트렌드에 의존하는 과정에서 어떤 실수와 오판을 하고 있는지를 짚어주며, 그에 대해 날카로운 시선을 제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단순히 약의 효능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왜 그러한 선택을 하게 되는지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까지 함께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인플루언서를 통해 특정 약물이나 건강 정보가 확산되는 과정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인플루언서의 언어와 표현을 통해 위고비와 같은 약물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고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이 책은 그 언어 속에 담긴 심리학적 요소를 풀어 설명하면서, 독자가 보다 비판적인 시각으로 양면성을 생각하며 약물 등에 대한 개념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저자는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다양한 방송과 언론에서 활동하는 약사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아침마당, 어쩌다 어른 등 여러 매체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의학·약학 지식을 전달해 온 분인데요. 책에서는 특히 위고비에 대해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실제로 이 약물은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심혈관 사건 위험을 약 20%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고, 체중 감량뿐 아니라 심혈관 위험 감소 목적까지 인정받아 미국 식품의약국 FDA의 승인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처럼 분명한 효과와 장점을 가진 약물이지만, 이 책은 그러한 ‘빛’뿐만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그림자’ 부분까지 균형 있게 짚어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습니다.
따라서 광고나 SNS 추천만을 보고 약물을 선택하기보다는, 이 책을 통해 보다 객관적인 시각을 갖춘 뒤 판단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자의 태도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또한 책의 중반부에서는 우리가 흔히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타민과 영양제 시장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매년 1조 원 규모에 달하는 비타민 시장을 배경으로, 비타민의 역사부터 종합비타민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실제 효과에 대한 팩트까지 폭넓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믿고 있던 건강 상식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단순히 특정 약물의 효능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약물이 우리 몸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과학적·의학적 배경까지 함께 설명한다는 점입니다. 독자들이 책을 읽으면서 약물이라는 것이 단순히 ‘좋다’ 혹은 ‘나쁘다’로 판단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명확한 양면성을 지닌 존재임을 이해하게 됩니다.
또한 이 책은 의학적 정보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왜 특정 약물이나 트렌드에 쉽게 휩쓸리는지에 대한 심리적 요인도 함께 분석하고 있습니다. 약을 통해 건강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단순한 필요를 넘어, 사회적 분위기와 심리적 영향에 의해 확대되는 현상이라는 점을 짚어주며, 과학과 인문학이 함께 담긴 책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
비록 책 속에는 다양한 영어 용어와 과학적 개념들이 등장하지만, 전체적인 설명이 친절하게 구성되어 있어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그래서 과학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라도 충분히 읽을 수 있으며,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지식을 접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특정 약물의 효과만을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는 그 이면에 존재하는 위험성과 사회적·심리적 맥락까지 함께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균형 잡힌 책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한쪽 시각에 치우치지 않고, 보다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