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박사 석주명에게 배우는 몰입 고정욱 선생님이 기획한 어린이 인성 개발 동화 2
박현수 지음, 김정혜 그림, 고정욱 기획 / 뜨인돌어린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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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아이를 위한 책이었는데, 아이나 저나 너무 바빠서 읽지 못한 책을 남편이 먼저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하는 말이 “책 참 좋네.”. “뒤에 위인들의 이야기에서도 배울 점이 많고....” 였습니다. 그래서 책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역시나 좋은 책입니다.

아이들 교과서 보다 먼저 서평 이벤트 샘플책으로 받은 경험이 있어서 석주명 박사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지만(그 책은 그림 위인전) 이 책의 내용이 보다 더 구체적입니다. 구체적인 내용 뿐 아니라 <몰입>에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갑니다. 아이들에게 몰입이란 무엇이며, 몰입이 인생의 성공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 지를 설명해 줍니다.

석주명 박사는 자기 몸이 다친 줄도 모르고 세 시간동안이나 나비 한 마리를 쫓아가 결국 그 나비를 잡게 되고 그 나비의 이름이 ‘지리산 팔랑 나비’임을 밝혀냅니다. 이렇게 한 가지 일에 몰입하면서 밥을 먹는 것도, 사람을 만나는 것도 잊어버린 박사님의 일화들 속에서 <몰입>은 하나의 목표를 향해 깊이 파고들거나 빠지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그 <목표>는 내가 바라는 희망을 이루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하는 것 이라고 알려 줍니다.

사실 한 가지 일에 진득함을 보이지 않는 4학년 큰 아이를 위해 선택한 책이었지만 저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사실 4학년 아이의 진득함 없음이 엄마인 나를 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보다도 엄마인 내가 더 몰입하는 자세를 갖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책을 읽어가는 동안 라디오에서 들은 말이 생각났습니다.
‘어떤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은 10,000명, 시작하는 사람은 100명, 계속하는 사람은 1명이다’는 말이었습니다. 하고 싶은 일에 몰입해서 계속하는 사람은 ‘1명’ 이라는 말이 가슴에 큰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나는 그 ‘1명’에 속하는 사람인가 하는 반성도 되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

석주명 박사님의 죽음은 정말 너무 허망하고 허탈했습니다. 먼저 책을 읽었던 남편도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사소한 말다툼으로 인하여 총을 맞고 돌아가시게 되니 말입니다.

한편으로는 위인전처럼, 다른 한 편으로는 자기 계발서처럼 읽혀지는 책입니다. 목표를 분명하게 세우고 몰입한다면 그 누구도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의 메시지를 가슴에 품을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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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인을 꿈꾸는 어린이가 꼭 봐야 할 별과 행성 킹피셔 어린이 전문가 1
마이크 골드스미스 지음, 이승숙 옮김, 김석환 감수 / 코리아닷컴(Korea.com)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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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학년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책을 권했다.
책을 보더니 지은이가 누구이지를 먼저 묻는다.
표지에 이름이 없어 한참을 찾아보니 마이크 골드스미스이다.
우주 비행사가 꿈이라 우주에 대한 책을 많이 보았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탄생이후에는 저자가 우리나라 사람이거나 우리나라 단체인 책들이 있어 아마도 지은이가 궁금했던 것 같다. 이름을 말해 주었지만 모르는 사람인지 별 반응이 없다.

킹피셔 백과사전은 말만 많이 듣고 한 번도 본적이 없었는데 얼핏 보기에도 내용이며 사진이 훌륭해보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을 비롯한 광범위한 태양계의 구성 요소를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아이들이 자신이 탐험하고자 하는 우주라는 공간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사실적인 사진과 그림으로 우주를 설명하여 과학적 지식이 쉽고 체계적으로 머리 속에 들어오게 구성되어 있다. 행성과 태양계의 구성 요소들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별들의 죽음, 휘어진 공간, 블랙홀, 우주의 개척자들, 최초의 우주인 가가린에 대해서 그리고 여러 가지 우주 왕복선에 대한 사진과 설명도 좋았다.

맨 마지막 장에 더 궁금한 것을 찾아볼 수 있는 사이트를 소개하여 아이들의 관심과 흥미를 보다 넓고 깊게 확장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우주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을 원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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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대학 3 - 어린이를 위한 교양의 모든 것
울리히 얀센 외 엮음, 클라우스 엔지카트 그림, 박규호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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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어린이 대학>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는 중국의 고전 <대학>을 어린이 수준에 맞게 재해석한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독일 튀빙겐 대학에서 실시된 <어린이 대학>이라는 강의에서 나온 어린이들의 질문을 수록한 책이었다. 아이들의 질문에 답을 한 사람들은 튀빙겐 대학에서 고고학, 물리학, 심리학, 동물학, 수학, 독문학, 의학, 스포츠학을 전공한 교수들이다.대학 교수들이 대학에서 아이들을 위한 강좌를 열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부러운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좌의 내용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백과사전적 지식들을 포함하지만 다른 책들에 비해 보다 깊고 다양한 지식을 포함하였다. 어떤 단편적인 지식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 사고를 가능하도록 되어 있어 읽는 내내 이런 저러 생각을 하느라 머리가 무거웠다. 이러한 현상은 책을 읽고 나서도 쉽게 가시지 않았다. 내가 그동안 철학적 사고와 상상력, 통찰력 보다는 단편적인 사고를 해 왔기 때문에 좀 적응하기 어려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내용은
1. 중세의 기사들은 왜 성을 쌓았을까요?


기사들의 출현 과정, 성의 설립 목적과 성 안에서 살아가는 방법, 기사들의 몰락까지 자세한 설명이 되어있다. 중간 중간에 돈키호테나 십자군 전쟁, 중세 시대 사람들의 생활 모습들도 설명하면서 중세의 기사들은 자기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높은 탑을 가진 섭을 쌓았다는 결론을 제시한다.

2. 천둥과 번개는 왜 칠까요?

호박(보석의 일종)을 문지르면 생기는 마찰력을 ‘전기’로 명명한 영국 의사 길버트, 전기와 번개의 관련성을 최초로 밝힌 벤자만 프랭클린 등의 일상을 소개하면서 번개는 구름이 내뿜는 전기에 의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3. 왜 남자아이들은 잘 싸우고 여자 아이들은 새침할까요?

남자/ 여자가 필요한 이유는 종족의 번식 때문이며, 아이에게 강하다고 계속 이야기하면 실제로 강해지고 약하다고 계속 이야기하면 실제로 약해지는 이유 때문에 강한 성이 된다는 연구 결과와 함께 ‘남자들의 뇌는 우뇌와 좌뇌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는 편이고 여자들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능력이 양쪽에 나뉘어 있다. 여성과 남성은 선천적으로 다르게 태어나지만 교육도 절대 무시 할 수는 없다. 여자로 태어났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순종해야 하고, 남자라고 해서 자동적으로 권위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라는 결론을 제공한다.

4. 박쥐들은 어떻게 귀로 볼 수 있죠?

붉은 박쥐 랙의 일생을 소개하면서 박쥐의 일상적인 생활모습에 대해 설명한다. 랙의 생활 모습을 통해 박쥐들은 눈 대신에 초음파 메아리로 방향을 잡기 때문에 눈을 가린 상태에서도 소리를 따라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이동 할 수 있음을 알려 준다

5. 수학자들은 왜 셈을 잘 못 할까요?

새로운 규칙 ‘otto의 수’(앞에서 읽으나 뒤에서 읽으나 똑같은 수) 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다. 1*1=1 11*11=121, 111*111=12321, 1111*1111=1234321……  이라는 사실과 함께 무한히 넓은 수학의 고유한 세계가 존재하고, 인간이 자신의 머리를 써서 그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아주 흥분되고, 그런 수학의 모든 문제에는 답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다만 그 답을 찾는데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린다는 것이고, 풀리지 않는 문제는 수학자들에게 아주 큰 도전이 된다는 사실, 그래서 수학자들이 못 푸는 문제들이 많게 보인다는 것을 결론으로 제시한다.

6. 우리는 왜 이야기를 지어내죠?

이 부분에서는 언어 습득 과정에 대한 다양한 실험과 함께 인간은 언어 없이는 살 수 없고, 언어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되며,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기쁨과 슬픔을 나누고 우정을 돈독하게 해주고 자기 자신을 강하게 만들어 준다는 사실, ‘그래서 이야기가 중요하고, 이야기들은 인류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이야기에서 잊지 말아야할 중요한 사실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에게는 듣는 사람이 꼭 필요한 ’경청‘임을 알려 준다.

7. 의사들은 어떻게 병을 고칠 수 있을까요?

이 부분에서는 몸의 저항력부터 강의를 시작한다. 이후로 맹장 수술과 마취학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고 의학은 휴식 시간과 우연에 의해 발달했음(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도 사실은 박테리아를 휴가 기간동안 방치함으로써 생겼고, 뢴트겐의 X선 촬영장치의 발견 역시 사진을 찍다가 우연히 찍힌 부인의 손을 보고 착안한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건강을 지키는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한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답을 쉽게 찾아내기가 어려웠다. 아마도 이 <대학> 강의를 듣기에 내가 부족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8. 운동선수들의 기량은 왜 점점 더 좋아질까요?

인간은 가만히 앉아 있도록 만들어지지는 않았으며 스포츠는 놀이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고대 스포츠에서는 시간이나 기록보다는 오로지 승리만이 중요했기 때문에 기록을 측정하지도 않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기량이 좋아진 이유는 과학적인 훈련을 열심히 하기 때문이고, 기술과 장비가 개선되고, 운동선수들이 강철 같은 의지를 갖게 되고, 경기장이 현대화되고, 올림픽에 참가한 나라의 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 가지 문제에 대해서 30쪽 정도의 설명을 담았는데 제시한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참 넓고도 깊었다. 책을 읽어 내려가다가 문제의 본질에서 약간 벗어나는 방만함이 보이기도 했지만 한 가지 문제에 대해 깊고 다양한 사고를 촉진할 수 있을 것 같다.

책 제목은 <어린이 대학> 이지만 내용상으로 보면 어린이들만의 대학만은 아닌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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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공부 습관 정직과 용기가 함께하는 자기계발 동화 4
어린이동화연구회 지음 / 꿈꾸는사람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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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기 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원칙적인 이야기가 많고 실천이 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책을 읽는 것과 실천은 늘 별개라고 생각하는 내 마음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한때는 4학년 아이를 위한 자기 계발서 혹은 교육 안내서를 많이 보았다. 엄마를 닮았는지 아이도 별다른 실천을 보여주지 않았다. 이 <공부습관>이라는 책도 그런 류의 책 일거라는 생각은 들지만 그래도 아이가 이 책을 읽고 공부를 잘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선택하게 되었다. 자기의 아이가 공부를 잘 하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의 기대가 아닐까 싶다. 공부를 최상의 가치로 여기지 않는 부모라 할지라도 말이다.

나는 자기 주도적인 학습이 진정한 공부이고, 본인이 공부하려는 의지가 있을 때 스스로 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부모가 어느 정도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는 아직 어리므로........ 하지만 그 관심과 노력이 무엇이지 참으로 어렵게만 느껴진다. 그래서 차라리 이 책을 보고 아이가 공부하는 요령이라도 알게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만년 꼴찌인 태양이가 반에서 1등인 아이와 내기를 하면서 공부하는 방법을 알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습관과 방법을 알려 주는 책이다.

엄마인 나에게는 익숙한 말들 - 예습 잘하기, 자투리 시간 활용하기, 책 많이 읽기, 일기 쓰기, 잠은 충분히 자기 등과 같은 방법들이 소개 된다. 대신 일기에 딱딱함 보다는 만년 꼴찌 태양이가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그런 공부법들이 묻어져 나온다. 생활동화 형식으로 공부법을 알려 주는 것이다.

내가 열심히 책을 읽자 4학년 아이도 자기가 읽어보겠다고 했다.
(시험 바로 전날 아이들은 공부대신에 왜 책을 읽겠다고 하는지 정말 알 수 없다)

읽고나서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냐고 물어 보았더니
첫째, 쉬어가면서 공부하기
둘째, 공부양을 차츰 늘려가기
셋째, 쉬운 문제부터 풀기  라고 대답했다.

그럼 너는 어떻게 하겠냐고 물었더니 그냥 ‘잘’ 하겠단다.

책을 한 권 읽음으로 아이의 공부 습관이 한번에 바로 잡힐 거라는 기대는 없다.
하지만 태양이처럼 노력은 해 보겠지 하는 생각은 든다.
위에 말한 세 가지만 꾸준히 지켜내도 목표는 달성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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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묻다
송은일 지음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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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일이라는 작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책의 배경이 되는 도시가 내가 살고 있는 곳이라서 작가며 소설자체에 대한 흥미가 높아졌다. 낯익은 지명들과 모습들이 눈에 더욱 선명해 책읽기가 편했다.

책을 읽는 동안 책을 통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작가후기에서 말했던 것처럼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한 책이 그 주제를 포함한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로 시집온 조선족 여인, 지적 장애를 가진 남자, 잊혀져 가는 문화 유산 하백당, 이 세 가지를 중심으로 사랑 이야기를 전개해 간다.

그 사랑은 통속적인 의미의 사랑에 대해서라기보다는 가족에 대한 사랑, 삶에 대한 사랑으로 나타났다.

내가 책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 장면은 40평생을 바보로 어눌하게 살아온 남겸도, 가난한 친정 살림을 대신해 바보 남겸에게 시집온 조선족 여인 최부용의 고달픈 삶도 아닌 남겸의 동생 남면이 자기의 것을(바보인 형을 포함해서)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는 그 부분이었다.

‘ 때문에 면은 제 것에 흠이 생기는 일은 용납하지 못했다. 면에게는 늙어 꼬부라진 할미나 온 병신이 된 어미나 천치 같은 형조차도 이 하백당 안에서 곱다시 존재해야할 제 것이었다.’ (p 86)

평생 형의 그늘에 가려 어머니의 사랑을 받아 보지 못한 동생, 하지만 어릴 때부터 형을 지키도록 교육받아온 남면은 모든 것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절대로 자기 것에 흠을 낼 수 없는 처지인 것이다. 결국 남면은 형이 죽을 때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남면은 그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이런 남면의 모습은 실제로 하백당(조선시대 임금님께 불신위를 하사 받은 명문가 집안의 상징)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자부심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 처음에 부용은 하백당이 지닌 무게가 사람을 돈으로 살 수도 있는 부에 있다고 여겼다. 하백당을 유지하는 힘이 돈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금전이 있어 가능한 지속이지만 그보다 더 큰 힘이 이 집 사람들이 지닌 자부심에 있다는 건 최근에 느꼈다. 오래된 집은 스스로 그윽하고 현무할 수도 있었다. 그리하여 집안사람들에게 천생인 듯 자부심을 갖게 하고, 그 모든 어우러짐을 지키게 하고,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은연중에 동조한다는 걸 차츰 깨달아 가는 중이었다. 고영라가 갖고 싶었던 게 무엇인지도 그래서 이해하게 되었다. 고영라는 하백당을 깨놓고 싶은 듯 몸부림쳤지만 사실은 이 집에 동화되고 싶었던 것이다.’ (p243)

' 날 때부터 천생인 듯 몸에 익히고, 온갖것을 감내하고 공들이며 지켜야만 가능한 것, 그렇게 만들어지는 자부심이었다. 그건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고, 욕심낸다고 금세 제 것이 될 수는 없는 것이었다.‘ (p270)

하백당 사람들의 생활 모습과 관련하여 내가 다른 사람들과 하백당 사람들이 다르게 보인 것은 정관수술을 한 남겸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거짓말을 했던(결국은 하백당의 안주인이 되고 싶은 거친 욕망 때문에 저지른 일이기는 하지만) 고영라에게 남겸의 할머니가 한 행동이었다. 

‘아이, 영라야, 겸이 그 불쌍한 것한데, 우리한테 니 왜 이러냐. 우리한테 무슨 억하심정이 있냐? 우리가 너한테 뭐 잘못한 게 있드냐? 있으면 말해봐라. 넘 좋은 일은 못하고 살았다만 넘 못 할 일은 안 할라고 평생 애쓰고 살았는디, 사람이란 지도 모르게 넘 한테 궂은 짓을 하기도 한 게, 우리가 니한테 뭘 잘못한 게 있는지도 모르것다 싶어서 있으면 사과 할라고 왔다.’ (p160)

영라가 돈으로 살 수 없었다는 그 자부심 이면에는 남을 탓하기 보다는 내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그 마음도 이제까지 하백당을 지켜낸 힘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자부심 때문에 주인공 최부용과 그의 남편 남겸은 그림같이 남면의 주위의 조그만한 사물처럼 흔적도 드러내지 않고 살아야한다. 평생을.......

그것이 바로 최부용이 처한 어려움이다. 종손과 종손부이지만 바보 천치인 남편 덕분에 그리고 남편이 하백당의 주인이 될 수 없는 처지이기에 묵묵히 감내하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젊고 꿈이 있는 최부용에게는 이런 생활이 감옥과도 같은 것일 것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마음 한구석이 아렸던 것일지도 모른다.

결론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아진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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