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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대학 3 - 어린이를 위한 교양의 모든 것
울리히 얀센 외 엮음, 클라우스 엔지카트 그림, 박규호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처음<어린이 대학>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는 중국의 고전 <대학>을 어린이 수준에 맞게 재해석한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독일 튀빙겐 대학에서 실시된 <어린이 대학>이라는 강의에서 나온 어린이들의 질문을 수록한 책이었다. 아이들의 질문에 답을 한 사람들은 튀빙겐 대학에서 고고학, 물리학, 심리학, 동물학, 수학, 독문학, 의학, 스포츠학을 전공한 교수들이다.대학 교수들이 대학에서 아이들을 위한 강좌를 열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부러운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좌의 내용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백과사전적 지식들을 포함하지만 다른 책들에 비해 보다 깊고 다양한 지식을 포함하였다. 어떤 단편적인 지식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 사고를 가능하도록 되어 있어 읽는 내내 이런 저러 생각을 하느라 머리가 무거웠다. 이러한 현상은 책을 읽고 나서도 쉽게 가시지 않았다. 내가 그동안 철학적 사고와 상상력, 통찰력 보다는 단편적인 사고를 해 왔기 때문에 좀 적응하기 어려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내용은
1. 중세의 기사들은 왜 성을 쌓았을까요?
기사들의 출현 과정, 성의 설립 목적과 성 안에서 살아가는 방법, 기사들의 몰락까지 자세한 설명이 되어있다. 중간 중간에 돈키호테나 십자군 전쟁, 중세 시대 사람들의 생활 모습들도 설명하면서 중세의 기사들은 자기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높은 탑을 가진 섭을 쌓았다는 결론을 제시한다.
2. 천둥과 번개는 왜 칠까요?
호박(보석의 일종)을 문지르면 생기는 마찰력을 ‘전기’로 명명한 영국 의사 길버트, 전기와 번개의 관련성을 최초로 밝힌 벤자만 프랭클린 등의 일상을 소개하면서 번개는 구름이 내뿜는 전기에 의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3. 왜 남자아이들은 잘 싸우고 여자 아이들은 새침할까요?
남자/ 여자가 필요한 이유는 종족의 번식 때문이며, 아이에게 강하다고 계속 이야기하면 실제로 강해지고 약하다고 계속 이야기하면 실제로 약해지는 이유 때문에 강한 성이 된다는 연구 결과와 함께 ‘남자들의 뇌는 우뇌와 좌뇌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는 편이고 여자들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능력이 양쪽에 나뉘어 있다. 여성과 남성은 선천적으로 다르게 태어나지만 교육도 절대 무시 할 수는 없다. 여자로 태어났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순종해야 하고, 남자라고 해서 자동적으로 권위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라는 결론을 제공한다.
4. 박쥐들은 어떻게 귀로 볼 수 있죠?
붉은 박쥐 랙의 일생을 소개하면서 박쥐의 일상적인 생활모습에 대해 설명한다. 랙의 생활 모습을 통해 박쥐들은 눈 대신에 초음파 메아리로 방향을 잡기 때문에 눈을 가린 상태에서도 소리를 따라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이동 할 수 있음을 알려 준다
5. 수학자들은 왜 셈을 잘 못 할까요?
새로운 규칙 ‘otto의 수’(앞에서 읽으나 뒤에서 읽으나 똑같은 수) 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다. 1*1=1 11*11=121, 111*111=12321, 1111*1111=1234321…… 이라는 사실과 함께 무한히 넓은 수학의 고유한 세계가 존재하고, 인간이 자신의 머리를 써서 그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아주 흥분되고, 그런 수학의 모든 문제에는 답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다만 그 답을 찾는데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린다는 것이고, 풀리지 않는 문제는 수학자들에게 아주 큰 도전이 된다는 사실, 그래서 수학자들이 못 푸는 문제들이 많게 보인다는 것을 결론으로 제시한다.
6. 우리는 왜 이야기를 지어내죠?
이 부분에서는 언어 습득 과정에 대한 다양한 실험과 함께 인간은 언어 없이는 살 수 없고, 언어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되며,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기쁨과 슬픔을 나누고 우정을 돈독하게 해주고 자기 자신을 강하게 만들어 준다는 사실, ‘그래서 이야기가 중요하고, 이야기들은 인류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이야기에서 잊지 말아야할 중요한 사실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에게는 듣는 사람이 꼭 필요한 ’경청‘임을 알려 준다.
7. 의사들은 어떻게 병을 고칠 수 있을까요?
이 부분에서는 몸의 저항력부터 강의를 시작한다. 이후로 맹장 수술과 마취학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고 의학은 휴식 시간과 우연에 의해 발달했음(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도 사실은 박테리아를 휴가 기간동안 방치함으로써 생겼고, 뢴트겐의 X선 촬영장치의 발견 역시 사진을 찍다가 우연히 찍힌 부인의 손을 보고 착안한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건강을 지키는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한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답을 쉽게 찾아내기가 어려웠다. 아마도 이 <대학> 강의를 듣기에 내가 부족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8. 운동선수들의 기량은 왜 점점 더 좋아질까요?
인간은 가만히 앉아 있도록 만들어지지는 않았으며 스포츠는 놀이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고대 스포츠에서는 시간이나 기록보다는 오로지 승리만이 중요했기 때문에 기록을 측정하지도 않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기량이 좋아진 이유는 과학적인 훈련을 열심히 하기 때문이고, 기술과 장비가 개선되고, 운동선수들이 강철 같은 의지를 갖게 되고, 경기장이 현대화되고, 올림픽에 참가한 나라의 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 가지 문제에 대해서 30쪽 정도의 설명을 담았는데 제시한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참 넓고도 깊었다. 책을 읽어 내려가다가 문제의 본질에서 약간 벗어나는 방만함이 보이기도 했지만 한 가지 문제에 대해 깊고 다양한 사고를 촉진할 수 있을 것 같다.
책 제목은 <어린이 대학> 이지만 내용상으로 보면 어린이들만의 대학만은 아닌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