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일체론 살림지식총서 384
유해무 지음 / 살림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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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으로서 신앙의 깊이를 더하고자 펼친 책이지만 나의 무지함을 넘어 책 자체에 대하 실망감마저 느낀 책이다. 문고본이자 일반 출판사에서 낸 책이라면 분명 독서 대중을 목표로 낸 책일 터지만 실제 내용은 일정 수준 이상의 신학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렵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그리하여 이제는 단일한 하나님만이 아니라 로고스론을 이용하여 하나님 안에 있는 다원성을 말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이런 식의 다원론은 다시 단원성을 강조하는 단원론의 반격을 촉발했다. 단원론은 성부의 단원성, 곧 성부를 신성의 단일한 원인으로 고수하기 위하여 성자의 신성을 성부의 신성에서 파생되었다고 말하거나 아니면 성부의 외현 방식이라고 보았다. 전자는 2세기에 강했다. 즉, 인간 예수의 세례나 부활 시에는 신적 능력(동력)이 역사하여 그를 성자로 입양시켰다는 입장인데 이는 예수를 반신반인‘으로 만들었다(동력적 단원론). 후자는 서기 200년경부터 유행했으며, 대표적 주장자인 사벨리우스는 ‘성자-성부‘라는 표현을 사용했다(양태론적 단원론).˝

삼위일체론 자체가 성경에 명확히 기록된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성경에 대한 깊은 이해와 분석이 필요하다. 또한 삼위일체론을 주장한 이들과 여기에 반대한 이단들의 논쟁을 수용할 신학적 수준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내게는 이런 기본 자세가 결여되어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어 소화해 내기가 힘든 것이다.

여기에 저자 역시 쉬운 문장으로 풀어내지 못했다. 그것은 위의 인용문을 읽으면 알 것이다. 전문가들을 상대로 한 논문에 사용된 개념을 일반 독자들을 위한 서적에도 그대로 차용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결국 책읽기는 뛰어넘기를 넘어 중단에 이르렀다. 물론 포기가 아니라 다음을 기약하는 것이겠지만. 내공을 더 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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