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야 나무야 - 국토와 역사의 뒤안에서 띄우는 엽서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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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책은 <강의>에 이어서 두번째. 뭐랄까... 그의 글은 인문학적 배경을 한 수필이라고 할까? 분명히 수필같은 데 읽다보면 나와 사회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그의 글은 그런 힘이 있다. 부드러운 듯하면서 내면에 강한 힘을 가진 그임을 느낄 수 있다. 외유내강의 전형적 인물 아닐까 싶다.

 

책을 덮고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이 책이 남긴 느낌을 단어로 표현한다면? 평화, 조화, 자유, 평등, 사랑 등등이 떠오른다. 경제학자인 그는 경제를 통해 세상을 바꾸길 원하지 않는 것 같다. 이 책 어디에도 경제에 대해 우호적인 부분이 없다. 그렇다고 그를 굳이 좌파라고 부를 것도 없다. 그는 그저 세상이 평화롭고 조화롭게 되기를 바라는 한 개인일 뿐이니까. 이런 그에게 죄가 있다면 여러 사람이 그의 글에 공감하여 책이 좀 많이 팔린 정도? ㅎㅎ 그의 유명세에 배아파 할 이들도 있겠지만.

...

군데군데 생경한 단어들이 발목을 잡기는 하지만 이것이 그의 글을 읽는 데 큰 방해거리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 책은 그가 가진 세계관, 인간관에 주목하게 만든다. 어렵지 않지만 남하고 다르게 글쓰는 그. 따뜻한 눈으로 세상보기를 시도하는 그에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으리.

어제 밤 악몽을 꾸었다. 나는 몇 시간 뒤 사형에 처하게 될 사형수. 그의 책을 읽다 잠들어서인지, 그의 죽음을 내내 생각하고 있어서인지, 죽음과 감옥에 대한 알지 못할 불안감에 떨며 새벽에 잠을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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