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하지 않은 손님, 전염병의 진화 - 의학 이야기 지식전람회 19
최석민 지음 / 프로네시스(웅진)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총,균,쇠>를 이은 2탄이었다. 이 책으로 인해 병원균 혹은 전염병에 대한 관심이 많던 차에 서점에서 우연히 눈에 띄어 충동 구매했다. 충동 구매한 책들은 대체로 실패작이었는데 이번에는 나름 전문적 소양을 기를 수 있어 의미 있는 독서 활동이 되었다. 너무 깊이 있는 부분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설명에 좌절하기는 했지만 저자가 무엇을 전달하려 했는지 느낄 수 있어 만족했다.

 

  전염병은 대체로 인류의 출현, 더 구체적으로 말해 인간이 정주 생활을 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인간이 정착하면서 동시에 동물을 가축화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동물(특히 소나 돼지)의 병원균들이 돌연변이를 일으켜 인간에게 옮게 된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아는 많은 전염병들이 나타나게 된다. 천연두, 홍역, 콜레라 등. 이들은 원래 동물의 질병이었으나 인간에게 전염된 이후로는 그 동물들은 이 병에 걸리지 않게 되었다.

 

  문제는 인간이 도시를 만들어 대규모 집단생활을 하면서부터다. 이로인해 병원균들의 서식환경은 매우 좋아지게 된다. 게다가 농경생활과 가축화까지 이어지면서 전염병은 더욱 심화된다. 콜레라, 티푸스, 천연두, 페스트 등이 갑자기 등장하기도 했고, 말라리아처럼 천천히 나타나 오랜 기간 사회를 위협에 빠트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들 전염병들은 역사에 등장하여 큰 영향을 끼쳤고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그 길을 인도했다. 로마의 멸망,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략 실패, 서양 중세의 붕괴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인류의 발전은 전염병들에게도 기회를 주었다. 즉 교통의 발달은 전염병의 전파에 지대한 공헌을 하게 되었다. 이것은 지난 2000년대 초 사스의 발병과 그 전파에서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중국 남부에서 출발한 사스는 홍콩을 경유해 전 세계에 퍼졌고 수 백 명의 피해자를 남겼다. 아시아 교통의 허브였던 홍콩이 전염병의 전파에 공헌을 했다.

 

  또한 인간의 탐욕도 새로운 전염병의 확대에 기여했다. 무분별한 산림 벌채, 식탐, 실종된 기업 윤리 등으로 동물들의 서식 환경이 줄어들고 인간들에게 의해 남획되면서 그들의 질병이 인간에게 전해진 것이다. 즉 사스, 광우병, 조류독감, 에이즈 등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이 질병들은 동물들이 인간에게 전해준 것이 아니라 인간 스스로 이 질병들을 초대한 것이다. 소를 빨리 키우기 위해, 사향 고양이를 먹기 위해, 가금류들을 집단 사육하면서, 유인원들을 함부로 대하면서...

 

  전염병들은 위에서 밝혔던이 인류와 출현과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따라서 쉽게 그들을 물리치거나 박멸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들과 우리는 함께 가야 할 동반자일지 모른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더욱 과욕을 부려서는 안된다. 20세기에 초래된 질병은 결국 인간의 욕심이 부른 것이기에 말이다.

 

  책을 읽자니 주위 환경에 부쩍 신경이 쓰인다. 중국이나 아프리카 여행도 부담스럽다. ㅎㅎ 그런데 갈 수는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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