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읽는 얇은 동화책에서 때로 많은 것을 배운다. 5~600페이지가 넘는 두터운 책보다 깊은 감동과 찡한 여운을 남기기도 한다. 얼마전에 읽은 <행복한 왕자>의 경우가 그렇다. 사실 이 동화의 저자 오스카와일드는 <행복한 왕자>를 통해 약한 자와 가난한 자를 배려하지 못하는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영국사회를 풍자적으 로 그린 것이다. 하지만 나는 작금의 한국 현실에 비춰 다른 시각으로 읽게 되었다.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모 후보의 아들이 한 발언으로 한때 사회가 시끄럽기도 했다. 그 발언의 핵심은 대통령에게 소리지르고 국무총리에게 물병 던지는 미개한 국민들이 미개한 나라를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어쩌면 그가 자라온 환경에서 보자면 그렇게도 보일 것이다. 다 해주겠다는 데 왜 저리 미친짓하는 건지 그는 이해 못할 것이다. 그런 경험도 없었고 엘리트 집안의 자제로 부족함 없이 자라왔을테니. 그런 그에게 돌을 던질 생각은 없다. 다만 그런 자식을 키운 아버지가 과연 한 나라의 수도를 책임질 수장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들따름이다. 아들과 시민은 별개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없이 이성적으로 정신차리라는 이 땅의 보수 권력층, 그리고 그의 아들들. 아직 파이를 나눌 상황이 못되니 파이를 더 키워야 한다는 성장주의자들. 여기에 빌붙은 생각없는 듣보잡들. 다들 한패거리 아닌가. <행복한 왕자>를 읽자니 내 안으로 더운 눈물이 흐른다. 우리에게 이런 지도자는 없는가. 종교적으로야 예수님이 부처님이 계시지만 현실의 우리에게 위안을 줄 리더는 진정 없는가 말이다.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인 그 속에서 공주인양 하는 리더는 필요 없다. 그가 아무리 말해도 듣는 이 없는데 어찌 그에게 기대하겠는가. 기댈 어깨가 필요한 이들을 감싸 안는 그런 지도자가 필요하다. 마음이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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