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사유의 시선 - 우리가 꿈꾸는 시대를 위한 철학의 힘
최진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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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전직 철학과 교수가 쓴 책이지만 철학 이론서가 아니라 ‘철학하기‘를 다루고 있다. 그것도 아래의 서문에 핵심이 녹아 있다. 장담컨데 이 글만 가슴에 녹인다면 다음 장을 넘기지 않아도 된다. 그만큼 주제가 이 문단에 녹아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철학 수입국으로 살았다. ‘보통 수준의 생각‘은 우리끼리 잘하며 살았지만, ‘높은 수준의 생각‘은 수입해서 산 것이다. 다른 사람이 한 사유의 결과를 숙지하고 내면화하면서도 스스로 ‘생각한다‘고 착각해왔다. 수입된 생각으로 사는 한, 독립적일 수 없다. 당연히 산업이든 정치든 문화든 종속적이다. 이런 삶을 벗어나고 싶다. 훈고에 갇힌 삶을 창의 삶으로 비약시기코 싶다. 종속섣을 벗어나 독립적인 삶을 함께 누리다 가고 싶다. 남들이 벌여놓은 판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그물 틈 사이를 비집고 다니는 일은 이제 지겹다. 우리는 정말 우리 나름대로의 판을 벌여보는 전략적인 시도를 할 수 없을까?(17쪽)

왜 우리는 경제만이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선진국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걸까? 현실 한국 사회의 문제는 무엇인가? 그렇다고 이 책이 여기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대신 저자는 우리만의 시선, 눈높이, 철학을 가지지 못했음을 지적한다. 즉 미국, 중국, 프랑스, 영국, 독일 등이 선진국인 이유는 단순히 경제력과 군사력만 강해서가 아니다. 사회, 문화, 정치, 철학적으로 한 단계 높은 사유의 시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당연히 제기될 수 있는 질문이 있다. 그럼 우리는? 우리는 중진국 단계에서 넘어가지 못하고 현재 제자리 걸음 중이라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이점에 나는 동의한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철학자답게 다소 추상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예민하고 독립적이며 과거의 나를 버리고 창의적으로 살라고 한다. 그렇다고 책이 허황되기 보이지 않는다. 무릎을 치게 만드는 탁견이 녹아 있다. 그래서 이 책을 타인에게 권하는 것이다. 국가 발전의 기본은 철학적 시선을 갖추는 일이라는 문장은 핵심중의 핵심이다.

아쉬운 점은 ‘철학하기‘를 강조하다보니 동어반복이 많다. 철학을 해야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점이 무한 반복된다. 또한 ‘선진화‘가 우리의 도착지인가 의문이 든다. 왜 우리가 그런 국가들을 따라야 하는가. 우리만의 길을 모색할 수는 없는가. 꼭 <공부머리 독서법>이 즐거운 독서를 강조하기보다 독서를 통한 성적 올리기를 주장하는 것처럼, 이 책은 잘못 읽으면 철학적 생활보다 선진국 되는 법이 강조되는 것처럼 읽히기도 한다.

좋은 책이다.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비전이 잘 녹아 있다. 철학이 저 멀리 있는 엉뚱한 학자들의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철학적 사유를 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고등학생 시절 열심이 외운 철학사는 그냥 지식일뿐이지 철학이 아니었음을 절절히 깨닫는다. 다시 한 번 우리 교육에 속았음을 알았다. 겉만 번지르르한 교육에 나는 성장하지 못했고 지식만 퇴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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