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의 비밀 - 잠자는 거인, 무기력한 아이들을 깨우는 마음의 심폐소생술!
김현수 지음 / 에듀니티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무기력(無氣力)은 ‘어떠한 일을 감당할 수 있는 기운과 힘이 없는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나의 노력과 힘으로 어찌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자포자기하고 모든 것을 놓아버리게 된다. 이 책은 바로 이 무기력에 빠진 우리나라의 10대 청소년들을 진단한다.

넘치는 물질과 풍요 속에서 우리 학생들은 왜 힘들어할까? 기성 세대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더 어렵고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좌절않고 지금까지 버티고 견뎌 일가견을 이룬 어른들은 나약해빠진 10대들의 정신머리를 받아들일 수 없다. 학교 가면 엎드리거나 잠자고, 집에서도 게임만 하거나 대화가 없다. 이럴 경우 친구 관계도 불안해지고 가족이나 선생님과의 관계는 위태진다. 무기력 학생들은 이때 더욱 움츠리고 자기 안으로만 파고드는 경향이 있다.

정신과의사인 저자는 초보 의사 시절부터 청소년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듯하다. 다양한 임상 경험을 통해 그는 이땅 청소년이 겪고 있는 무기력의 원인과 대책을 논했다. 그는 ‘지금 잠자는 거인들을 깨우는 방법은 잠을 잘 수밖에 없는 이 시스템에 작은 균열을 내서 서서히 삶의 향기를 맡게 하고 스스로 일어나 자신의 삶에 뛰어들도록 하는 것 밖에 없다.‘(232쪽)고 주장한다. 아이가 적응하지 못하는 현실에 참가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그의 목을 조르는 것과 같다. 그에게 관계회복을 통해 삶의 의미를 느끼게 하고 일상의 작은 일에도 성취를 느끼도록 이끌어주는 손길이 필요하다. 그것이 가정과 학교의 일이다.

무기력은 자기자신이 되지 않고 남이 되려고 했던데 그 원인이 있다. 부모나 사회의 강요로 인해 내가 원하는 것을 모르고 타인의 삶을 살도록 강요받는 가운데 나를 잃고 방황하는 것이다. 스스로 나 자신이 되어서 살기에 참 어려운 세상이기는 하지만 결국 스스로를 회복할 때 자신만의 길을 발견할 수도, 무기력하지 않게 살아갈 수도 있다는 것이 무기력의 비밀이다.(230쪽) 우리가 지향해야 할 교육의 방향이 바로 이 길 아닐까 싶다. 물질의 풍요가 우리 삶의 풍요나 청소년의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음을 절감했다면 우리 모두 바뀌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나 다음 세대를 위해.

책을 읽으면 저자의 청소년 사랑이 행간에서 느껴진다. 현학적이지도 않고 자신의 화력한 이력을 내세우지도 않는다. 그는 병원에서의 임상 경험과 학교 현장 체험을 통해 느끼고 익힌 바를 애정 가득 담아 서술했을 따름이다. 고마운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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