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부제는 ‘유홍준의 미를 보는 눈 III‘이다. 전작인 <국보순례>와 <명작순례>를 잇는다. 표지와 지면만 보면 전문학술서적일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미술사나 그와 관련된 이야기에 관심 있는 이라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대중서 서술에 일가견이 있는 저자인지라 독자 편에서도 어려움이 없다. 안목眼目은 사전적 의미로 ‘ 사물의 좋고 나쁨 또는 진위나 가치를 가치를 분별하는 능력‘을 말한다. 저자는 그러한 눈을 가지고 산 전문가들과 그런 눈으로 미술을 향유한 이들을 이 책에서 소개한다. 전자로서는 강세황, 김정희, 최순우 같은 이들을, 후자로는 안평대군, 손재형, 전형필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물론 책에는 더 많은 사례들이 나오지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로 유명한 저자답게 유홍준의 글에는 재미가 있다. 그의 글이 좋은 것은 모든 내용이 다 읽을만해서라기 보다는 독자의 눈을 끄는 주제를 잘 포착하는 능력이 뛰어난 데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 역시도 읽노라면 도자기 한 점, 건물 한 채가 저기서 내게 말을 걸어오는 착각에 빠진다. 멀어 보이던 화가들도 어느새 곁에 있는 듯하다. 과거의 미술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눈길을 주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