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의 말들 -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 문장 시리즈
은유 지음 / 유유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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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끌려 산 책이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막연히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심에 블로그를 운영하며 끄적여 온지 10년이 넘었다. 꾸준히 쓰지 못한데다 체계적으로 연습하지 못하여 비문과 중언부언함이 넘쳐났다. 지금은 사라진 야후블로그가 시작이었는 지금 당시의 글을 읽으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글쓰기 책은 이전에도 산 적이 있지만 다 읽지도 내 것으로 소화시키지도 못했다. 그러다 지난 번에 읽은 <서평 쓰는 법>과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란 점에 끌려 무작성 샀다. 게다가 부제가 끌렸다.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라니! 제목은 이상(?)했으나 부제만큼은 유혹되기 적당했다.

책을 펼치면 왼쪽 면엔 저자가 고른 쓰기와 관련된 명언이, 오른쪽 면에는 저자의 수필같은 글쓰기 경험담이 실렸다. 그러니 왼쪽 면에는 공백이 많다. 그럼에도 명언이 주는 묵직함에 쉬 읽고 넘어가질 못했다. 몇 번을 곱씹어 읽으며 소화했다. 가령 김영하 작가의 글은 글쓰기에 대한 깊은 통찰을 말해준다. ˝기록한다는 것은 조수간만처럼 끊임없이 침식해 들어오는 인생의 무의미에 맞서는 일이기도 하죠.˝ 이런 문장을 어찌 휘리릭~ 읽고 지나칠 수 있겠는가. 여백의 미학이랄까? ㅎㅎㅎ

이어진 저자의 글에도 학인들과 진행하는 글쓰기 강좌의 편린들이 나온다. 그곳에서의 경험이 자신을 성장시키고 한 걸음 더 나가가게 하고 있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그게 다가 아니다. 여기에도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명언들이 줄줄이 나온다. ‘불순물과 첨가물은 몸에도 나쁘고 글에도 해롭다. 화려한 요소가 얼마나 많은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요소가 얼마나 적은가가 글의 성패를 가른다‘, ‘글쓰기란 생각의 과정을 담는 일이다. 생각을 완성하는 게 아니라 중지하는 것이다. 글쓰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아니라 정해진 시간이 필요하다.‘, ‘부사와 접속사를 빼라!‘ 등 저자의 직접 체험에서 나온 글쓰기 자세, 방법들이 오른 면에 녹아 있다. 글쓰기 이론서가 담지 못하는 저자의 직접 체험과 경험이 내 시선을 끈다.

<서평 쓰는 법>을 통해 서평의 쓰는 맛을 익혔다면 <쓰기의 말들>을 통해 쓰는 맛을 간접적으로 느꼈다. 그래서일까 막 쓰고 싶어진다. 글쓰이의 유혹이 밀려한다. 외출하고 돌아오는 길에 저자의 수필집을 한 권 샀다.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 아직 밀린 책들이 많지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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