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신화 서문문고 219
현용준 지음 / 서문당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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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과 함께‘라는 영화와 웹툰이 인기다. 만화책으로 읽은 나는 이 스토리의 원판이 궁금해졌다. 작가의 아이디어가 어디에서 왔는지 알고 싶었던 것이다. 책의 뒷편에 소개된 자료들을 도서관에서 찾아보니 실마리를 잡게 되었다. 주호민 작가는 제주도 신화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집 구석에 쳐박혀 있던 <제주도신화> 책을 펴게 되었다.

제주도신화의 특징은 책으로 기록된지 오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많은 연구자들이 직접 마을 찾아다니며 주민들에서 들은 내용을 녹음, 채록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즉 얼마나 발품을 팔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구전설화와 신화들을 모을 수 있는지 결정되었다. 이런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연구자들에게 경탄과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주도신화는 우선 재밌다. 다양한 주제와 인물들이 등장하여 마치 재미진 고전 소설을 읽는 느낌이다. 신이 주인공이지만 인간적 면모가 넘친다. 신화라 하지만 불교적 색채도 강하다. 아마도 후대에 각색되거나 추가된 내용이 많은 듯하다. 간단했던 내용들이 살이 덧붙여지며 복잡해지고 재밌어진 것이다. 나는 그리 느꼈다. ㅎㅎ

지금까지 나는 우리 신화는 재미없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 단군신화나 한반도 건국신화는 그리스로마신화에 비해 솔직히 재미가 떨어진다. 그런데 이 제주도신화는 예외다. 인간미 넘치는 신들의 존재는 내용을 더 풍성하게 해준다. 육지 신화보다 낫다. 바로 그런점이 웹툰이나 영화의 소재로 활용되는 것이다.

이 더위를 재미난 책 한 권으로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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