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 <히틀러의 철학자들> 이본 셰라트(김민수)

 

 

 히틀러와 (주로 독일)철학자들과의 관계에 대한 책이다. 칸트, 헤겔, 쇼펜하워, 니체 등 나치가 왜곡해서 이용한 철학자들, 칼 슈미트나 하이데거처럼 나치에 부역한 철학자들, 아렌트, 아도르노, 벤야민처럼 나치에 박해받은 철학자들. 서양지성사에 어두운 그림자를 남긴 나치즘이란 무엇이었는지, 나치즘 철학의 구체적 실체는 무엇이었을까

 

2. <조선과 중화> 배우성

 

 

 일본은 한국이 옛날부터 중국의 속국이었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식민지 통치 역시 그러한 맥락에서 정당화한다. 새뮤얼 헌팅턴이 일본은 일본문명으로 별개의 문명으로 분류한 반면, 한국은 중화문명권으로 본 것을 보면, 서양에서도 그러한 시각이 주가 되는 듯하다. 물론 근세 동아시아 조공책봉관계가 서양근대의 웨스트팔리아체제에서 보편화된 주권국가들의 관계와는 다른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하며, 말 그대로 조선이 중국의 속국이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지만, 실제로 조선은 명과 청으로부터 책봉을 받아야만 했고, 조선이라는 나라 이름조차도 명나라에서 정해준 것이었다. 과연 조선과 명, 청의 관계는 실제로는 어떠한 것이었을까, 하는 것이 나의 오랜 의문이었다. 페이지수에서부터 학술서의 포스가 느껴지는 이 책이라면 그 의문에 대한 답이 될 것 같다.

 

3. <켄 로치> 존 힐(이후경)

 

 

 영국의 좌파 영화감독 켄 로치. 아일랜드 독립을 그린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때부터, '켄 로치'라는 이름은 내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주로 영국 하층민들의 삶을 아무런 희망 없이 보여주는 그의 영화는 솔직히 말해서 재미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감독 특유의 묘한 작품세계가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는 거장 중 한 사람이다. 그러한 켄 로치의 작품들과 정치의 관계를 서술한 책. 감히 켄 로치의 팬을 자처하는 이로서 추천한다.

 

4. <대중의 계보학> 김성일

 

 

 "모던 걸에서 촛불소녀까지, 대중 실천의 역사와 새로운 대중의 시대"라는 부제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일제시대에 탄생한 대중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사회사적 고찰. 솔직히 말해서 나는 황우석사태나 디워사태에 보여준 대중의 비이성적 모습을 보고 대중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불신을 갖고 있다. 오히려 그래서 이 책의 저자가 대중의 계보학을 어떻게 그렸을지 더 관심이 가는 책이다.

 

5. <음식의 문화학> 밥 애슬리 외(박형신 외)

 

 

 요즘은 어지간한 곳에는 돈부리니 라멘이니 하는 일본음식점들이 성황을 누리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 "일식"하면 거창한 회와 초밥, 그 외 서비스 메뉴들이었는데 격세지감이 든다. 그런가 하면 얼마 전 오랜만에 도쿄에 갔더니 인도음식점들이 부쩍 늘어 있었다. 베트남 요리, 우즈베키스탄 요리, 지구 반대편 브라질 요리까지도 오늘날의 글로벌 시티 서울에서는 맛볼 수 있다. 다양한 음식, 신기한 음식을 먹어보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무척 기쁜 일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음식이란 그 사회의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음식의 문화학"이라는 본격적인 제목을 들고 나온 이 책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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