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3월
평점 :
품절


특정 곡은 공감이 가기도 하고 하지만 깊이있거나 감수성 짙은 그 분의 글이 아니다. 정말 본인이 가진 음반에 짧은 코멘트. 하루키가 아니었다면 과연 책이 될 수 있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홍학의 자리
정해연 지음 / 엘릭시르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해연작가의 작품은 겨우 두 권을 읽었기에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범죄자나 피해자에 대한 시선, 갈등의 구조가 더블과 비슷하였다.

작가가 작정하고 배치한 반전은 사실 중간쯤에 수많은 의문으로 남았었고 너무 이상한데? 설정오류인가 하는 생각을 하였으므로 반전이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았다. 트릭은 피해자의 사인이 나왔을때 그간 보아온 추리소설 짬바로, 반전은 첫 베드씬에서 그간 보아온 웹소설 짬바로 대충 눈치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불쾌하였다. 나는 장르소설을 아주 좋아하고 분명 재미있었지만 이런 걸 보고싶었던 건 아닌가보다. 결국은 모두가 각자의 악함을 가지고 있고 범인은 구제불능이고, 그러나 피해자는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라니.
인간의 악의보다 선의를 보고싶어졌다. 피폐해.

영화 마더, 소설 용의자x의 헌신, 그 외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작들이 떠오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멀리 오래 보기 - 진정한 관점을 찾기 위한 기나긴 응시
비비언 고닉 지음, 이주혜 옮김 / 에트르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평가의 정체성은 깊이 들여다본 적이 없는데 그 글을 모으니 작가의 자리가 잘 보였다. 유대인이자 여자인 정체성이 작가의 삶을 이룬 근간이며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약자성임에도 근데 작금의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충돌을 보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이렇게나 많은 유대인들이 서구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쳤구나 싶으면서도 세계대전이 수습된 후의 그들이 과연 약자였을까 하는 냉소를 감추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을 좀 오래 읽게된 것 같다.
작가는 각 포지션에서의 약자라 할지라도 그들의 양면성을 냉혹하게 비판하는데 자신에게까지 적용했는지는 의문이다. 말도 안되는 손가락 전쟁이 난무한 상황에서 어찌나 시의성 있는 칼럼인지 감탄하며 먼저 겪은 그들의 그것을 현재 겪고 있는 우리는 글을 보며 끄덕끄덕하다 그것이 1970 년대의 것임을 알고 살짝 충격을 받는다.

모든 것이 받아들여지는 독서 토론 모임을 갖고싶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 인간을 개인으로 보지 않고 그저 사물로 볼 수 있는 그 능력은 레비에게 범죄 중의 범죄가 되었다. 그러나 이조차도 레비는 독일인이 아니라 인생자체를 비난했다. 결국 수천수만의사람들이 타인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할 수 있다면 이러한 능력은 타고났다고 말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는 인간이라는 유기체 안에 그토록 괴물 같은 분리를 가능하게 한죄를 인생 자체에 물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너무나 모순되게도 그가 다시 ‘자유로운‘ 사람이 되자마자전쟁 전의 모습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수용소 안에서도 바깥에 있었을 때처럼 인간으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오래된 공포와 불안과 우울이 무기력하게 그의 핵심으로 아주천천히 돌아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러한 비평을 쓰고 그 이야기를 반복했던 여성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받았다고 느끼는 능력은 비범한 피해자였다는 사실은 별로 놀랍지 않다. 그는 누가 자신을 칭찬하고 비웃었는지, 지지하거나 반대했는지, 깎아내리거나 찬양했는지 계속현황을 기록했고, 자기 작품이나 개인을 향한 모든 비평을 질투심이나 시기심 탓으로 돌렸으며, 만찬에 초대 받지 못하면누군가 모욕을 주려고 일부러 꾸민 일이라고 확신했다. 

이 작가들의 삶을 지배했던 공개적인 반유대주의는 가라앉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세계를 무자비한 불안과 좌절의 장소로 경험했고, 비유대인을 향한 전쟁은 여성을 향한전쟁으로 대체되었다. 언제나 불꽃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산문에 적이 하나 필요했다. 그들이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많은 작가들이 분노의 매개물이 내면에 있음을 발견했다. 불변의 고뇌는 그들의 손에 들어가 문학의 황금기를 생산해낸 은유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