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 단편집 스티븐 킹 걸작선 5
스티븐 킹 지음, 김현우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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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페이지 미만의 짧은 글속에서, 어느 때는 클라이맥스 한 가운데 들어와 얘기를 볼 때도 있고, 여느 때는 결론을 알고 이야기의 시작을 찾아가기도 하고, 또 어느 때는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힘들고 친절한 배경 설명도 없는 이야기에 떨어뜨려져 불편함을 안고 시작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어느 상황에 독자가 떨어뜨려 져도 한상 반복되는 것은, 페이지를 넘기면서 이야기의 결말이 궁금해져 결말 까지 몇 페이지가 남았는지 뒷장을 들쳐보게되고, 도대체 몇 남은 페이지에서 어떻게 결말을 내려고 이러는 건지 궁금한 마음이 글 읽는 속도를 재촉하게 한다는 점이다.

스티븐킹의 장편은 각 챕터의 결말까지 도달하는 과정이 너무 즐거워 결말의 시작점을 통과하는 문 앞에서 책을 덮으면 내일이 기대되는 즐거움이 있는 반면, 단편은 결말을 알지 못하고는 읽기를 멈추지 못하게 만드는 편집증 적인 자아를 발견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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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욕망을 파는 집 1~2 - 전2권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엘릭시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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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특히 12월 부터 연말에 이르는 시기에 읽으면 크리스 악몽과 같은 연말 분위기를 한 껏 느낄 수 있는 어른들의 동화 같은 이야기. 스티븐 킹의 소설은 평상시 쉽게 지나쳐가는 의로운 가치들이 악과 대결할 때 가장 큰 힘이 된다는 가치를 매번 반복해서 강조하며 엔딩의 감동을 배가시키는데, 이 작품에도 어김없이 나타난다.

인간의 욕망이 갖는 본질 - 모든 불행의 근원이자 제정신을 잃게 만드는 허상-을 한 편의 잔혹한 소동으로 그려내는 글 솜씨가 일품이다.

제정신은 정작 나를 떠나갈 때는 알지 못하지만, 다시 찾아 왔을 때 비로소 존재를 깨우친다는 작 중 표현을 접했을 때 소름 돋았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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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세트 - 전3권
스티븐 킹 지음, 정진영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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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장르는 공포소설인데 읽는 내내 유년시절의 아름다움에 가슴이 먹먹했다. 이토록 잔혹하면서도 아름다운 성장소설이 또 있을까. 읽는 지난 두달간 정말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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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 바이 미 - 스티븐 킹의 사계 가을.겨울 밀리언셀러 클럽 2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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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없이 어울려 놀던 네 소년의 성장기로 알고 열어 봤으나, 사실은 시궁창 같은 인생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정신 바짝 차리고 살라는 교훈을 주는 소설. 소설의 중반을 넘어설 즈음에, 그 때 까지는 서로 돈독한 우정만 보여주던 이야기가, 14살 아이의 입을 빌어 냉혹한 현실의 세계를 전달하는 순간 책이 던져주는 느낌이 많이 달라진다.

‘무모하고 멍청한 친구들과의 우정을 지켜 인생을 나락으로 빠트리지 마라. 어린 시절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사람들이 너의 말을 믿게 만들어라. ‘

예상치 못했던 날카로운 주제를 전달하는 과정을 멋들어진 모험담으로 풀어 나갔다. 소설속 인물의 심리를 잘 그리기로 유명한 작가 답게, 두 소년의 성장과 인생의 큰 전환점을 준 이틀간의 여행을 흥미롭게 그리고 있다. 그리고 씁쓸한 결말도 매력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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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심리가 얼마나 나약하고, 그 나약함으로 인해 얼마나 잔인해 질 수 있는지, 그것이 지켜보는 이로 하여금 얼마나 끔찍한 공포로 다가오는지를 보여주는 수작이었다. 또 한 번 같은 표현을 반복하자면, 스티븐 킹은 사람의 심리를 관찰하는 위대한 관찰자다. 최고의 이야기꾼이라는 표현은 심리적 공포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한 수단에 대한 찬사일 뿐이다. 그가 만일 나의 인생을 묘사한다면, 난 벌거벗은 아이로 돌아가는 기분을 느낄 것이다.

명작이라고 평가받을 만한 문학작품들을 쓴 작가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인간의 심리를 차분하고, 명쾌한 목소리로, 간단명료하게 표현한다는 점이다. 비록 어려운 철학적 사상을 사용했으나 인물의 행동과 생각, 판단의 정당성을 논리적으로 표현했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밀란 쿤테라도 그랬고, 에세이 ‘민족주의의 단상’에서 민족주의자들이 갖는 논리적 허점과 행동 이면의 심리적 사유를 명쾌하게 표현했던 조지오웰도 그랬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장 수작이라고 생각하는 ‘악의’도 인간이 갖고 있는 나약한 감정인 ‘질투심’과 이유없는 ‘악의’를 소설속에 표현하고 있다. 스티븐 킹은 ‘샤이닝’에서 잭 토런스의 자라온 배경과 과거의 실수와 같은 이야기 장치를 통해 한 인간이 호텔의 망령에 점점 영향을 받아 변해가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고, 왜 호텔이 그를 하수인으로 선택하게 되었는지 자연스럽게 깨닫게 해 준다.

이토록 섬세한 인간의 심리를 다루는 명작을 스크린에 담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도 힘든 일이다. 지금까지 읽은 그의 중장편 소설이 모두 그랬다.
만일 내가 그의 입장에서 영화화된 이들 작품을 시사회장에서 보았을 때 들었을 법한 감정을 한마디로 상상해 보았다.

- 쇼생크 탈출, ‘시나리오 작가 녀석, 나 보다 더 멋진 엔딩을 만들어 냈어’
- 미저리, ‘캐시베이츠는 완벽한 애니윌크스지만, 그녀의 능력을 십분의 일 밖에 쓰지 못했어’
- 샤이닝, ‘스탠리, 이 오만한 놈이 내 작품을 어설픈 호러영화로 망쳐놨어, 개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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