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더 마인즈 - 문어, 바다, 그리고 의식의 기원
피터 고프리스미스 지음, 김수빈 옮김 / 이김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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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진화로 시작해 인간과 두족류의 신경계 진화 과정으로, 이어서 의식의 기원을 엿보다 환경문제로 마무리. 한 우물만 팠더라면 좋았을텐데. (이 책 덕분에 문어와 대왕갑오징어에 대한 애정이 싹트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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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각형 또는 뒤집힌 원뿔 모양이며 그 안은 매우 불규칙적인 나무를 떠올려 보자.
이제 이 나무 맨 꼭대기에 있는 가지에 앉아 내려다 본다고 상상해 보자. 당신이 이 나무 꼭대기에 있는 것은 단지 살아있기 때문이지 우월해서가 아니다. 현존하는 생물은 모두 당신과 동등한 위치에 있다. - P18

뇌 혹은 어떤 종류건 신경계를 갖고 있는 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일까? 대체 뭘 위해서 신경계가 필요하다는 말인가? 내가 볼 때 두 개의 관점이 이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에 길잡이가 된다. 두 관점은 과학 연구에서도 볼 수 있으며 철학에도 스며들어 있을 정도로 뿌리가 깊다. 첫 번째 관점에 의하면 신경게 본래의 근본적인 역할은 ‘인식‘을 ‘행동과 연결시키는 것이다. 뇌는 행동을 지도하기 위해 있으며 행동을 유용하게 "지도" 하는 유일한 방법은 발생한 것과 본 것(그러고 만지고 맛본 것)을 연결시키는 것이다. 감각은주변 환경에서 일어나는 일을 탐지하고 신경계는 이 정보를갖고 무엇을 할지 결정한다. 나는 이것을 신경계와 그 기능에 대한 ‘감각운동sensory-motor‘적 관점이라고 부를 것이다.
- P42

우리가 한 동물의 두뇌 능력을 다른 동물의 두뇌 능력과 비교하려 들면 지능을 올바르게 측정할 수 있는 단일한 단위가 없다는 사실에 직면하게 된다. 동물의 종마다 각기 다른 능력이 있다. - P79

인간은 "믿을 수 없을 정도의속도로 이어지며 항구적인 흐름과 움직임 속에 있는" 이미지와 감정의 다발 혹은 집합에 불과하다.
- P204

이런 점들을 한데 모아 정리해 보면 두족류의 특징들(특히 문어에게서 현저히 드러나는) 중 얼마나 많은 것이 그 옛날 껍데기를 버리면서 생겨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껍데기를 버리면서 두족류는 기동성과 민첩성, 신경계의 복잡성을 얻었고 언제나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포식자들에게 노출돼 있는 존재로서 바삐 살고 일찍 죽는 삶의 방식을 갖게 됐다.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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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물건으로서의 책은 우리가 한정된 분량의 책만을 읽을 수밖에 없다는 슬픈 상황의 상징이기도 하다. 우리의 삶도 책장처럼 책을 위한 자리가 한정되어 있다.  - P60

다시 말해서 우리가 평생 읽는 책의 분량과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에 보관할 수 있는 책의 분량은 어느 정도 일치한다. 우리가 소장하는 책의 분량만큼, 딱 그만큼의 텍스트가우리의 머릿속에 들어가는 것이다. - P60

만일 내가 다른 책들을 만났더라면 그 다른 책들을 샀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찾아서 발견하는 사람은 자신이 발견한 책과 자신의 관계가 손님과 상품처럼 단순한관계가 아니라는 환상을 먹고산다. 벼룩시장에서 책을 찾는 것은 인터넷으로 책을 구매하는 것과 달리 정확한 수요와 특정한 만족이 문제시되지 않는다. 적절한 순간에 맞닥뜨린 예기치 않은 행운, 우리는 이 행운 때문에 곤란한 동시에 행복해하는 것이다.
- P72

책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이런 불안은 문화의 성취가 보편적이지도 않을뿐더러 전적으로 안전하지도 않다는 슬픈 확신을 더욱 분명하게 해주는 것 같다. 오히려 문화적 산물은 특정 전달자와 결부되어 있고 그들 각각의 운명과 같은 길을 간다. 최악의 경우에는 문화적 산물이 하나도 남지 못할 것이다. 집단적인 기억은 남아 있겠지만, 그 기억은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데다가 망각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도 않다. 텍스트가 책을 필요로 하듯, 정신은 정신을 담을 그릇을 필요로 한다. 한 권의 책이 분실되거나 파괴됐을 때 그 자리를 메울 수 있는 더 많은 책들이 있다면 더욱더 좋을 것이다.
- P91

이와 동시에 나는 모든 수집가들, 심지어 책을 읽지 않는 수집가들까지도 잘 이해할 수 있다. 수집이란 함께 짝을이룬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모음으로써 무언가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물건을 훔치거나 살인을 저지르지 않는 한, 수집은 마음이나 돈을 사용해서 하는 최악의 일도 아니다.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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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사람, 동물, 사건이 나타나서 당연한 듯 옆에 있다가 사라져도 누가 설명해주는 법이 없다. 아이들이 설명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 P26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은 뒤에는 새로운 사람, 동물, 꿈,
사건이 생기지 않는다(아주 어린 나이에 이렇게 되는 사람도 있다). 모두 전에 겪었던 일, 전에 만났던 사람이 다른 가면을 쓰고 나타날 뿐이다. 옷차림, 국적, 색깔이 달라졌어도 모두 똑같다. 모든 것은 과거의 메아리이자 반복이다. 슬픔도 없다. 순전히 죽음을 앞둔 아주 작고 마른 고양이 때문에 엄청난 괴로움, 외로움, 배신감 속에서 몇 날 며칠 눈물을 흘리던 오래전 기억과는 조금 다른 경험 앞에서도 마찬가지이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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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 대하여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도리스 레싱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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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의 소개글은 없는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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