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는 사람, 동물, 사건이 나타나서 당연한 듯 옆에 있다가 사라져도 누가 설명해주는 법이 없다. 아이들이 설명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 P26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은 뒤에는 새로운 사람, 동물, 꿈,
사건이 생기지 않는다(아주 어린 나이에 이렇게 되는 사람도 있다). 모두 전에 겪었던 일, 전에 만났던 사람이 다른 가면을 쓰고 나타날 뿐이다. 옷차림, 국적, 색깔이 달라졌어도 모두 똑같다. 모든 것은 과거의 메아리이자 반복이다. 슬픔도 없다. 순전히 죽음을 앞둔 아주 작고 마른 고양이 때문에 엄청난 괴로움, 외로움, 배신감 속에서 몇 날 며칠 눈물을 흘리던 오래전 기억과는 조금 다른 경험 앞에서도 마찬가지이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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