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ttle Prince - 어린왕자 영문판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윤주옥 옮김, 김민지 그림 / 인디고(글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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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속의 모든 영어 문장은 <어린왕자 영문판>에서, 리뷰 속의 모든 한글 문장은 <어린왕자>에서 가져왔음을 알린다.

 

 

 

글담 서포터즈로 받게 된 두 번째 책은 <어린왕자>였다. 응? 왜 어린왕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것 같다. 인디고에서는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의 제일 첫 번째 책으로 <어린왕자>를 이미 선택했었으니 말이다. 이번에 새로 나온 책은 <어린왕자>이긴 한데 '또 다른' <어린왕자>다. 바로 '영문판 어린왕자' <The Little Pricne>다.

그동안 어린왕자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리고 여전히, 아마도 후대에 이어 또 후대에까지 길이길이 읽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좋은 고전이다. 그래서 한글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원문'의 느낌을 알고 싶어서 영문판을 선택해서 같이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또한 영어공부를 위해서도 좋은 선택이 되리라 생각해서 영문판을 보던 사람들도 있었다. 이렇게 수요가 있으니 당연히 공급도 많을 터. 영문판과 한글판을 같이 묶어서 발간된 수 많은 책들이 이미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데 웬 영문판? 이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다. 그런데 그 것 알고 있나? 영문판이라고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은 '외국인조차 문학적으로 감상할 수 없는' 영어 번역이라는 것을 말이다. 영어교재 어투이거나 잘못된 번역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인디고는 국내 최초로 '불영번역'을 시도, 완역본을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로 발간하게 된 것이다.

 

번역은 영문학자 윤주옥 교수가 맡아서 진행했다. 그녀는 번역이라는 작업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해석의 과정이지만, 자신이 능력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원작에 충실하려 했다고 이야기 했다. 게다가 영어로 된 최상의 표현을 찾기 위해 미국 뉴잉글랜드에 거주하는 원어민 편집자와의 수많은 토론이 있었음을 밝혔다. 영문판을 읽으면서 문학적 표현을 논할 정도의 영어 실력이 아니라 가타부타 말을 할 수는 없겠지만, 아마 원어민이 읽어도 만족할 만한 수준의 문학책이 되었음에는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


 

 

 

People, they rush about in express trains, but they no longer know what they are looking for.

That is why they bustle about and 'go round and round'. (p 138) 

사람들은 저마다 급행 열차에 몸을 싣지만, 정작 자기들이 무엇을 찾으러 가는지는 모르고 있어.

그래서 초조해 하며 제자리를 맴돌고 있기만 해... (p 200)

 

 

 

 

When you look at the sky at night,

because I live on one of the stars,

because I shall laugh on one of them,

it will be as if all the stars were laughing.

You will have stars that can laugh! (p 150) 

밤에 하늘을 바라볼 때면 내가 그 별들 중 하나에 살고 있을 테니까,

내가 그 중 한 별에서 웃고 있을 테니까,

모든 별들이 다 아저씨에겐 웃고 있는 듯이 보일 거야.

아저씨는 웃을 줄 아는 별들을 가지게 되는 거야. (p224) 

 

 

 

 

You take the risk of crying a little if you allow yourself to be tamed. (p 143)

누군가에게 길들여진다는 것은 눈물 힐릴 일이 생긴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p 211)  

 

 

 

개인적으로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를 알게 된 건 순전히 한글판 <어린왕자>였기 때문에, 세트로 받지 않았어도 세트가 구성되었다. 그래서 영문판을 읽고 문학적 소양을 알아챌 수 없으니 차라리 한글판을 한 번 더 읽어보았다. 익히 알고 있던 내용들 말고 또 다른 내용이 보이니 신기했다. 그 보아뱀과 양이 들어 있는 구멍뚫린 상자와 장미와 여우, 그리고 전혀 기억하지 못했던 뱀까지- <어린왕자>의 결말에 대해 물어본다면 사람들은 뭐라고 생각할까?라는 생각을 문득 하며 나도 전혀 기억하지 못한 결론을 보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근본적인 물음에까지 다가갔다. 그 어린왕자는 정말 화자가 '본' 것이 맞을까? 혹시 탈수증세에 빠져 만들어낸 '환상'은 아닐까 같은. 어렸을 때 어린왕자를 어떻게 읽어왔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읽으면 읽을수록 생각하는 부분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만은 확실하다.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의 묘미는 감성을 자극하는 일러스트가 아니던가. 김민지 일러스트 작가는 파스텔의 예쁜 색감을 사용하면서도 이야기의 본질을 꿰뚫는 그림을 그려 독자로 하여금 글에 대한 이해를 배가 시킨다. 사진으로 찍어서 이 정도지 직접 본다면 아마 더 반할지도 모르겠다. 여자의 심장을 정조준해서 저격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여성들이 좋아하는 그림체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누군가에게 선물용으로도 좋을만한 책.

 

사람들이 기억하는 어린왕자는 작고, 바오밥나무에 당황하고, 노을 보는 것을 즐겨하며, 사막에 불시착한 화자를 따뜻하게 맞아줬던 모습들이 아닐까 싶다. 혹시, 집에 어린왕자 책이 있다면 한 번 꺼내읽어 보길 권한다. 누구나가 소싯적 읽어본 책이겠으나 다가오는 느낌은 예전과는 전혀 다르다. 어쩌면 나처럼 기억하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고 당황스러워 할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엄마에게 물어봤더니 엄마도 결말은 기억하지 못했다.) 시간이 좀 더 흐르고 다시 어린왕자를 보게 된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나이 들어가는 나와 함께 나이들어가는 이 책은 나이 들어서 읽어도 묘한 울림을 주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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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는 다르다 - 도전은 본능이다, 창조는 놀이다, 과감하게 미쳐라
손남원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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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가요 기획사들은 아이돌이 등장하던 1996년부터 꾸준히 개편되어 왔다. 3대 기획사니 4대 기획사니 하면서 그 회사에서 내놓는 아이돌들은 큰 히트를 쳤었다. 우리나라의 아이돌들은 철저히 기획사에 의해 만들어지는 존재들이었고, 그래서 기획사의 '기획력'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일단 우리나라의 아이돌의 산 증인이자 독보적인 기획사는 누구나가 알고 있고 인정하는 SM이다. 그리고 많은 기획사들이 언급될 수 있겠지만, 빅뱅의 거짓말 이후 핫해지기 시작하다 현재는 음원차트를 쥐고 흔드는 YG가 그 다음이라고 할 수 있겠다. SM이 정통 아이돌을 키워내고 있는 회사라면 YG는 힙합을 기반으로 하는 아이돌을 만들고 있는 회사. 엄연히 아이돌을 키우는 회사들이지만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시장에 나오고 있고, 지금 우리나라의 음악계는 SM과 YG가 둘로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둘의 색은 완전히 다르고 각자가 추구하는 바도 다르지만, 둘은 우리나라의 대중문화계에서 간과할 수 없을만큼 큰 힘을 가진 기획사들이 됐다.


앞에서 SM과 YG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건 이 책과 관련이 있어서다. 이 책은 YG라는 회사가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기 때문이다. 왜 지망생들이 YG에 들어오고 싶어하는지, YG는 어떻게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됐는지, 실패나 좌절을 어떻게 이겨냈는지에 대한 꽤 자세한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거기에는 저자가 직접 양현석과 양현민 대표를 인터뷰하면서 알아낸 내용들이 담겨 있기 때문인데, 그래서 그런지 다른 어떤 책들보다도 정확도 면에서는 뛰어나다고 느껴진다. 저자는 사회부 기자에서 연예부 기자로 자리를 옮기면서부터 양현석과의 인연을 맺게 됐다고 했다. 그때부터 YG의 부침이라든지 YG의 성장이라든지를 양현석을 통해 직접 들을 수가 있었고, 그 이야기들을 책에 담았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 YG는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초창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나에게 있어 YG의 처음은 지누션이다. (사실 당시에 지누션이 어떤 기획사였는지는 내게 중요하진 않았었다) 하지만 그땐 YG라는 이름을 쓰지 않았을 때라고도 했고, 지누션 이전에 기획했던 그룹은 요즘말로 '폭망' 수준이었다고 했다. 그런 시절이 있었던 양현석이 자신의 동생을 경영대표로 데려와서 함께 일하면서부터, 그리고 지누션을 기획하고 앨범을 내면서부터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후엔 우리가 익히 아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원타임을 기획하고, 휘성과 거미와 빅마마를 홍보하기도 하고, 빅뱅과 투애니원과 이하이와 악동뮤지션까지 이어지는 젊은 가수들의 이야기, 싸이와 에픽하이 등 영입했던 가수들의 이야기까지. 이 책은 YG의 역사를 모두 훑고 지나간다. 겉훑기 식이 아니라 인터뷰 형식으로 그들의 말을 '빌려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신뢰도는 급증하는 것 같다.

 

나는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들보다 이전의 이야기에 관심이 갔다.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 YG라는 기획사의 회장이 되기까지 양현석이라는 인물은 실패는 없었을 것 같은 이미지였기 때문이다. <힐링캠프>에도 멘토로 나왔듯 자수성가한 사람으로서는 지금 높은 곳에 있는 것이 분명하니 말이다. 하지만 양현석과 실패는 공통분모가 거의 없는 듯 하다. 한 번 실패를 맛 본 사람들은 몸을 사리기 마련인데, 양현석은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그대로 추진해 나갔으니 말이다. 그리고 어느 가수들에게나 예외없는 그의 고집은 실패라는 좌절보다는 성공이라는 열매를 더 많이 가져다 주었다. 예전부터 느껴왔던 거지만 한 번 생각한 자신의 고집은 쉬이 꺾이지 않는데, 그 고집대로 방향을 맞춰가다보면 그 길이 정답이라는 것이 제일 신기했다. 자신이 믿는 것이 길이 된다는 꿈같은 이야기가 그에게는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젊은이로서, 그의 그런 도전정신에는 무궁한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이제는 무시할 수 없을만큼 높은 곳에 있음에도 여전히 도전을 멈추지 않고 안주하는 가수들에게는 채찍질도 마다하지 않는 그는, 가수들에게는 꽤 빡빡한 사장님일테지만 대중들에게는 좋은 기획사 사장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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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쿠바에 가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 것들 - 잊을 수 없는 내 생애 첫 쿠바 여행 First Go 첫 여행 길잡이
남기성 지음 / 원앤원스타일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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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관련 책이라면 읽어보는 걸 좋아한다. 늘 여행책 관련 서평을 적을 때 이야기하듯, 내가 직접 떠날 수 없기에 보고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뭐 가끔은 '꼭 가고야 말겠어'라는 전투의지를 불태우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꽤 여러 나라의 여행책을 봐 왔었는데, 오늘 서평을 쓸 이 나라에 대한 책은 본 적이 없어 일단 호기심이 먼저 일었다. 제목부터 어마어마하게 긴 이 책은, 하지만 그 긴 제목에서 책의 방향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처음 쿠바에 가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 것들>. '처음'이 중요한 포인트고, 나라 이름인 '쿠바'도 중요 포인트, 그리고 '가장 알고 싶은 것'이 제일 중요한 포인트가 되겠다.


여행 에세이라고 하기에는 '정보'가 많은 책이다. 애초에 제목에서 이야기했던대로, 여행자가 가장 알고 싶어할 만한 것들이 몽땅 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책이니 말이다. 만약 내가 여행을 가게 된다면 가기 전에 궁금한 것이 뭘까 생각해 봤다. 해외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를 가기 위해 필요한 비자와 여권 신청부터 알아볼 것이고, 그 다음은 항공기 예약, 그에 맞춰 숙박할 호텔을 알아볼 것이며, 호텔을 알아보면서 아마 화폐에 대한 개념도 깨우치게 될 거다. 그리고 공항에서 호텔까지 가는 교통편을 알아보며 교통편에 대한 공부도 해야 할거다. 아마도 폭풍 검색과 함께. 그 다음에는 체류기간동안 머물면서 보고 싶은 대강의 것들을 추릴것이다. 유명한 것과 꼭 보고 싶었던 것들을 체크하고 어떻게 가는지 어디 붙어 있는지도 대충 체크해 두고, 맛집도 몇 군데 정도는 검색해 놓지 않을까. 원래 여행 한 번 하려면 폭풍 검색이 동반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니던가.


이 책 <처음 쿠바에 가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 것들>은 그런 폭풍 검색을 반으로 줄여주는 아주 고마운 책이다. 처음에 이 책을 설명할 때 책 이름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그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이다. 처음에는 쿠바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을 해 준다. 그리고는 여권은 어떻게 만드는지, 비자는 어떻게 발급받는지, 여행자 보험을 드는 방법이나 숙소를 구하기 좋은 사이트 등도 알려주고, 쿠바에 대한 여행정보를 정리해놓은 사이트도 알려준다. 거기서 끝이면 섭섭하다. 출국할 때 해야할 일이라든지 입국했을 때 해야 할 일이라든지도 살뜰히 알려주고, 내려서 헤매지 않도록 버스 승장강은 어디에서 타는지, 이 정도 거리가 되면 택시가 좋을지 버스가 좋을지, 어디서 타면 택시값이 더 싼지도 알려준다.

 


당장 쿠바에 도착해서 필요한 것들이 한가득 쏟아진다. 그래서 읽으면서 흥미로웠다. 해외에 나가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신기한 것들 투성이니까. 그 중 즐거웠던 건 Tip이라 적힌 부분들이었는데, 팁은 대게 본문에서 다루지는 않았지만 저자가 알아뒀으면 좋을만한 것들을 일러준 공간이다. 자잘하지만 여행다니면서 꼭 필요한 것들을 적어놓은 공간이니(더불어 저자가 몸소 느낀 바 체험을 녹여서 써 놓은 공간이기도 하다.) 쿠바에 갈 사람이나 가고 싶은 사람들은 이 공간은 꼭 챙겨볼 것-


쿠바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려주고 나면 책은 저자가 6박 7일동안 여행했던 길을 그대로 설명해주면서 '나를 따라 여행해 보면 어떨까?'를 이야기한다. 저자 남기성은 날짜마다 테마가 있는 여행을 했는데, 하나의 테마를 정한 후 그 테마와 잘 어울리는 공간들을 찾아다니는 여행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참으로 친절한 이 책은 지도를 첨부해서 각 테마별로 돌아다녔던 곳을 체크해 놓았다. 큰 지도 작은 지도 모두 들어 있어서 이게 어디쯤이구나를 대충 감 잡을 수 있다고나 할까. 거기다가 막상 돌아보려고 해도 앞뒤 분간이 되지 않아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외국만 나가면, 아니 동네만 벗어나면 동서남북 방향감각을 상실하는 누군가를 위해서) 어떤 건물 뒤로 돌아야 하는지 매표소는 어디있는지도 숫자를 붙여 잘 설명해 놓았다. 백마디 말보다 사진이 첨부된 그림 하나가 더 좋듯이, 모든 장소는 사진으로 남겨져서 이 책을 들고 여행을 하게 된다면 '적어도' 길을 잃어버릴 위험은 없다는 얘기다.

 


내가 관심을 보인건 매 테마가 끝날 때마다 뒷쪽에 붙어 있던 쿠바의 먹거리에 관한 공간이었는데, 쿠바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 같은 곳도 소개해 놓고 명동거리같이 군것질 하기 좋은 거리도 소개해 놓았다. 레스토랑 같은 경우는 그 레스토랑의 주요 메뉴 뿐만 아니라 가격, 주소, 전화번호, 이용 가능한 시간까지 잘 정리되어 있어 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팁이 될 듯 하다. 아래쪽에는 위에서 내가 강조했던 Tip 박스가 있는 곳도 있는데, 이 레스토랑은 줄이 점심시간 때는 줄이 기니까 시간대를 옮겨 가라든가, 어떤 음식이 맛있다든가, 어떤 음식을 먹어봤다면 이 음식도 먹어보라든가, 주변에 어떤 유명한 곳이 있다든가 등 작가의 꿀팁이 담겨 있으니 팁 박스 하나도 그냥 넘기지는 말자.

 


쿠바에서 유명한 체게바라와 헤밍웨이를 빼놓을 수 없으므로, 저자는 이 두 인물과 관련한 테마를 각각 하루씩 짰다. 체 게바라와 같이 쿠바 혁명과 관련된 1일 여행, 헤밍웨이와 함께 하는 그의 생가부터 자주 갔던 카페까지 둘러보는 1일 여행. 쿠바에서 관심이 갔던 부분인 단연 이 부분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곳을 둘러보지 않았음에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게 조금 의문이었다. 하지만 그 의문은 작가의 인터뷰 부분에서 풀렸으니...

 


'쿠바는 교통편이 발달되지 않아서 일정을 만들기가 어렵다'는 인터뷰가 내 궁금증을 해소해 줬다. 왜 많은 곳을 둘러보지 못했을까 살펴봤더니 관광지 사이사이 이동거리가 장난이 아니다. (많게는 3시간이 걸리는 곳도 있다.) 그렇기에 쿠바에서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서 둘러보느냐가 중요한데, 굳이 저자가 다녀왔던 길을 그대로 가지 않더라도 쿠바의 여러곳을 둘러볼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일테니 본인이 생각해서 길을 개척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테다. 저자는 쿠바의 중심 뿐만 아니라 지방도시들도 돌면서 쿠바의 여러 향기를 느꼈기 때문에 일정이 좀 더 뜨문뜨문한 걸수도 있다. (테마를 맞추려고 했던 이유도 있을 테다) 그것들을 촘촘히 그리고 느낄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나만의 루트를 짜는 것도 재미있는 여행 방법이 되지 않을까.

 


사실 이 책은 정보 전달에 주 목적이 있다보니, 작가의 사심을 담은 예쁜 쿠바의 사진들 보다는 '어느 건물 앞에 뭐가 있다'를 알려주기 위한 조각 사진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책이다. 해서 에세이 느낌이 나는 예의 봐 왔던 사진들을 찾기는 쉽지 않다. 아마 에세이를 생각하고 이 책을 집어드는 사람이 있다면 실망할 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에세이보다 실용서에 가까운 성격을 지닌 책이니 말이다.


쿠바를 처음 접해서 낯선 사람이 쿠바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꼭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보기 쉽게 설명이 되어 있고, 가는 길 또한 자세히 사진으로 설명되어 있으며, 작가의 꿀팁들이 여기저기 많이 들어 있으니 말이다. 여러 풍경이 없는 게 아쉽다면 직접 본인이 가서 찍어오면 될 일 아니던가!! 즐거운 쿠바 여행을 위해, 그리고 배낭여행을 떠나는 누군가를 위해 이 책이 좋은 길라잡이 역할을 하게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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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토끼 난다詩방 2
성미정 지음, 배재경 그림 / 난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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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엄마들의 꿈이 아닐까 싶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만든 동시집은 엄마들에게 꿈을 불어넣어주기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아이의 많은 모습을 남기고 싶은 게 '엄마'다. 나중에 아이가 크면 함께 이야기하면서 추억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가 싫다고 해도 굳이 세워놓고 사진을 찍기도 하고, 이것저것 경험을 해보게도 한다. 등을 떠밀기도 하고, 때로는 윽박도 지르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것들이 과연 아이의 기억에는 제대로 남을까?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 그래서 아이와 엄마가 동시에 할 수 있는 건 의외로 많지 않다. 엄마는 의욕이 앞서기 때문이고 아이는 대체로 하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의욕적으로 같이 무언가를 시작했다가도 금방 시들해져서 그만 둬 버리는 게 그냥 일반적인 삶이 아니던가. 


동시의 주제는 '일상'이다. 일상에서 겪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일기처럼 에세이처럼 쓴 시들을 모아 놓은 것이 <엄마의 토끼>다. 굉장히 개인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으나 읽어보니 그건 선입견이었다. 아무래도 아이들의 사생활(?)은 그리 복잡하지 않아 꽤나 보편적인 정서를 공유하게 되는 듯 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건 아이의 시각에서 바라본 일상은 어른만큼이나 고민이 많다는거다. 저 나이 때 내가 이렇게 고민했던 기억은 나지 않지만,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새로 느끼는 것이 더 많은 아이들이 느끼는 세상은 즐겁고 기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사는 게 고달프다' (p 116) 이야기 하기도 할까. 고작 아홉살 인생이 고달프다는 게 아이러니하지만 조금은 이해가 가기도 했다는 건 비밀-


가끔씩은 아이들이 툭 내뱉는 말이 어른의 마음을 건드리기도 한다. 동시의 묘미는 그런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몇 개 골라 봤다.

어쩐지 아주 조금은 / 개학도 기다려지는 첫번째 여름방학 (p 23)

친구와 함께라면 / 벌서기도 재미있구나 / 벌을 서보고 알았어 / 친구가 있어서 알았어 (p 39)

봄바람 같은 너의 숨결에 / 나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 낙하산 되어 날아가지 (p 54)

내가 훔치고 싶었던 건 찬장 위에 던져둔 / 백 원짜리가 아니었어 / 동생들만 쫓아다니고 / 언니만 걱정하는 엄마 마음이었어 (p 109)


아이의 생각이 굉장하다고 느낀건 역시 책의 뒷표지에도 나온 '까닭이라는 닭을 본 적이 있니'였다. 이 책의 뒷표지로 삼을만큼 아이의 생각이 고급지다. 생각의 알 속에 살고 있다는 까닭 / 곰곰이 생각해보면 생각의 알을 깨고 / 태어난다는 까닭 // 얘들아 너희들은 / 까닭을 본 적이 있니 // 선생님이 까닭이라는 단어의 뜻을 이렇게 설명해주니 아이는 까닭이 '닭'의 종류인 줄 알았던 모양이다. 까닭을 닭종류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어찌나 귀엽던지.


그러나.. 나는 동시에 대한 감흥은 많지 않은 듯 했다. 아이의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써내려간 시는 확실히 웃음을 짓게 하는 부분들이었으나, 아이가 없고 20대인 내게 이 책은 크게 감동할 거리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막 유치원에 들어간 아가가 있는 친구에게 이 책을 보내면 아마 좋아할 듯 싶다. 이런 류는 앞에서도 말했듯 엄마들의 로망이니까.

아이와 함께 꾸준히 무언가를 해 나가면서 끝을 맺는 것을 할 수 있는 엄마들은 이렇게 책을 만들어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싶다. 굳이 출판사를 통해 '출간'하지 않더라 하더라도, 글을 모으고 그림을 그리면서 아이의 생각을 공유하고 대화거리가 많아지는 것은 분명 좋은일이니까. 아이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아이의 성장을 곁에서 지켜본다는 건 엄마로서 어떤 기분이 들까. 문득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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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앤턴]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조지프 앤턴 - 살만 루슈디 자서전
살만 루슈디 지음, 김진준.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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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는 다른 두툼한 택배 박스에 물음표를 둥둥 띄우면서 개봉하니, 무려 800쪽에 달하는 어마무시한 두께의 거대한 책 한 권과 또 다른 책 한 권이 나왔다. 그 거대한 책이 바로 <조지프 앤턴>. 그리고 다른 책 한 권은 <그래도 괜찮은 하루>, 신간평가단 지정도서였던 것이다. 일단 나는 이 책을 추천하지 않았다. 작가? 잘 모르는 작가다. 근데 책의 두께가 역대급이다. 3년째 알라딘 신간평가단을 해 오면서 이렇게 두꺼운 책은 처음이었다. (물론 '크기'가 컸던 책은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이라고 화보를 보는 듯한 에세이가 있었다.) 책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두꺼운 책이 주는 중압감은 생각보다 컸다.

 

그래도 주저하고만 있을 수는 없어 그 자리에서 책을 펴 봤다. 그리고 나서야 알았다. 이 작가가 누구인지 왜 살만 루슈디의 자전 에세이인데 제목이 <조지프 앤턴>인지. 프롤로그는 마치 잘 짜여진 소설 같았다. 왜 안 그렇겠나. 자신이 쓴 소설 <악마의 시>가 종교모독으로 읽혀지고, 자신은 살해 위협으로 목숨이 위태로워졌으며, 그 와중에 자신은 은둔생활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이 긴박감있게 그려졌기 때문이다. 자신이 겪은 내용이기 때문에 당시에 무엇을 했고 어떤 상황이었으며 누가 이런 말을 했다,라는 것을 적었다. 그래서인지 더 현실감이 없어 보이기도 했다. 20페이지 남짓한 이 프롤로그에서, 이 책이 어디로 갈 것인지를 분명히 보여준 작가 살만 루슈디. 그를 잘 모르지만 그의 대단함은 책 속 곳곳에서 느껴졌다. 특히 자신의 상황을 히치콕 감독의 영화 <새>의 까마귀가 등장하는 장면과 비교하는 부분은 이 프롤로그의 제목 '최초의 까마귀'와 잘 맞아 떨어졌으며, 내게는 꽤 임팩트가 있게 다가왔다.

 

첫번째 까마귀가 정글짐에 내려앉을 떄는 유일하고 색다르고 특별해 보인다. 그 모습을 일반화하여 거창한 이론을 세울 필요는 없다. 사후에, 즉 재앙이 시작된 후, 사람들은 흔히 첫번째 까마귀를 어떤 전조로 여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까마귀가 정글짐에 처음 내려앉을 때는 한낱 새 한 마리에 지나지 않는다. (p.15)

 

현실감이 없어 보였던 건 아무래도 나중에 생각해보니 전조였던 이 부분이 실상은 그저 여느날과 다름없는 하루였기 때문이었을 테다. 그 느낌을 영화와 비교해 정확하게 전달해냈다. 프롤로그에서 부풀어오른 기대감이 다음을 재촉했다.

 

 

자신의 유년시절, 그리고 왜 <악마의 시>를 만들게 되었는지, 그에게 작품이 어떤 의미였는지 설명됐었던 1장. 여기서부터는 화자가 3인칭으로 등장, 루슈디를 '그'라고 지칭하기 시작하며 소설같은 구성을 띠기 시작한다.

새로움은 어떤 방식으로 세상에 등장하는가? (p.105)

살만 루슈디는 소설을 쓰기 전 이런 문장을 비행기 안에서 적었었고, 그가 쓴 소설은 지금까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새로운 종류의 소설이었다. 이 물음이 그에게 어떤 의미를 주었는지는 모르지만 왜인지 와 닿는 문장이라서 적어봤다. 루슈디는 이민자였던 자신과 옆집의 할머니의 이야기를 생각하며 여러 의문이 던져지길 원했다.

이민이라는 행위는 이민자 개인 및 집단의 정체성, 자아상, 문화, 신념 등 모든 것을 위기에 빠뜨린다. 그러므로 이민자들에 대한 소설이라면 마땅히 의문을 던져야 옳다. 이민자들의 위기를 묘사할 뿐만 아니라 실천해야 한다. (p.105)

그렇게 등장한 <악마의 시>는 센세이셔널했지만, 머지않아 파트와로 목숨을 잃을 위협에 놓인다. 그가 책상 앞에 적어두었던 "책을 쓰는 일은 파우스트의 계약과는 정반대다. 불멸을 얻으려면, 하다못해 유산이라도 남기려면, 일상생활은 아예 포기하거나 지리멸렬을 각오해야 한다."라는 좌우명대로, 그는 이 책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포기해야만 했다.

 

에세이에서 보건대 다른 나라에서 책을 출간하는 과정도 순탄치는 않았다. 하지만 "자유인은 책을 씁니다. 자유인은 책을 펴냅니다. 자유인은 책을 팝니다. 자유인은 책을 삽니다. 자유인은 책을 읽습니다. 우리는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국민정신에 입각하여 독자 여러분이 전국 방방곡곡의 서점과 도서관에서 언제든지 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는 전면광고를 낼 정도로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고자 했던 출판계는 확고했고, 비겁자들이 등장함과 동시에 용자들도 어디서든 등장했다. 그리고 10년의 지리한 싸움은 시작되었다.

 

표현의 자유는 25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어디까지가 허용 가능하고 어디까지가 모욕인지 가려내기 쉽지 않기 때문인데, 루슈디의 책도 그런 것이다.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긴 했으나 그를 모티브로 삼은 것이 분명한 종교가 존재함에 '단순'한 것이 '복잡'해 진 것이다. 그럼에도 루슈디는, 쫓기는 신세임에도 예전에 사랑했었던 첫사랑을 만나기도 하고, 아들에게 원고를 보여주며 새 소설을 집필하기도 했으며, 그와 반대로 죽을 고비를 몇 번이고 넘기기도 했다. 자신이 자신일 수 없음을 괴로워하다가도 자신을 지켜주며 보호해주는 특수부 사람들과 친구들의 위로로 자존감을 되찾기도 했으며, 이름을 조지프 앤턴으로 바꾸고 '조'라고 불렸다. 루슈디가 10년만에 드디어 자유를 얻었을때 나도 얼마나 기뻤던가. (드디어 책이 끝이라는 생각에-)

 

긴 분량은 그만큼 그때 겪었던 일들이 잊을 수 없을만큼의 기억으로 남겨져 있기 때문이기도 할 테고, 작가의 기질로 그때의 일을 더 잘 알리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20년 전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전달되는 경험은 앞으로도 흔치 않을 것 같다. 자신의 자전적 에세이를 이렇게 쓰는 사람은 루슈디가 처음일 듯. 그리고 <악마의 시>가 읽고 싶어졌다. 도대체 어떤 책이기에 파트와가 선포되었더 건지 말이다. 뭐 그때와 지금의 시각이 많이 달라졌으므로 다른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의 글솜씨를 보건대 보통은 넘을 듯 하니 말이다. 내게 많이 낯선 루슈디지만 왜인지 그의 인생을 알고나니 궁금증이 생긴달까.

 

책은 작가의 책상을 떠나면서 변모한다. 아무도 단 한 구절도 읽지 못했을 때부터, 글쓴이 말고는 그 누구의 시선도 스치기 전부터, 책은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일으킨다. 이제 읽을 수 있는 책이 되었으니 더는 작가의 소유물이 아니다. 책은 제멋대로 세상을 여행할 테고, 작가가 간섭할 방법은 없다. (중략) 책은 이미 세상으로 나아갔고 세상은 책을 바꿔놓는다. (p.129)

 

세상에 내놓은 책은 작가의 의지가 아닌 세상의 의지대로 바뀐다고 했다.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구절이다. 그러니 말이든 책이든 조금 더 신중해야 할 필요성도 느끼게 했던 책이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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