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때 반짝 리스트 - 엎드려 울고 싶을 때마다 내가 파고드는 것들
한수희 지음 / 웅진서가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전부터 쭉 말해왔던 건데, 나는 꽤 '편협'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만 즐기는 경향이 있다. 넓고 얕은 지식을 가질 주제는 되지도 못하지만 그렇다고 얇고 깊은 지식을 갖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나라는 사람은 한 가지에 꽤 쉽게 빠지고 그만큼 열정을 가지지만 또 쉽게 질려버리기도 하는 사람이니까. 그래서 나는 꽤 얇고 얕은 지식을 갖고 살아가기 때문에 남들에게 추천받는 것을 좋아한다. 또한 누군가가 '내가 좋아하는 리스트예요'라면서 공개한 것들도 즐겨 찾아보는 편이다. 나와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다면 다른대로, 비슷하다면 비슷한 대로 내가 알지 못하는 여러가지를 알 수 있어서- 거기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고 또 다른 누군가를 찾아내는 것은 꽤 즐거운 일이기에 말이다. (굳이 시간을 들여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 누군가 반문한다면 할 말은 없겠지만.)


<우울할 때 반짝 리스트>는 그런 내게 딱 어울리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더군다나 내가 좋아하는 것들 중 2가지 책과 영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리스트는 언제고 내가 찾아봐도 좋을만한 것들이라서 더더욱 눈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힘이 들 때의 나는 일부러 밝은 노래를 찾고 생각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들을 찾으면서 갖고 있던 생각들을 애써 떨쳐내는 형이다. 비슷한 기분의 노래를 들으면서 나를 저 바닥 끝까지 끌어내려 울어버리거나 내려놓지 않는다. 그게 괜한 자존심이라 생각하면서도 아무리 집에 나 혼자 있더라도 그런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감정을 풀어내는 데 서툴다. 그런데 부제가 '엎드려 울고 싶을 때마다 내가 파고든 것들'이라고 하니 또 한 번 눈이 갔다. 저자는 어떤 식으로 감정을 풀어내나 궁금하기도 했고 말이다.

 

 

 

이 책은 총 4개의 chapter로 구성되어 있다.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 현재와 불안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 직장과 사회에 대한 이야기, 앞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 크게 말해 이런 내용들이지만 들여다보면 소소하게 영화와 책과 저자의 이야기가 함께 뒤섞여 있다. 사랑파트를 예로 들어보자면- 나와 헤어진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봤던 영화에 대한 이야기고, 누군가와 헤어진 후 심리학 책의 한 구절을 떠올리며 나의 잘못된 점을 생각해보는 이야기이며, 그로 인해 사랑이 무엇이었을까 그때의 사랑은 왜 그렇게 뜨겁기만 했었나 고민까지 해 보는 이야기. 이야기가 두서없이 꽤 의식의 흐름을 따라 감정적으로 쓰는 것 같이 느껴지면서도, 구절구절 따져보면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들이 퍽 많아서 슬쩍 스쳐 읽었다가 페이지를 다시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들이 빼곡하다. 그러다 저자가 추천한 책들과 영화들의 리스트보다 오히려 그녀가 쓴 글들에 더 마음을 빼앗겨 버린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말았다는 건 안 비밀. (하지만 즐거운 아이러니다)


저자 또한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던 사람이고, 또한 사랑에 아파하는 여자였으며, 누군가의 선배였으니- 저자와 독자 사이에는 '사람'이라는 공통분모가 존재하게 된다. 아주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룬 책이어서 더 많이 공감하게 됐었는지도 모르겠다. 관계에 대해 생각했었고 여전히 고민 중이며, 사랑에 앞뒤 없이 달려들던 시절들을 떠올리며 '내가 왜 그랬지'란 객관적 시선을 들이대기도 하지만 또 그때만큼 순수했던 시절은 없었노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들. 그 글들은 묘하게 위로를 받는다. 사실 위로란 게 별것인가. 내 마음에 와 닿는 글귀가 하나라도 있으면 그 글귀 안에서 위안을 찾는 것이지-



그러니 20대가 바랄 수 있는 행복이란 결국 '확실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때는 불확실한 것들 투성이였기 때문에 계시와도 같은 운명적인 사건이 일어나서 내 인생이 조금이라도 확실해지기를 간절히 바랐다. (중략) 이제 30대가 된 나는 20대의 불안한 프란시스에게 속삭여주고 싶다. 그 나이에는 원래 그런거라고.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맘껏 부딪치라고. (91쪽)


내 마음에 와 닿던 이 글귀는 작년에 꽤 호평을 받았던 영화 <프란시스 하>와 관련된 이야기다. 저자는 영화 속에서 되는 일 하나 없던 20대 프란시스의 모습에서 무모하기 짝이 없던 2달간의 인도여행 시절의 본인을 발견 이야기를 끌어나갔다. 무모했고 무서움도 많았으며 남자를 만났으면 하고 떠났던 여행에서 별 헤프닝 없이 다시 돌아왔던 그때를 떠올리며 20대란 무엇일까를 고민하던 저자. "머리를 대고 침대에 누워 봐. 그리고 한쪽 발은 바닥에 놓고. 그럼 기분이 나아져."라는 위로밖에 서로에게 할 수 없는 영화 속 20대들에게 이제는 나이가 훌쩍 든 현실의 저자가 건네는 말은 비단 '말'로써만 들리는 것이 아닌 이유는 글쎄, 내가 지금 그 방황하는 20대여서일까.


나는 여전히 사랑에 아파해야 할 나이지만 사랑에 관한 너무 당연한 이야기들보다는, 팍팍한 현실과 불안정안 미래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부분들이 더 좋았다. 특히 여자로서 생각해야 하는 고민들 역시 저자도 했던 것들이라서 그런지 여자 관련 이야기들이 더 와 닿았는지도 모르겠다.


유머 감각이라는 건 자신에 대한, 그리고 인간에 대한 통찰에서 나온다. 내 가장 못난 면까지도 받아들이고 내보일 수 있는 용기와 삶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지혜가 있을 때, 비로소 자신을 비웃을 수 있는 힘과 여유가 생긴다. 그리고 안타까운 여자, 박복한 여자,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웃긴 여자'가 되는 편이 훨씬 낫다. (111, 112쪽)


한 가지 아는 것이 있다면 정말 보기 좋은 여나들은 날씬하든 뚱뚱하든 상관없이 생기가 넘치는 여자들이란 사실이다. 자신을 긍정하고 인생을 긍정하는 여자들, 카티 같은 여자 말이다. 힘든 일이긴 하지만 내 몸무게를 인정하는 건 곧 자기 자신을 인정하는 것이다. 조금 더 뚱뚱하더라도 그냥 받아들이고, 최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날씬해지는 건 그 다음 문제다. (135쪽)


강한 여자들은 상처받지 않는 여자들이 아니다. 정말로 강한 여자들은 그레타나 영남처럼 상처받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여자들이다. (227쪽)




그리고 가끔씩 이렇게나 와닿는 이야기를 할 때는 책을 읽고 또 읽게 됐다.

자신의 감정을 잘 나타내면서도 어색하거나 촌스럽지 않은 문장들을 책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부엌에 있지만, 요리라는 행위와 음식이라는 매개를 통해 어렴풋이나마 세상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고 느낀다. 인간적이라는 말은 바로 이런 걸 뜻하는 게 아닐까? (172쪽)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고통과 상처란 가격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 강도의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다. 그럴 때 머뭇거리다 뒤돌아서거나 숨지 않고, 전력 질주하여 삶의 품으로 뛰어들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다 끝내 패배하더라도 눈물을 닦으며 이렇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널 사랑했어, 어쨌든. (227쪽)



책을 읽으면서 내가 받은 위로는 사람 사는 거 다 비슷하다라는 거다. 나 혼자만이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느껴지는 안도감. 생각해 봤다. 나를 위로하는 좋은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하지만 사람마다 각자에게 맞는 방법이 다들 다르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나와 네가 다르듯이, 내 방법이 나에게 위로가 된다고 너에게 위로가 될 거라 강요할 수는 없을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너도 나도 갖고 있는 그 여러 가지 방법들이 공통으로 갖고 있는 것은? 아마도 자신을 따뜻하게 감싸줄 작은 온기란 결론이다. 슬플 때, 위로가 필요할 때 엄마에게 안겨있듯 누군가에게 안겨 있으면 위로가 되는데 그건 서로 감싸안은 체온에서 느껴지는 온기 때문이다. 혼자 있지 않다는 확신-


<우울할 때 반짝 리스트>가 저자에게 그 온기를 선사했듯이,

나도 좋아하는 영화와 책들을 리스트업 해서 온기를 가지고 있어야 겠다는 생각이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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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펜 공부법
아이카와 히데키 지음, 이연승 옮김 / 쌤앤파커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카피부터 인상적인 책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단순하고 효과적'이라는 문구도 그렇고, '유수의 명문대에 합격한 12만명이 검증했다'는 문구도 그렇고, '필요한 것은 파란펜 한 자루와 노트 한 권 뿐'이라는 문구도 그렇고. 책 표지에 적혀 있는 온통의 문구들이 대한민국에서 시험을 봤거나 보거나 볼 예정인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제목에 떡하니 공부법이라는 단어를 붙인 것도 그렇고 왜인지 모르게 자신만만함이 책에서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그냥 느껴지는 느낌이 "이 책은 예사 공부법이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그냥 책에 대한 내 첫 느낌이 그랬단 소리다.)

 

단순하고 효과적이다. 지금 현재의 대한민국에서는 달랑 이 두 단어만으로도 충분히 이목을 끌 수 있다. 그 내용이 어떠하든 말이다. 현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는 것만큼이나 구직자들의 또는 직장인들의 스펙에 눈이 뒤집혀 있는 상태고, 그로인해 하나라도 더 많이 아는 사람이 승리하는 세상이다. 조금 더 빠른 시간 내에 효과적으로 많은 것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요령이 필요한데, 단순하고 효과적이라는 이 두 단어는 그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것이 아니던가. 사실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는 사실을 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 6년, 대학교 4년의 기간동안 느껴왔기에 이미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럼에도 방법을 찾기 위해 애를 쓴다. 누가 어떤 것으로 합격했다더라, 누구네는 이렇게 공부했다더라. 갖가지의 카더라를 통해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그럴수록 아마 효과는 없을거다. 그렇게 고군분투 하는 사이에 공부를 하겠다는 누구의 말처럼, 공부법을 찾는 것보다는 그 시간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이 또 다른 공부법이 될테니.

 

그래서 더 호기심이 일었던 책이다.

그리고 책을 다 읽어본 지금, 공부하는 법을 몰라 쩔쩔 매는 누군가에게 강력하게 추천해도 될만큼 직관적인 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파란펜 공부법'은 크게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암기하고 싶은 단어나 문장을 파란펜으로 적고 또 적는다'라는 것 (파란펜 암기법), 두 번째는 '노트와 메모를 할 때는 무엇이든 적겠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쓴다'는 것 (무작정 쓰기 필기법). 그러니까 '파란펜 공부법'은 이 두 가지 기술을 종합하여 '무작정 파란펜 쓰기 공부법'이라고 풀어 표현할 수 있다. (33쪽)

 

사실 책을 읽으면서도 가장 회의적인 것이 파란색 펜으로 노트를 빽빽히 채우는 것이 공부와 어떤 효과가 있느냐-하는 것인데, 이 회의적인 감정을 저자는 꽤 논리적인 이야기로 독자를 설득한다. 파란색이라는 색상의 볼펜으로 필기를 하게 되면 색깔이 주는 '안정효과'로 인해 공부를 하면서 쉽게 흥분을 하지 않게 되어 기억력이 높아지게 된다는 이야기나, 파랑이라는 색상 자체는 기억에 쉽게 남는 인상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색상으로 필기를 할 때보다 효과가 좋다는 이야기가 그 예다. (3장 chater.1에 등장하는 내용들이다.) 파랑이라는 색상이 가진 효과들을 조사하고, 여러가지 펜으로 똑같은 공부를 했을때 느끼는 변화 같은 것을 여러 학생들을 통해 시험을 해 봤다는 이야기들이 꽤 신빙성을 높인다.

 

 

 

책 속에 파란펜 공부법을 하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여러 방면으로 소개가 되고 그 예들도 나오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이 '파란펜 공부법'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손을 움직이면서 선택, 집중, 계속 이 세 가지를 계속 해 나간다'는 데에 있는 것 같다. 한 권의 노트에 무조건적인 필기를 하면서 기억에 많이 남는 파란색의 볼펜으로 눈으로는 글을 보고, 손으로는 글을 쓰면서, 옮겨 적기 위해 입도 움직이는 다각적인 움직임을 통해 평소보다 기억력을 더 높이는 것이 그 첫 번째. 처음에는 무작정 옮겨 쓸 지 몰라도 2번째 쓸 때는 처음보다 중요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3번째 쓸 때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보이기 시작하는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지는 것이 그 두 번째. 마지막으로 끊임없이 계속 노트에 옮겨 적음으로써, 그래서 다 쓴 볼펜들이 쌓이고 노트들이 쌓일수록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이 그 세 번째. 이 세 가지의 반복이 사람의 능력치를 끌어올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은 어찌됐든 성취감이라는 달콤한 감을 먹게 되면 그 달콤한 감을 다시 먹기 위해 또다시 노력을 하기 시작한다. 그전보다 더 많은 노력을 쏟아 붓기도 한다. 뿌듯한 마음으로 자신을 칭찬하고, 그 칭찬은 잘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불어 넣어주며, 공부에 용기를 갖게 된 사람은 어떻게든 그 공부를 할 때만큼은 누구보다도 자신감을 갖게 된다. 파란펜 공부법은 일종의 위약효과도 내포하고 있다고 책은 설명한다. '잘하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계속 공부를 하다보면 진짜 잘하게 되는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공부라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위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작은 목표들을 이뤄나감으로써 결승점으로 다다르게 하는 효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파란펜 공부법에서 강조하는 것이 '절대로 다 쓴 노트와 볼펜은 버리지 말라'는 것이다. 자신이 얼마만큼의 작은 목표들을 이루어왔는지를 스스로 치하하고, 더 위의 목표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주니 말이다. 그래서 일종의 편법 아닌 편법들도 등장하는데, 바로 볼펜은 빨리 닳을 수 있는 젤잉크로 된 볼펜을 추천하는 것 정도? (귀여운 편법이다.)

 

 

 

 

이제껏 책에 소개된 공부법에 대해 이야기를 했지만 책 이야기도 안 하고 넘어갈 수는 없겠다. 책은 일단 글씨가 크다. 게다가 책의 크기도 작고 글씨도 많지 않아 책읽기 싫어하는 사람들이라도 쉽게 손을 내밀 수 있다. 게다가 그 속에 쓰여 있는 내용들도 전혀 어렵지 않고 책 자체로 읽기 쉬우며, 하나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다뤘던 이야기들을 인포그래픽으로 나타내어 한 눈에 정리하기 쉽게, 다시 상기할 수 있게 구성해 놓았다. 아무래도 '공부법'이다 보니 어떻게 하는 것이 좋다, 어떻게 하는 것은 잘못됐다라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한 눈에도 그런 것들을 잘 보여주는 인포그래픽이 첨가되어 있다. 쉬운 책이고 절대 어려운 이야기가 들어 있는 것이 아니니 어린 학생들부터 직장인들까지 폭넓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책 속에서 여러 효과들을 에둘러 설명했지만, 결국 이 공부법 또한 '나 자신과의 싸움'임에는 틀림 없다. 책 속에서 강조하는 것은 하나의 목표의식, 그리고 거기까지 가는 길에 포기하지 않는 뚝심, 끊임없이 손으로 노트를 채워나가는 부지런함이다. 공부법이란 것은 어떤 것을 습득하기 위해 돕는 하나의 방법이고, 습득한 것이 온전히 내 것이 되기 전까지는 제대로 공부했다 할 수 없는 것처럼, 공부법에는 결국 나만의 노력이 들어가야 온전히 완성이 된다. 노트의 앞에 자신의 목표를 적어놓는 것이 하나의 동기부여가 되어 노트를 빨리 쓰는데 도움이 된다는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결국 무엇이겠는가. 자신이 이루고 싶은 어떤 것을 꼭 이뤄내겠다는 파란펜과 노트의 주인의 마음가짐과 노력이 공부법을 완성시킨다는 얘기다.

 

 

 

 

"꿈은 반드시 현실화한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일본어로 쓰인, 노트 위의 큰 글씨를 해석하면 이렇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공부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목표는 결국 한 가지인 듯 싶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의 '꿈'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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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 다이어트 : 100일이면 충분해 - 착한 몸매를 위한 착한 레시피
한지혜 지음 / 상상출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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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 보이고 싶은 마음이야 모든 여자들이 마찬가지겠지만 더욱 간절한 이들이 있다. 바로 결혼을 코앞에 둔 예비 신부들이다. 결혼하는 순간,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장에 들어가는 순간까지도 싸워야 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녀들. 그리고 싸워야 하는 존재라는 건 식탐을 자제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고 말이다. 이런 숙명을 타고난 여자들에게 다이어트는 평생 함께 해야 할 동반자이자 짐 정도일까.

 

 

사실 몸매를 포기하면 마음이야 편하다. 그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먹고 죽자!!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사는 나같은 사람도 있지만, 나도 결혼식을 앞둔 예비신부의 입장이라고 한다면 다이어트를 할 것 같다. 결혼식은 평생에 1번밖에 없는 순간이고, (물론 누군가는 몇 번씩 맡기도 하지만 그건 드문 경우니 제외하도록 한다) 그리고 그 순간이 많은 이들에게 평생토록 기억되고 남겨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하나가 되겠다 부부가 되겠다 선언하는 날, 누구보다 아름다워 보이고 싶은 것을 단순히 여자의 욕심이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지 않을까. 역시나 결혼식날은 신부가 주인공이고, 그렇기에 누구보다 빛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예비 신부들은 다이어트를 쉴 수 없다.

 

 

그런 그녀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 등장했다. <웨딩 다이어트>라는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는, 다이어트를 하는 예비 신부들을 위한 레시피 책이다. 실제로 푸드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한지혜 작가가 결혼을 하면서 겪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레시피를 선보이는 책이다.

 

 

 

바캉스, 면접, 소개팅, 동청회 등 중요한 일을 앞두고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저에게는 '결혼'이라는 D-day가 다가왔어요. 일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에서 가장 예쁘고 아름다운 신부가 되고 싶었고, 그래서 탄력있는 몸매와 생기있는 피부를 만들기 위한 다이어트를 결심했습니다. (중략) 결혼을 100일 남기고서야 다급해진 저는 책에 있는 레시피를 활용해 직접 요리를 하고 운동도 같이 시작했습니다. (p. 14)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매일 먹는 닭가슴살과 다이어트 식이 질리거나, 주말만큼은 마음 편히 먹고 싶다거나, 또는 다이어트에 자신 없으신 분들에게 힘을 북돋아 드리고자 이렇게 책을 씁니다. 보다 건강하게 살을 뺄 수 있도록, 결혼 후에도 요요 현상이 오지 않도록, 여자들이 싫어하는 배나온 아줌마가 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책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p. 15)

 

 

작가는 굶는 다이어트를 추천하지 않는다. 요요가 오지 않도록 영양소를 골고루 챙겨먹되 칼로리는 많이 낮춘 레시피들이 즐비한 이 책은 보고 있노라면 한 번쯤은 따라해보고 싶을만큼 예쁘고 아기자기하다. 작가의 직업이 푸드스타일리스트라 그런지 책 속에 담긴 사진들은 그저 예쁘다라는 말로 다 설명되지는 않을 정도. 100일이면 충분해,라는 부제가 달려있어 레시피가 100개인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기를 바라며.. 놀랄만한 칼로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꽤 배가 부를 것만 같은 이 레시피들 중에서 내가 먹어보고 싶은 것들을 한 번 골라봤다.

 

 

 

포만감 100%라는 "시푸드 콜드 파스타"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요리이다. 3인 기준 880kcal 정도로 칼로리도 낮다. 운동후에 먹어도 좋고 도시락 메뉴로도 안성맞춤이라는 이 음식은 생각보다 레시피가 간단해서 언젠가 한 번은 도전해 보고 싶은 음식. (28쪽)

 

 

 

다이어트를 하다보면 친해질 수 밖에 없는 브로콜리. 작가도 "건강에 참 좋은 브로콜리. 하지만 브로콜리가 주인공인 요리는 하기가 힘들더라고요."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손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내 눈을 사로잡았는데 레시피가 겁나(?) 간단하다. 들어가는 재료도 레시피만큼 간단한 "브로콜리 샐러드". 다이어트 할 때 알았더라면 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면서 슬쩍 KEEP 해 둔 레시피다. 2인 기준 600kcal 정도. (56쪽)

 

 

 

비쥬얼부터 끝내주는 이 음식은 이름하야 "채소짜장" 다이어트 중에 기름진 음식을 먹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쉽고, 그럴때마다 생각나는 고칼로리 입에 침고이는 짜장면을 대체할 수 있는 채소짜장. 만드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한데, 여기에 현미밥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라고 하니 다이어트 하시는 분들이 참고하면 좋은 식단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쉬우니까 이걸로 대리만족. 짜장면은 살 빼면 먹는 걸로ㅠ (120쪽)

 

 

 

내가 좋아나는 깻잎과 호박을 넣어 만든 요리라 찜콩 해두었다. 2인 기준 칼로리가 255kcal로 칼로리 부담도 굉장히 적고, 향도 좋다고 하니 한 번 만들어 먹어보고 싶달까. 쌀국수를 이용해 칼로리를 낮췄고, 생각보다 심심할 것 같지만 다이어트 하면서 국수를 먹을 수 있는 호사를 누리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138쪽)

 

 

 

달달한 디저트계의 스테디셀러 티라미수를 연두부로 만든 "연두부 티라미수". 책 속에는 이렇게 다이어트 중에도 먹을 수 있는 디저트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는데 칼로리도 부담스럽지 않고 레시피도 어렵지 않으니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게다가 이 티라미수는 재료를 넣고 갈기만 하면 돼서 어떤 음식들보다 맛이 궁금한 음식. (148쪽)

 

 

 

비쥬얼 폭발하는 이 음식은 "오징어 새우 오트밀 튀김"이다. 먹다남은 다이어트 시리얼을 재활용해서 만든 기가막힌 아이템. 오븐이 없는 우리집에서는 시도할 수 없는 음식이지만 비쥬얼이 너무도 끝내주기에 그냥 무조건 사진을 찍고 봤다. 이건 꼭 먹어줘야할 것 같은 느낌. 계란흰자로 머랭을 만들어 튀김옷을 입히는 것도 새로운 시도고, 다이어트 시리얼을 이용해 튀김옷을 만드는 것도 너무 새로운 시도라 어떤 식으로든 사용해 보고 싶은 느낌! (150쪽)

 

 


다이어트를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기름진 음식은 피해야 하는데, 이 책은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 오븐을 자주 사용한다. 오븐이 따로 없는 우리집에서는 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꽤 한정적이라는 슬픈 이야기다. 하지만 요즘 대체로의 가정에서는 오븐이 다들 있으니 이 레시피를 통해서 지겨운 닭가슴살에서 살짝이나마 해방감을 맛 볼 수 있는 다이어터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참, 이 책의 미덕은 쉬운 레시피 뿐만 아니다.
기본적으로 책 속에서 계량하는 방법들과 재료를 손질하는 방법들을 책 처음에 소개해 놓았고,

 

 


심지어는 냉장고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라고 해야하나. 냉장고 쓰임새도 설명해주는 자상함을 갖추고 있다.

 

 

 


신혼부부들이 좋아할, 아니 예비 신부가 좋아할 접시에 대한 팁도 끝에 가면 담겨 있으니 눈여겨 살펴보길.

 

 

 

다이어트를 하면서 생각보다 맛있는 음식을 여러가지 해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그 사실만으로도 다이어트를 하는데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다이어트를 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신부로서 아름다운 첫 날을 맞이하기 위해 고통을 따를테지만, <웨딩 다이어트> 속 레시피와 함께 그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아마 이 책을 쓴 작가도 기뻐하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신부가 아닌 일반 다이어터들에게도 꽤 깨알같은 레시피들을 전해주는 이 책은, 다이어트가 계속 필요한 내게도 참 필요한 책이지 싶다. 세상의 모든 여자들이 다이어트에서 해방되는 날까지, 맛있는 다이어트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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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간들 - 이보영의 마이 힐링 북
이보영 지음 / 예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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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연예계에서 가장 예쁜 커플을 뽑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부를 꼽지 않을까. 이보영-지성 부부를 말이다. <해피투게더>에서 김수미 변정수 등이 출연했을 때 이보영-지성 부부의 아기를 위한 베이비 샤워를 해주기 위해 모였다는 얘기도 흘러나왔고, <삼시세끼>에 게스트로 나온 지성의 꿀 떨어지는 애정에 대한 부분도 전파를 탔고, 이 프로그램 이후 예쁜 아이가 태어났다는 소식도 TV를 통해 알게 됐다. (어쩌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마다 이 부부와 관련된 이들이 나온 것 뿐이다만 뭐 어찌됐든) 그 와중에 이보영의 책이 나온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신간 소개 코너를 통해서였는데, 왜인지 이 책은 꼭 읽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리고 결국 읽어봤다.


사실, 그녀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는 것도 책을 좋아한다는 것도 이번에 그녀가 쓴 책을 읽으면서 출판사 홍보물을 통해 알았다. 배우가 연기를 함에 있어 연기만 잘하면 되지 그 밖의 학벌이나 출신학과가 무에 그리 대수겠는가. '배우는 연기를 잘하면 된다'는 내 평소의 생각대로 이보영에 대해 내가 아는 건 '연기를 잘하는 배우', '자신에게 잘 맞는 작품을 고를 줄 아는 작품눈이 좋은 배우'라는 것 뿐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글을 보면서 알았다. 그녀는 그냥 글을 좋아만 하는 사람은 아니구나라는 것을 말이다.

 

서점에 가면 가슴이 설렌다. 서가 아래 쪼그려 앉아 책을 읽다 보면 다시 소녀로 돌아간 듯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오래전부터 한 권 한 권 모은 책들이 어느덧 내 책장에 빽빽이 꽂혀 있다. 책장 앞에 서면 부자가 된 것 같다. (27쪽)

더군다나 이런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중에 나쁜 사람은 없을거라 확신하고 싶어졌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느낄 수 있는 이런 마음을 '배우 이보영'에게서 발견하다니 신기한 느낌이 들고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녀 또한 생각이 많은 한 명의 사람일 뿐이라는 것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스타'라는 이름 아래에서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배우'라는 직업 아래에서 고민하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말이다. 가끔씩 이름이 알려진 유명인들이 쓴 책을 읽어볼 기회가 있는데 (내가 찾아 읽은거긴 하지만 말이다) 그럴때면 그들에게 느끼는 것은 늘 '같은 사람'이라는 새삼스러운 인식이다. '스타'라는 것은 하늘의 별만큼 다가가기 힘든 존재, 혹은 선택받은 존재라 생각하기 십상이니까. 이 책 『사랑의 시간들』은 인간 이보영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그녀가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들을 적어내려간 책이라서가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느낀 그녀의 실제 사적인 이야기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구체적이고 사적인 이야기이라기 보다는 포괄적이고 사적인 이야기라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말이다. 


책은 그 사람에게 다가갈때 상황에 맞게 다가간다. 자신이 그 책을 읽을 때 어떤 상황이었느냐에 따라 다르게 읽힌다. 책이 재미있는 건 그런 이유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잘 아는 이보영의 글에는 그 책을 읽을 때의 자신의 상황을 서술해 놓음으로써 이런식으로 읽게 됐다는 친절한 설명이 늘 있다. 읽기 편한 건 차치하고 꽤 영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또한 자신의 직업과 관련해 책들의 느낌을 이야기하는 시각도 흥미로운 시각이었다.

연기를 하게 되어 인물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고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책으로 간접경험을 하고 직접 연기를 하면서 다채로운 감정들을 나에게 투영해 본다. 언제부터인가 연기를 통해 사람을 바라보는 눈에 애정이 깃들고 따뜻해지는 것 같다. 예전에는 절대 안 된다고 선을 긋던 일들에 "그럴 수도 있지"라고 좀 더 너그럽고 어른스러워지는 내 자신을 본다. 연기를 통해 사람을, 그리고 인생을 사랑하게 된다. (149쪽)


​그리고 자신이 맡은 배역에 관한 심도 있는 고민을 하는 배우 이보영의 모습도 꽤 새로웠다.

드라마의 막바지에 들어서면서 줄곧 '홀로서기'에 대해 생각했다.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온전히 내 힘으로 홀로 선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 자신을 찾는 것, 나를 소중하게 여기고 존중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 자신을 찾는 것, 나를 소중하게 여기고 존중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중략) 서영이를 연기하면서, 그리고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대하면서 결혼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91쪽)


​배우 이보영의 '생각'을 알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단 생각이 든 책이다. 그녀가 보여줬던 이미지가 생각했던 이미지와 별반 다르지 않은데다 꽤나 잘 어울려서 새롭게 그녀에 대해 얻게 되는 이미지는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녀가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그녀의 생각이 얼마나 건강한지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그녀가 추천한 책들 모두 너무 작품적으로 치우친 작품들만 소개되어 있는 것도 아니니 그녀가 만든 리스트를 따라 책과 좀 친해져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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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 앤터니 호로비츠 셜록 홈즈
앤터니 호로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셜록홈즈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거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탐정 중 정말 '손 꼽힐 정도'로 대중들에게 익숙한 탐정이기도 하고, 그가 추리해 내는 영역들이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나 경이로움을 자아내게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왓슨'이라는 친구이자 조수와의 케미도 아마 셜록의 한 축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어찌됐든, 소설 속 인물이지만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사랑받고 회자되며,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고 현재까지 ing 형태를 띠고 있는 몇 안되는 인물. 그저 만들어진 인물인데도 불구하고 그가 등장한 셜록홈즈 시리즈를 통해 그의 연대기가 만들어질 정도고, 그것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살아있는 사람의 연대기를 보는 듯한 느낌도 받는다. (검색하면 보이는 바로 그것!)


셜록 홈즈의 이야기를 좋아는 하지만 전권을 다 읽어보지는 못했다. 전권을 한 번은 읽어봐야지 마음을 먹고 있었지만 정작 책을 찾으러 도서관에 갈 때면 빼놓고 오기 일쑤이기 때문인데, 아무래도 책을 찾으러 갈때마다 추리에 썩 마음을 두고 있지 않아서이기도 하고 다른 종류의 책들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랄까. 딱히 추리소설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그래도 추리소설을 즐겨 읽는 이유는 작가가 정해놓은 틀 안에서 내가 갖고 있는 사고를 총 동원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쾌감이 있어서다. 셜록 홈즈 속의 증거들은 어딘가 불충분하다 생각할만큼 묘사가 되어 있지만, 그 불충분한 묘사들 속에서 홈즈가 찾아내는 단서들과 인물 추리는 정말 경이롭지 않던가. 그래서 이번에 황금가지에서 출판한 <셜록 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 가제본 서평단을 모집한다고 했을때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신청해버렸다. 꽤나 많은 200명의 서평단을 모집하고 있었고, 셜록 홈즈의 이야기들이 예전이야기들과 연계가 되어 있기는 하지만 충분히 그 단행본 속에서 설명을 해 주기 때문에 전편들과는 딱히 상관없이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제본이라 표지가 없다. 그래서 안의 속지를 찍을 수 밖에 없었는데, 한국판 <셜록 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의 원제는 <Moriarty> 모리어티다. 과연 이 책이 어떤 내용인지 약간의 추리가 가능하겠는가. 셜록 홈즈의 이야기는 1891년 모리어티 교수의 범죄를 뒤쫓다가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모리어티와 함께 떨어져 '실족사'한 것으로 마지막을 끝맺으려 했다. 하지만 독자들의 자자한 원성으로 인해 그를 3년간 숨어있게 하다 1894년 재등장시키게 된다. 이 <셜록 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은 그 3년간, 셜록 홈즈가 실종됐던 3년의 어느 한 지점에서부터 시작한다. 바로 홈즈와 모리어티 교수가 폭포로 떨어지고 난 후 5일 뒤서부터 말이다.


당연히 책 속에 셜록 홈즈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는 모리어티 교수와 함께 폭포에 떨어진 이후 3년간이나 모습을 감추고 나타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니 이번 셜록 홈즈 책은 책이름이 홈즈이긴 하지만 홈즈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셜록 홈즈가 등장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스케일의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독자의 흥을 돋운다. 아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거야 대체. <킹스맨>이라던가 <미션 임파서블>이라던가 <트랜스포머>같이 헐리우드 대작들은 사람들을 죽이고 건물을 부수고 하는 것들을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해내곤 하는데, 그런 기법을 쓰기라도 할 것처럼 사람들을 뭉탱이로 죽이기도 하고, 경찰서를 폭발시키고, 선혈이 낭자한 곳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것들이 셜록 홈즈가 등장하지 않는 이 책의 흥미를 돋우는 지점이라 할 수 있다. (적어도 나는 그 지점들이 흥미로웠다.)


셜록 홈즈와 왓슨이 나오지 않는 자리에는 그들을 대신해 사건을 수사하는 2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한 명은 "프레더릭 체이스"라고 해두는 것이 좋겠고, 뉴욕의 핑커턴 탐정 사무소의 수석탐정이 직업이다. 또 한 명은 영국 경찰의 지휘 본부인 런던 경시청 소속 경감 "애설니 존스". 존스 경감이 셜록의 역할을, 체이스가 왓슨의 역할을 수행한다. 둘을 보고 있자면 좀 모자라는 셜록과 여전히 덜렁거리는 왓슨 같단 느낌이 들었다. 사건은 캐면 캘수록 덩치를 키워갔고, 결국엔 손 쓰기 힘들 정도의 거물까지 흘러 올라가게 된다. 스포를 하지 않는 선에서 위험에 관한 약간의 이야기를 보태자면 체이스는 2번의 죽을 뻔한 위기를 맞고, 존스 경감은 딸이 납치되는 사건을 겪는다. 게다가 둘이 함께 납치가 되어 곤죽이 될 정도로 맞기도 하고 말이다. 당연히 두 사람이 위험에 처해지는 빈도는 잦고, 위험수위는 점점 높아진다. 이것이 사건을 해결하는데 퍽 도움이 된 것 같지는 않지만 이 두 사람은 몸으로 직접 부딪히면서 문제를 해결하려 애를 썼다. 하지만 5장에서 페리라는 아이한테도 당하는 탐정이었기에, 몸으로 부딪히면서밖에 헤쳐나갈 수 없음을 이미 드러냈긴 했지만 말이다.


존스 경감이 하는 양은 셜록 홈즈가 하는 것과 비슷했다. 책의 중간쯤 그의 집에 체이스가 초대되어 갔을 때 (11장) 존스 경감의 아내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한마디로 말해서 애설니 존스 경감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과 동등한 인물이 되기로 작정하고, (중략) 그이는 홈즈 씨가 쓴 책을 전부 다 읽었어요. 그의 방법을 연구하고 그의 실험을 따라했어요. 그와 함께 일을 했던 경찰들을 모조리 찾아다녔고요. 한마디로 셜록 홈즈는 그의 인생의 패러다임이 되었죠. 사실상 그이를 지탱하는 힘은 홈즈의 작품을 통해서 쌓은 지식과 이제 홈즈와 동급이 되었다는 자신감이죠. (p. 204)

(존스 경감이 왜 그렇게 홈즈에게 집착하는지는 맨 뒤의 단편에서도 볼 수 있으니, 단편도 빼놓지 않고 읽길 바란다. 여기엔 셜록 홈즈가 등장한다.)

하지만 홈즈에 대해 모든 것을 공부한다 해도 그가 될 수 없는 것처럼, 존스 경감은 늘 하나씩은 빠트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모든 톱니바퀴가 딱 떨어지지 않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이 불안한 제2의 셜록 홈즈가 사건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 지켜볼 일이다.


스포를 하지 않으려니 이정도에서 마무리한다. 마지막으로 체이스가 왜 라이헨바흐 폭포까지 오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1장에 있는데, 거기서 체이스가 이야기한 것을 그대로 들고 온다.

나는 세간에 '마지막 사건'이라고 알려진 그 사건이 벌어지고 닷새가 지났을 때 라이헨바흐를 찾았다.

하지만 우리 모두 알다시피 그 사건은 마지막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멀었고 그로 인해 골칫거리만 생기지 않았나 싶다. (p. 13)

있었던 일을 나중에 글로 옮기는 특성상 '우리 모두 알다시피 그 사건은 마지막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멀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인데, 이것이 과연 마지막장을 넘겼을 때 어떤 느낌을 당신에게 줄 수 있을까.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셜록 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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