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펜 공부법
아이카와 히데키 지음, 이연승 옮김 / 쌤앤파커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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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부터 인상적인 책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단순하고 효과적'이라는 문구도 그렇고, '유수의 명문대에 합격한 12만명이 검증했다'는 문구도 그렇고, '필요한 것은 파란펜 한 자루와 노트 한 권 뿐'이라는 문구도 그렇고. 책 표지에 적혀 있는 온통의 문구들이 대한민국에서 시험을 봤거나 보거나 볼 예정인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제목에 떡하니 공부법이라는 단어를 붙인 것도 그렇고 왜인지 모르게 자신만만함이 책에서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그냥 느껴지는 느낌이 "이 책은 예사 공부법이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그냥 책에 대한 내 첫 느낌이 그랬단 소리다.)

 

단순하고 효과적이다. 지금 현재의 대한민국에서는 달랑 이 두 단어만으로도 충분히 이목을 끌 수 있다. 그 내용이 어떠하든 말이다. 현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는 것만큼이나 구직자들의 또는 직장인들의 스펙에 눈이 뒤집혀 있는 상태고, 그로인해 하나라도 더 많이 아는 사람이 승리하는 세상이다. 조금 더 빠른 시간 내에 효과적으로 많은 것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요령이 필요한데, 단순하고 효과적이라는 이 두 단어는 그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것이 아니던가. 사실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는 사실을 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 6년, 대학교 4년의 기간동안 느껴왔기에 이미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럼에도 방법을 찾기 위해 애를 쓴다. 누가 어떤 것으로 합격했다더라, 누구네는 이렇게 공부했다더라. 갖가지의 카더라를 통해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그럴수록 아마 효과는 없을거다. 그렇게 고군분투 하는 사이에 공부를 하겠다는 누구의 말처럼, 공부법을 찾는 것보다는 그 시간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이 또 다른 공부법이 될테니.

 

그래서 더 호기심이 일었던 책이다.

그리고 책을 다 읽어본 지금, 공부하는 법을 몰라 쩔쩔 매는 누군가에게 강력하게 추천해도 될만큼 직관적인 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파란펜 공부법'은 크게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암기하고 싶은 단어나 문장을 파란펜으로 적고 또 적는다'라는 것 (파란펜 암기법), 두 번째는 '노트와 메모를 할 때는 무엇이든 적겠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쓴다'는 것 (무작정 쓰기 필기법). 그러니까 '파란펜 공부법'은 이 두 가지 기술을 종합하여 '무작정 파란펜 쓰기 공부법'이라고 풀어 표현할 수 있다. (33쪽)

 

사실 책을 읽으면서도 가장 회의적인 것이 파란색 펜으로 노트를 빽빽히 채우는 것이 공부와 어떤 효과가 있느냐-하는 것인데, 이 회의적인 감정을 저자는 꽤 논리적인 이야기로 독자를 설득한다. 파란색이라는 색상의 볼펜으로 필기를 하게 되면 색깔이 주는 '안정효과'로 인해 공부를 하면서 쉽게 흥분을 하지 않게 되어 기억력이 높아지게 된다는 이야기나, 파랑이라는 색상 자체는 기억에 쉽게 남는 인상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색상으로 필기를 할 때보다 효과가 좋다는 이야기가 그 예다. (3장 chater.1에 등장하는 내용들이다.) 파랑이라는 색상이 가진 효과들을 조사하고, 여러가지 펜으로 똑같은 공부를 했을때 느끼는 변화 같은 것을 여러 학생들을 통해 시험을 해 봤다는 이야기들이 꽤 신빙성을 높인다.

 

 

 

책 속에 파란펜 공부법을 하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여러 방면으로 소개가 되고 그 예들도 나오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이 '파란펜 공부법'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손을 움직이면서 선택, 집중, 계속 이 세 가지를 계속 해 나간다'는 데에 있는 것 같다. 한 권의 노트에 무조건적인 필기를 하면서 기억에 많이 남는 파란색의 볼펜으로 눈으로는 글을 보고, 손으로는 글을 쓰면서, 옮겨 적기 위해 입도 움직이는 다각적인 움직임을 통해 평소보다 기억력을 더 높이는 것이 그 첫 번째. 처음에는 무작정 옮겨 쓸 지 몰라도 2번째 쓸 때는 처음보다 중요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3번째 쓸 때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보이기 시작하는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지는 것이 그 두 번째. 마지막으로 끊임없이 계속 노트에 옮겨 적음으로써, 그래서 다 쓴 볼펜들이 쌓이고 노트들이 쌓일수록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이 그 세 번째. 이 세 가지의 반복이 사람의 능력치를 끌어올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은 어찌됐든 성취감이라는 달콤한 감을 먹게 되면 그 달콤한 감을 다시 먹기 위해 또다시 노력을 하기 시작한다. 그전보다 더 많은 노력을 쏟아 붓기도 한다. 뿌듯한 마음으로 자신을 칭찬하고, 그 칭찬은 잘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불어 넣어주며, 공부에 용기를 갖게 된 사람은 어떻게든 그 공부를 할 때만큼은 누구보다도 자신감을 갖게 된다. 파란펜 공부법은 일종의 위약효과도 내포하고 있다고 책은 설명한다. '잘하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계속 공부를 하다보면 진짜 잘하게 되는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공부라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위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작은 목표들을 이뤄나감으로써 결승점으로 다다르게 하는 효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파란펜 공부법에서 강조하는 것이 '절대로 다 쓴 노트와 볼펜은 버리지 말라'는 것이다. 자신이 얼마만큼의 작은 목표들을 이루어왔는지를 스스로 치하하고, 더 위의 목표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주니 말이다. 그래서 일종의 편법 아닌 편법들도 등장하는데, 바로 볼펜은 빨리 닳을 수 있는 젤잉크로 된 볼펜을 추천하는 것 정도? (귀여운 편법이다.)

 

 

 

 

이제껏 책에 소개된 공부법에 대해 이야기를 했지만 책 이야기도 안 하고 넘어갈 수는 없겠다. 책은 일단 글씨가 크다. 게다가 책의 크기도 작고 글씨도 많지 않아 책읽기 싫어하는 사람들이라도 쉽게 손을 내밀 수 있다. 게다가 그 속에 쓰여 있는 내용들도 전혀 어렵지 않고 책 자체로 읽기 쉬우며, 하나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다뤘던 이야기들을 인포그래픽으로 나타내어 한 눈에 정리하기 쉽게, 다시 상기할 수 있게 구성해 놓았다. 아무래도 '공부법'이다 보니 어떻게 하는 것이 좋다, 어떻게 하는 것은 잘못됐다라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한 눈에도 그런 것들을 잘 보여주는 인포그래픽이 첨가되어 있다. 쉬운 책이고 절대 어려운 이야기가 들어 있는 것이 아니니 어린 학생들부터 직장인들까지 폭넓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책 속에서 여러 효과들을 에둘러 설명했지만, 결국 이 공부법 또한 '나 자신과의 싸움'임에는 틀림 없다. 책 속에서 강조하는 것은 하나의 목표의식, 그리고 거기까지 가는 길에 포기하지 않는 뚝심, 끊임없이 손으로 노트를 채워나가는 부지런함이다. 공부법이란 것은 어떤 것을 습득하기 위해 돕는 하나의 방법이고, 습득한 것이 온전히 내 것이 되기 전까지는 제대로 공부했다 할 수 없는 것처럼, 공부법에는 결국 나만의 노력이 들어가야 온전히 완성이 된다. 노트의 앞에 자신의 목표를 적어놓는 것이 하나의 동기부여가 되어 노트를 빨리 쓰는데 도움이 된다는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결국 무엇이겠는가. 자신이 이루고 싶은 어떤 것을 꼭 이뤄내겠다는 파란펜과 노트의 주인의 마음가짐과 노력이 공부법을 완성시킨다는 얘기다.

 

 

 

 

"꿈은 반드시 현실화한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일본어로 쓰인, 노트 위의 큰 글씨를 해석하면 이렇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공부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목표는 결국 한 가지인 듯 싶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의 '꿈'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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