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sayonara > '북두신권'이 아닌 '북두의 권'이었구나...^^;
북두의 권 1
Buronson 글, 하라 테츠오 그림,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북두의 권'은 정말정말 재미있는 만화이다. 멜 깁슨이 주연하는 헐리우드 영화 '매드맥스'시리즈와 비슷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내용은 전혀 다른 작품이다. 예전에 '드래곤 볼'에 이어 국내에 소개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었는데, 원제목이 '북두의 권'이라는 것을 이 책이 출간된 뒤에야 알게 되었다.

그런데 동경대학생들이 선정한 베스트10에 뽑혔다는 게 정말일까? 하긴 가능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서울대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출되는 책이 '영웅문'이라는 무협소설이라고 하니까 말이다.

개인적으로 다소 딱딱했던 그림체의 전반부가 더 마음에 든다. 비극적인 운명의 형제들 간의 갈등도 인상적이었고, 반면에 후편은 뺀질뺀질하게 너무 다듬어진 후반부는 조금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왕년의 WWF의 인기스타 헐크 호건이나 'A특공대'에 등장하던 흑인배우, 돌프 룬드그렌을 본따서 그린 그림들이 조금은 날림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출중한 재미의 만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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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sayonara > '슬램덩크' 재능이 허풍이 아니었군.
배가본드 1
이노우에 다케히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다케히코 이노우에는 90년대와 21세기초를 대표하는 일본만화가라고 생각한다. '슬램덩크'에서의 놀라운 실력이 결코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또하나의 걸작 '배가본드'까지 그려냈으니 말이다. '드래곤 볼'식의 엿가락 늘이기와는 다른 충격적이고 미완인듯한 결말을 보여준 '슬램덩크'에 이어서 나온 후속작이 무협만화라니...(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스포츠 만화를 그릴 것이라고 예상했을 것이다.) 그것도 이미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닳고닳은 소재인 미야모토 무사시의 일대기라니. 하지만 '배가본드'는 독자들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주고 기대는 120퍼센트 충족시켜주는 만화였다. 원작의 힘있는 스토리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주인공들은 다케히코 이노우에 특유의 코믹하면서도 무게있는 캐릭터로 다시 태어났다. 말이 필요없는 정말 재미있는 만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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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sayonara > 한국만화사상 가장 매력적인 주인공
아일랜드 1
윤인완 글, 양경일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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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만화는 다케히고 이노우에의 '슬램덩크'와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이다. 그리고 가장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한국만화는 문정후님의 '용비불패'이다. 그러한 만화들 중에서 '아일랜드'가 갖는 의미는 우리나라 만화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인 반이라는 주인공에 있다. 잘생긴 미남도 아니고, 정의를 위해서 악당들을 물리치는 주인공도 아니면서도 묘한 매력과 신비감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 시대의 안티히어로이다.

매력적인 주인공만을 강조한다고 해서 만화로서의 재미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흔한 소재일법한 귀신퇴치의 한국판 고스트 버스터즈 이야기. 하지만 개성만점의 남녀주인공이 우리나라의 제주도를 배경으로 사건을 풀어나간다는 점에서 정말 독특한 재미를 갖추고 있다. 개인적으로 연재가 너무 짧게 끝나서 아쉽고, 반의 과거에 대한 설명이 외전 형식으로라도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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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마태우스 > 세상에, 이렇게 웃길 수가!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
호어스트 에버스 지음, 김혜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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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은 언제나 조심스럽다. 아무리 내가 재미있게 읽었다고 한들, 나와 코드가 맞지 않은 30%로부터는 욕을 먹을 각오를 해야 한다. 영화추천, 맛있는 집 추천도 사실은 그런 위험부담을 안고 하는 것이지만, 워낙 전통이 오래되었고 전문가들이 많아 지금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거다.

알라딘 서재를 찾아다니다 다음과 같은 서평을 읽었다.
[몇장을 채 못읽고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웃음같은건 나오지 않을 상황에 빠져있던 나인데 나도 모르게 허 하고 웃음이 나왔다]

웃기는 책을 쓰지는 못해도 착실히 사보긴 하는 난 이걸 보는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 당장 주문했고,배달된 다음날부터 집어들고 읽기 시작했다. 기차 안에서 혼자 깔깔대고 웃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허벅지를 꼬집어가며 참았는데, [실황중계]라는 단편에서 그만 웃음보가 터져 버렸다. 사람들의 시선이 다 나에게 쏠렸지만, 웃음이라는 게 한번 터지면 못말리는 거 아닌가. 족히 십분은 미친 사람처럼 웃었다. 그리고 나선 다음 칸으로 건너가야 했다. 나도 체면은 따지는 사람이니까.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저자처럼, 이 책을 쓴 호어스트 에버스도 앞만 보고 달려가는 세태에 맞서 '느림'의 의미를 강조한다. 그런데 그게 좀 심하다.
[친구:호어스트, 얼굴이 그게 뭐니? 좀 밖으로 나가고 그래..'
호어스트: 어어, 그게 말야, 쉬는 것도 힘들어. 그게 얼마나 피곤한 일인데]

그러니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사람이 읽어야 한다.
1) 자신이 게으른 편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분
2) 엽기, 황당 유머를 좋아하는 분
3) 그밖에 삶이 무료하다고 생각한 분들

책의 한 부분이다.
[아침 8시. 전화와 자명종이 동시에 울린다...페터(사람이름)다.
'잘 잤어? 아침식사에 초대하고 싶은데 시간 괜찮아?'
'그으래? 당연히 가야지! 언제 갈까?'
'10시쯤 어때? 음, 그런데 공교롭게도 집에 먹을 게 하나도 없거든. 미안하지만 네가 올 때 뭣 좀 사올래? 그럼 이따 봐!'(16쪽)]

이 대목에서 웃었다면 코드가 맞는 거고, 책을 읽는 내내 웃을 수 있을 것이다. 단, 공공장소는 피하는 게 좋다. 나처럼 이상한 사람으로 몰릴 수 있으니까. 책을 쓴 호어스트 에버스는 물론이고 미리 서평을 씀으로써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읽게 해준 분들께 감사드린다. 참고로 지은이는 67년생의 독일인인데, 책을 읽기 전에는 냉소적으로, 약간은 무섭게 느껴지던 책 날개의 사진이 다 읽고 나자 장난꾸러기처럼 보인다. 외모에도 선입견은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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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얼음공주 > 책 좋아하는 사람 다 모여!!
서재 결혼 시키기
앤 패디먼 지음, 정영목 옮김 / 지호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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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읽게 된 홍보문구에 바로 선택하게 된 책 '서재 결혼시키기'.
아직 결혼의 기미도 안보이는 나에게도 가끔 고민이 되는 부분이기에 제대로 읽기도 전에 '맞어, 맞어'를 외치면서 책을 구입하였다. 나도 내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을 보며, '나중에 결혼할 때 저것들을 갖고 갈까, 집에다 놓고 갈까, 가면 내 서재 남편 서재를 따로 만드는 게 좋겠지?' 등등의 이른 고민을 늘어지게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첫 챕터부터 저자의 거사에 슬며시 웃음이 지어진 것이다.

이 책은 책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웃음과 공감 거기에 부러움까지 주는 책이다.

우선 저자의 책사랑과 그에 얽힌 일화들을 보면 무엇보다 재미가 있다. 11년을 같이 산 남편과 자신의 책을 합치는 거사를 치르는 동안 겪은 신경전, 메뉴판을 받아들고 교정을 보고 있는 그녀와 가족들의 모습, 책을 읽다 식욕이 동해 뜨거운 치즈를 꾸역꾸역 먹고 있는 저자를 상상하며 배시시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기가 어려웠다.

다소 어렵고 딱딱해질 수 있는 내용-딴 것도 아닌 '책' 에 대한 '책' 아닌가-을 자신의 경험과 주위 사람들의 에피소드들로 가볍게 그려 결코 부담스럽지 않다는 게 이 책의 첫 번째 매력이다.

그렇게 새어나오는 웃음은 단순한 유쾌함이 아닌 공감의 차원으로 넘어간다. 책 좋아하는 사람 치고 '책'에 대한 일화 하나 없는 사람 없을 것이다. (물론 책 뿐만 아니라 관심분야에 대한 일화는 누구나 갖고 있다)

나 역시도 길을 가다 '어름'이나 '떡볶기' 등의 간판을 보면 빨간펜으로 좍좍 긋고 고쳐주고 싶은 충동을 한두번 느낀 게 아니고, 결코 뭘 읽을 수가 없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가방 안에 책 한권은 꾸역꾸역 넣고 다니는 게 당연한 사람이다. 하물며 추석이나 설 연휴에 교보문고에 갇혔으면 좋겠다는 터무니없는 바램까지 갖고 있기에 저자의 얘기가 웬지 남다르지 않았다.

이렇게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남다른 책사랑을 떠올리면서 '난 이 사람보다는 낫네' 혹은 '뭐 이 정도로. 난 너보다 더해.' 등의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두 번째 매력이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공감을 지나 약간의 부러움과 시기심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많은 책을 읽었다는 것도 부럽고, 남편에 부모님, 오빠까지 책으로 뭉친 그들의 유대감도 부럽고(지금 내 가장 큰 바램은 앞으로 나랑 같이 살게 될 사람이 책이라고는 느낌표 선정도서밖에 모르는 위인은 아니었음 하는 것이다), 책읽고 쓰기가 바로 직업인 것도 너무나 부러울 따름이다.

약간의 질투는 발전의 약이 되지 않은가. 책을 좋아했던 사람에게는 그 사랑이 더 깊어서 더 폭넓은 독서를 하게 되고, 책을 등한시했던 사람이라면 '책'의 매력에 새롭게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세 번째 매력인 것 같다.

이 세 매력에 푹 빠져 순식간에 본문을 다 읽고 마지막 부록이 또 내 상상력을 자극했다.

또 다른 저자들이 쓴'책에 대한 책' 목록이 바로 그것이다. 하나하나 읽어가다가 문득 훗날 나의 책 이야기도 이 목록에 들어갔음 좋겠다는 생각에 순간 행복해진다. 혹시 모를 일이다. 내가 유명해진다면... 뭐, 정 안되면 내 자식에게라도 엄마의 책이야기라고 들려주면 그 아이가 또다른 앤 페디먼이 될지도 모르지. 먼 미래를 위해서라도 앞으로 책읽기에 더 중독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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