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밖을 돌아다니다 보면 추워서 몸이 으스스 사시나무처럼 떨리게 된다..옷을 두텁게 입어도 마찬가지..입김 나오는건 고사하고 추운 손을 비비느라 쉴틈이 없다..그렇게 겨울이란걸 실감한다..12월은 모든 생명체가 움츠러드는 계절이므로 다들 집밖에서 활동하는 시간은 당연히 줄어들수 밖에 없다..그래서일까..추운 기운이 집에서도 조금씩 스며들어서 인지 몰라도 자주 늦잠을 자게 된다..내 핑계일지도 모르지만 추위는 활동성을 억압한다..움직여야지 하고 다짐해봐도 조금 움직이다 말게 된다..오늘의 일상도 항상 똑같이 읽고 읽는 생활의 연속이다..운동량은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내 독서량은 늘었다..벽에 등을 대고 책을 읽다보면 몸이 찌부등할때가 많지만 어느새 그 고통들이 몸에 익어서인지 견딜만하다.전경린의 소설  황진이를 오늘 갖다주려고 맘먹었기에 부랴부랴 2권을 집어들었다..황진이 1권은 저번주에 봐두었고 이제 2권 중간정도까지 읽어둔 상태라 마무리 지으려 책에 집중했다..황진이를 만나는 그 순간..그녀에게 몰입되고 그녀의 삶을 엿보는 나를 보게 된다..황진이..옛날부터 기생하면 떠오르는게 명월이..바로 황진이의 기생명이었다..황진이는 스스로 기생의 삶을 택했고 자신을 가꿔나갔다.무엇보다도 책 곳곳에 나오는 시와 노래는 아득하게도 내 맘속에 전해져왔다..현학금인 어미의 재능을 물려봤은 거문고 실력..나중에 가무까지 통달하고..시 또한 잘쓰는 못하는게 없는 그녀였다..기억력은 어찌나 좋은지 시가 줄줄 나와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박연폭포.서화담.황진이 송도삼절이라 배웠던 것을 책을 통해서 보니 자연스레 그 의미가 되새겨졌고..여인천하에서 활약했던 난정이가 황진이를 만나려 청해왔지만 거부하는 황진이의 모습도 볼수 있었다..이사종과의 안타까운 이별..이별뒤에 다시 만나 첩으로 들어가서 6년을 함께 지낸 행복한 시간..그 후에 죽음을 맞아 혼으로 황진이의 꿈에 나타난 이사종..황진이 하면 여지껏 서경덕만을 그리며 위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오히려 내가 몰랐던 황진이의 모습이 참으로 많았던 것이다..황진이를 보고 상사병으로 죽은 한 청년..황진이에게 자신의 전재산을 주고 자신은 혀가 잘리고 나중에 수행으로 죽은 예전 머슴..그리고 자신 대신 시집갔다 고생을 있는대로 다한 자신의 동생 난이까지..많은 고통들이 황진이의 주변에 도사리고 있던 것이다..이사종과의 못다한 인연이 아쉬울뿐..그리고 서화담에 그 인품은 정말 높고도 높았기에 황진이가 그토록 사모하고 제자로 들어가 배운것이었다..황진이도 생각하는 것이 깊어 그들의 대화는 고상하고 깊이가 있어 좋았다..황진이는 기생 생활을 접고 금강산을 돌아다니고 중간에 나병 환자도 돌보며 나중에 서화담과 다시 재회한다..그리고 그녀는 다시 길을 떠나 자신의 어머니 현학금과 같은 유유자적한 삶을 즐기게 된다..그렇게 며칠동안 황진이의 삶을 들여다보았고 보는 동안 영화 스캔들이 생각났다..왜냐하면 스캔들도 우리나라의 경치같은걸 자세히 보여주는 아름다운 영화였고 황진이 또한 수려하고 맑은 경치들을 나에게 전해주었기 때문이다..때로 찐한 정사를 보여주는 문체에 놀라기도 했지만 기생인 황진이의 삶의 자세한 면까지 경험한것 같은 기분이 든다..전경린의 문체가 잘 읽혀 좋았는데 여지껏 읽은 내 생에 하루뿐일 특별한 날과 열정의 습관 보다 좋은 느낌으로 책을 덮을수 있었다..그녀의 소설을 몇권 더 집어들고 싶은 충동까지 일었다..소설을 읽고 만화책도 봤는데 명탐정 코난은 지금 26권까지 읽었다.코난의 정체가 들킬뻔한 장면이 있었는데 그걸 재치있게 넘겼다..코난과 같은 반 친구 3명이랑 만든(나중에 쉐리까지 포함하면 5명이 됨) 꼬마탐정단의 사건도 재밌었고 하쯔토리와 같이 해결해내는 사건들도 좋았다..코난을 하도 많이 봐서 그런지 살인 사건 일어나도 이젠 담담할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잠자는 모리 탐정도 능청스레 자신이 해놓은게 없는데도 의심하지 않는게 신기할 정도이다.코난이 신이치가 되었다 코난으로 되돌아 갈때 사건의 해결과정에서 악인이 아닌데도 어쩔수 없이 살인을 저질르게 되는걸 봤을때 안타깝고 그랬다.코난을 보다 소년탐정 김전일이 언급되기도 해서 좀 우습기도 했다..무엇보다 코난이 자신의 근육강화 슈즈로 범인이나 안타까운 상황을 돌려놓을때 가장 후련하고 좋았다..사실 코난이 처음에 나비 넥타이를 이용한 음성변조기로 모리 탐정을 흉내냈을때 신기했었는데 자꾸 보니 이젠 질릴 정도다..작가도 그걸 아는지 란의 친구를 탐정으로 만들기도 하고 박사님을 탐정으로 만들기도 하는등 머리를 쓴다..그리고 박사가 발명해내는 이른바 귀걸이형 핸드폰,위치추척이 가능한 탐정 뺏지 등 다양한 발명품으로 꼬마가 된 신이치를 돕는다..란도 공수도를 잘해서 왠만한 사건 해결에도 도움이 될 정도다.코난을 보고선  20세기 소년을 읽었다..3권까지 읽었는데 이 우라사와 나오키는 정말 이야기꾼같다..그림으로 승부하는 것보다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능력이 탁월하다..그래서 가장 주목받고 인기있을수 밖에 없는것 같다..오늘이 수요일..벌써부터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진다..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캐롤송이 땡기고 크리스마스 트리에 눈을 못떼겠다..크리스마스 특선영화도 기대되고..크리스마스엔 정말 특별한 것이 있다..나도 모르게 설레게 되는 마법을 걸어둔양..그때만큼은 싸웠던 연인들도 화해하고 자선모금을 하는 구세군 냄비의 돈도 더 불어날 것이다..크리스마스 노래들도 더욱 기분좋게 퍼져온다..미스터투의 하얀 겨울,강수지의 혼자만의 겨울 같은 노래들을 들으며 벌써부터 크리스마스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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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시하 >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양귀자 지음 / 살림 / 200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남자들에게 불신을 품는 강민주 .

그리고 그녀의 심복이자 그녀를 사랑한 황남기 .

인기 최고의 배우 백승하 .

강민주를 따라다니는 김인수 .

 

백승하를 먹이에 비유를 하며 강민와 황남기는 위험한 게임에 돌입한다 . 바로 납치 .

아주 치밀하고 잔인할 정도로 완벽하게 납치계획을 짠다 .

이들은 백승하가 영화촬영을 가고 있는 도중 납치를 하고, 강민주가 새로 산 아파트로 끌고간다 .

그런데 납치를 하고 몇일이 지났지만 전혀 백승하가 납치나 실종, 행방불명 되었다고 된 기사는 

나지 않는다 . 이로부터 8일째 되는 날 연예계는 뒤집히게 된다 . 강민주는 흥미진진하게 이기사

를 보고 대단한 재미가 붙였다 . 납치한 시간이 경과할수록 경찰과 연예계는 초조해 하지만 당사

자인 백승하는 그렇게 불안해하거나 초조하지 않고 오히려 즐긴다고 해야할까 ? 

때론, 강민주의 심문에 화를 내며 때론, 강민주와 토론을 하고 식사를 하고 그래도 그는 '납치'를

당했으니까 . 슬슬 끝을 향해 가고 있다 . 강민주는 조금씩 사그라 들고 있는 백승하의 납치 사건

얘기에 불을 당겼다 . 그건 그녀가 직접 쓴 글 . 직격탄중에 직격탄이였고 , 그녀는 아주 흥에 겨

워했다 .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 방심은 금물, 백승하가 납치된 그 아파트에도 경찰들이 찾아

왔다 . 강민주에게 있어 그건 놀랄일도 아니였지만 . 그래도 세상사는 일은 모르는거다 .

김인수가 쫓아왔을줄은 .. 생각도 못한 강민주였으니까 . 그리고 그들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공연'을 시작한다 . 이제 그들은 어떻게 될지 책으로 읽어 봤음 한다 .

 

한국 페미니즘 지평을 연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 여성의 평등을 이 책에선 아주 큰 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 충격적이였다 . 양귀자 선생님의 글을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이전이 소설과는 확연히 달랐다 . 손을 떼지 못할정도로의 빠른 스토리 전개 . 그리고 아주 멋지게 말을 하는 강민주 . 그녀는 확연히 달랐다. 남자들을 개미취급하였고 , 남자들에게 불신을 품었다 . 그래서 그녀는 그 많고 많은 남자 중에서 최고의 위치에 서 있는 백승하를 납치하여 그 예를 보여주려고 하였다 . 매일 상담소에서 여자들이 남자에게 폭행을 당한다는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치를 떤다 . 때론 상냥하게 때론 지적이게 .. 그녀는 남자들에게 말한다 . 그 어디에도 여성의 행복과 평등은 없는걸까 ? 한때 영화로도 나와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었다 . 언제까지 여성인권문제를 생각해야하는건지 안타깝기 그지없는 현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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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poptrash > 끝까지 춤추기.
레벌루션 No.3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읽는 내내 유쾌했다. 무라카미 류의 69를 읽는 기분이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무라카미 하루키(가 차용한 하드보일드 풍의 작가)가 쓴 69 같다고 할까. 물론 시대적 차이가 있는 만큼 등장 인물들의 생각에도 차이가 있다. 이들은 1류 고등학교들 사이에 끼어있는, 깨어있어도 죽은거나 다름없는 3류 고등학교의 '좀비'로써, 단지 답답한 세상을 뛰쳐나가고 싶을 뿐이다. 이런 이들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택하는 방법이란 것도, 아인슈타인 같은 헤어스타일의 생물 선생님이 말한대로 우등 유전자끼리의 교배를 막는 것- 다시 말해 옆 일류 여고의 여학생들과 짝짓기를 하는 것이다. 푸하하. 어찌나 유쾌하고 나이브한 발상인지.
그리하여 이들은 성화여고 축제에 잠입하기로 한다. 그것이 바로 그들의 혁명인 것이다. 고 1때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고 고 2때의 시도 역시 실패, 그리고 이들에게 남겨진 마지막 고 3의 축제- 바로 레볼루션 넘버 쓰리. 그 와중에 그들은 친한 친구를 잃고, 이런 저런 일들을 겪고, 여자를 만나고 성장해 간다. 결국 성장기- 소년들은 어떻게 성장해가는가.
소년들은 성장해가기 마련이다. 사건과 여자- 그리고 시간이 그들을 성장하게 한다. 그들의 나이브함은 언제까지일까? 언제까지 그들은 그렇게 밝고 긍정적인 자세로 살아갈 수 있을까. 지금 한심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음흉한 어른들도 처음엔 그들처럼 밝고 긍정적인 소년들이었을텐데.
계속해서 뛰어야 한단다. 작가의 말로는. 하지만 그건 너무 힘겹다. 그들도 분명 언제나 소년들은 아닐테니까. 언젠간 다리에 힘이 빠지고 쥐가 나서 주저 앉게 될 나이가 올지도 모른다. 그때엔 어떡해야 하나. 그대로 세상에 잡혀서 마지막 에피소드의 변태 스토커의 말처럼 그들 편에 붙어버리고 마는 것일까? ("너희들이 승리했다고 믿고 있겠지? 하지만 너희들이 틀렸어. 반드시 제2, 제3의 내가 나타나서 나의 의지를 이어줄 거야. 나와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은 얼마든지 있어. 너희들 중에도 언젠가 우리 쪽에 붙을 자가 나타날 거라구. 내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지.")
분명한 것은 계속해서 춤춰야 한다는 것이다. 달리는 것은 몰라도, 춤추는 것이라면 멈추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다음 스텝은 생각하지 말고, 한 스텝 한 스텝- 들리는 박자에, 인생이 연주하는 그 음악에 발을 맡기면서. 그리하여 그들의 그 나이브함이, 그 순진한 스텝이 세상을 바꾸기를 기대하면서.

"그리고 리틀 중사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작별인사를 했어. 너는 고된 인생을 살지도 모르겠다. 상처받아 좌절하는 일도 있겠지, 라고 말이야. 그리고......"

우리는 세계와의 거의 완벽에 가까운 조화를 느끼면서 히로시의 마지막 말에 귀 기울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춤추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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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진/우맘 > 아취있는 잔상이 오래 남는다.
황진이 1
전경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금빛을 함빡 머금은 붉은 표지가 화려하다. 책 속의 황진이는, 이 중국비단같은 표지보다는 한산 세모시가 더 어울릴 것 같지만, 그와는 별개로 볼때마다 시선을 잡아당기는 아름다운 표지다.

새로운, 아주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역사 속의 인물을 되살리는 일이 배는 어려울 것이라고 항상 생각해왔다. 고증과 창작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할 것이다. 저마다 머리 속에 잡고 있던 <황진이>라는 인물의 이미지. 자신이 갖고 있던 이미지와는 전혀 달라서 신선했다 할 수도 있지만 어이없다고 매도 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생각하던 바와 똑 들어맞아서 뿌듯하다 할 수도 있지만 진부하다 흉보기도 쉬울 터이다.
나? 나로 말하자면....후자의 전자, 즈음이다. 내 머리 속에 그리던 <황진이>라는 여인이 그대로 걸어나와 책이 된 듯 하였다. 머리 속 어설픈 상상은 가끔 아귀가 잘 맞지 않고는 했는데, 전경린의 황진이가 그 네 귀퉁이를 반듯 반듯 포개어 깔끔하게 개켜준 듯 하다.

파리하니 대쪽 같은 양가의 규수에서, 넓은 치마폭 주름마다 서리서리 한 없는 사랑을 포개 안을 수 있는 여자로 거듭 난 그녀. 혹자는 황진이가 절개 높은 기생이라 한다. 하지만 절개라는 말을 가져다 붙이기에는 그녀의 남자로 규정된 위인들의 명단이 너무 길지 않은가? 그 모순에 대한 전경린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황진이, 그녀는, 매번의 사랑에 충실했다. 자신의 마음을 오롯이 믿고 따랐기에 그 순간의 사랑에 지조있게 몰두했던 것이다.

어린 시절, 명절이면 단골로 틀어주던 프로그램 중, 장미희가 주연한 <황진이>도 있었다. 극 중 황진이는 사랑때문에 자멸하여 결국 끼니와 몸을 바꾸는 처연한 처지가 되었다가, 눈보라 휘몰아치는 와중에 쓰러지고 만다. 그 결말은 별로 마음에 들질 않았다.
제 아무리 역사 속 위인이라도, 여자에게는 사랑이 전부라고, 결국 사랑에 스러지는 존재라고 폄하하는 듯 싶었다.
그런 속쓰림을 전경린의 황진이가 풀어주었다. 세상의 바닥까지 내려갔지만 그랬기에 무언가를 초월한 듯...이제는 더 이상 아름답지 않아도,당당한 황진이의 노년이 보기에 좋았다.

딱히 새롭거나 치열한 구석은 없다. 하지만, 세련된 아름다움이 있는 소설이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를 봤을 때 줄거리보다도 인상적인 화면에 매료되었던 것 처럼, 읽고 나면 아취 있는 잔상이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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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icaru > 나는 달린다
나는 달린다 - 개정판
요쉬카 피셔 지음, 선주성 옮김 / 궁리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어떤 골초들은 금연을 권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대답을 하곤 한다. “나, 그냥 이렇게 맛나게 담배 피우다 죽을래.”

담배 피우기를 일시적으로 정지한 순간부터 시작해서 점차 엄습하는 금단 현상을 지속적으로 참아내는 일. 그것을 참는 것은 상당히 ‘불쾌하고’, ‘공격적으로’ ‘조바심나게’ 만들며 낙천적인 모습이 온데 간데 없게 만드는 나날을 지속시키는 것일 것이다. 상당히 오랫동안.

담배를 피운다는 한 사람의 기호를 바꾸는 일도 이러한 데, 35킬로그램을 감량하는 그런 육체를 개조하는 일에서야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까.

우리가 사는 세상사란 게, 항상 술술~ 잘 풀려 주기 만무하다. 요시카 피셔처럼 역동적이고 과감하게 일을 추진하는 사람들에겐 더더욱, 위기와 모험의 순간이 끊이질 않을터다. 상황상황 문제 해결에 대한 압박감은 계속해서 커지고, 책임감이 사람을 더더욱 억누르게 되면, 스트레스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쌓이고, 어디에도 탈출구는 보이질 않게 된다. 도망갈 비상구도 없었다. 이렇게 자신을 공격하는 요소들과 맞서 싸우기 위해 요시카 피셔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무장을 해야만 할 필요를 느꼈다. 그래서 그는 닥치는대로 먹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정신과 육체를 위해 항상 팽팽하게 불룩해진 배를 지닌 모습의 철갑옷을 입게 되었다.

독자도 이런 경지가 어떤 건지 알듯하다. 상황이 이렇게 되고 보면, 맛있는 저녁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진다. 이 일을 의식적으로 시작하는 사람들에겐 더욱 그렇다.

그러던 그가 연일 격무 속에서도 철저한 식이요법 꾸준히 실천되는 달리기를 했고, 그것을 통해 뚱뚱보 시절 그렇게 원했던 급격한 체중 감소를 이루어낸 것이다. 아니 이루어내 가고 있다.

달리는 일!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영화 <불의 전차>를 생각했다. 달리는 일은 단순한 스포츠의 의미를 떠나서 인간이 꿈을 가지고 매진하는 것, 그리고 꿈을 이루어내는 과정이라는 것. 장거리 달리기를 하면서 느끼게 된다는 일종의 정신적 법열과 해탈 상태인 ‘러너스 하이’의 경지란 어떤 것일까. 불의 전차의 반젤리스 영화 음악을 배경에 깔고, 숭고한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의 짜릿함을 요시카와 더불어 느끼며 책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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