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내가없는 이 안 > 카스테라를 만들었단 말씀.
카스테라
박민규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지를 펼치는데 난데없이 푸른 물 속의 물고기(이게 개복치란 말이지!)가 퍼뜩 들어왔다. 평소에 박민규라는 작가에게서 무척 불친절한 이미지를 받아왔던 터라, 뜻밖의 선물처럼 떡 하니 붙은 개복치 스티커와 친필사인은 미운놈 떡 하나 더 준다, 는 뉘앙스로 내게 떨어진 듯했다. 고로 혼자서 괜스레 머쓱했다. 생각지도 않은 작가의 선물을 받아서가 아니라, 사실 나는 그의 소설을 웬만하면 읽기 싫었기 때문이다. 무규칙 이종소설가, 라는 표현은 어디서 업어온 것이며, 어느 소설가가 언급한 '기이하고 유쾌한 문장들로 독자들의 유쾌한 항복 선언을 받아낸다'는 말에선, 내가 언제 항복했나 싶기도 했다. 그가 신선하고 경쾌하기는 하다만 소설이 아닌 다른 글들에서 찍찍 뱉어져 나온 듯한 말들이 내게 유쾌하지 못한 이미지로 다가왔던 모양이다. 하지만 조금 더 솔직해보자면, 나는 이질적인 소설을 당당히 세상에 내놓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갖춘 그가, 다른 식으로 고투하는 소설가보다는 그 진정성이 떨어진다고 내심 생각했던 것 같다.

의외로(!) 그의 단편들은 정말 열정이 발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나같이 애틋한 성장소설의 주인공으로 쓸 만한 인물들이 박민규식 예측불가능한 방향으로 불거져나와 있었다. 그들은 온순한 열대어처럼 방귀소리를 내며, 대왕오징어의 습격에 허걱 놀랄 뿐 그놈의 투명한 흡판에 칼을 꽂지 못하고, 한때는 좀 놀았으나 휘청거리는 부모의 얼굴을 보고 허리 휘어져라 돈을 벌어야 하는 꽤 진지하고도 가여운 모습이었다. 고글을 쓴 표지의 작가와는 사뭇 달랐다. 나약하고 의지박약한 인물들을 좋아하는 취향이어서가 아니라, 사실 내가 은밀하게 은폐시키고 싶은 면들과 흡사하기 때문이 아닐까.

게다가 그는 얼토당토않은 카스테라를 만들어내왔다. 언제든 예열로 맞춰놓은 오븐에서 그는 카스테라를 구워오겠노라고 말한다. 구멍가게에서도 집어올 수 있는 그런 평범한 카스테라는 딱딱하고 강한 맛을 풍기는 마늘 바게뜨 같은 빵과는 많이, 정말 많이 다르다. 나는 튼튼한 이를 가지고 있지도 않으면서 우두둑 꺾어먹는 바게뜨류를 좋아하고, 물컹거리고 촉촉한 강아지의 숨결을 쓰다듬지 못하는, 본의 아니게 냉정한 취향을 가졌지만, 카스테라의 이미지는 언제든 마음이 편안해진다. 어쩐지 그건 바나나킥 과자처럼 아흔 넘은 우리 할머니에게 부담없이 드릴 수 있는 빵이기도 하거니와, 아직 두 번째 생일을 앞두고 있는 우리 조카에게도 선뜻 떼어 입에 넣어줄 수 있는 빵이며 그들의 중간쯤에서 사는 나도 허기질 땐 취향 따위 무시하고 우적우적 먹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방금 시럽으로 샤워한 듯한 촉촉함은 세상 그 어떤 건조함도 무장해제 시킬 듯하지 않은가. 그러니 그가 카스테라를 구워 꺼내온 것에서 불시에 대접받는 느낌마저 들었다는 거다. 세상에서 귀찮고 더럽고 까탈스럽고 한마디로 못돼먹은 것들을, 좀처럼 균을 생성하지 않으려는 냉장고에 넣어두었더니 야들야들한 카스테라가 되었더란 말씀. 혹은 곰팡이 슬지 않았으면 싶은 고결한 것들을 서늘한 냉장고에 넣어두었더니 그건 그것대로 보들보들한 카스테라가 되었다는 말씀.

그러니 이 소설집의 제목과 표제작을 카스테라로 뽑아놓은 것은, 커다란 고글로 세상과 마주선 작가의 저항정신(!)을 얼마나 절묘하게 드러낸 것이냔 말이다. 하염없이 슬퍼지고 흐물흐물해지는 정신을 빠닥빠닥 일으켜세울 줄 알았더니 오히려 이태리타월을 든 너구리에게 등을 내맡기고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질 않나, 고시에 패스를 못하고도 빈한한 고시원에서는 엄연한 검사가 되어 있는 뚱땡이 앞에서 눈조차 마주치지 못하질 않나, 뜻밖의 나약함이 꿀렁거리는 소리마저 내며 신음을 한다. 하지만 그의 묘한 페이소스는 피식 소리나는 방귀처럼 웃게 하는 매력이 있다. 이상하게도 그 방귀소리에 내 손과 발을 얽어맨 것들이 함께 휘발되는 듯도 하니 거참 묘하다.

그런데 그는 단편들 속에서 너구리니 펠리컨이니 기린, 대왕오징어 같은 동물들을 많이 등장시켰다. 하나같이 내 손에서 꽤 멀리 선 동물들을 불러들인 점에서 그에게 일말의 의심을 품어본다. 이곳서 풀리지 않는 매듭이 오리배를 타고 훨훨 날아 여권이나 비자도 없이 딴 나라에 가본들 잘 풀릴 것이냐, 는 의구심이 조금, 들었다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클레어 > 그에게 미소를 보내며...
카스테라
박민규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뷰를 쓰다보면 가끔 작가의 거리와 내 자신의 거리를 놓치고 헤맬 때가 있다.  대부분의 이유는 내가 작가가 만들어낸 이야기에 너무 몰입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이성적으로 다가가야 하는 책들도 있다. 그러나, 그 상황을 이해하고 그에 적합한 방법론을 제시받거나 제시하면 그 뿐인 책들은 별로 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느낌 좋고 바라보기는 좋으나 항상 같이 지내기는 뭔가 어색한 사람들처럼 말이다.

박민규의 '카스테라'라는 책을 며칠 전에 구입하고  통독을 했다. 그를 유명하게 만들었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었기 때문에 '재미있겠군..' 하고 나름 생각은 했었다. 소개팅 나가기 전에 '재미있는 녀석이래...'라는 말을 듣고 나가는 것은 얼마나 편안함을 주는가? 어색한 만남의 시간을 즐겁게 때울 수도 있고 잘만 하면 괜찮은 녀석 하나 건져서 시베리아 벌판과도 같이 시려운 옆구리에 녀석을 장착하여 앞으로 다가올 빙하기 이전이지만  항상 혹독하게 느껴지는 추위도 막을 수도 있고....라는 막연한 상상또한 그 만남 이전의 시간마져도 감미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겠는가?

10편의 단편소설의 묶음...을 하나하나 읽으며 그의 의도대로 그의 말장난을 따라가기도 하고 그가 부비트랩처럼 심어놓은 웃음거리에 알면서도 홀랑 빠져서 낄낄거리기도 했다.  ' 녀석..오..괜찮은데?'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소개팅으로 치자면 '우유'가 아니라 '쥬스'를 시켜야 할 타임! 호감을 느낀만큼 녀석의 속내를 훑는 더듬이는 더욱 뻗어나와 책 속 여기저기를 헤맨다.

'넌 어떤 녀석이냐?'

박민규는 말한다.

난 냉장고와 대화하는 사람. 냉장고 속에 보존할 가치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선별하여 집어넣는 사람. 나는 자신의 즐거움을 아는 너구리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 나는 내 삶의 산수를 이미 알고 있는 사람. 나는 지구를 떠나 지구의 가치를 발견하고자 하는 사람, 나는 세상의 삼류들이 꿈을 향해 망명하는 도중에 잠시 머무는, 오리배의 중간 기착지인 유원지를 관리하는 사람, 나는 변비와 사투를 하면서 아무도 신경 써 주지는 않지만, 그 변비가 후기 산업사회로 가면서 만들어진 병임을 분석하는 사람,  어린 시절엔 과학잡지에서 봤던 15m 대왕오징어를 알기 위해 선생님께 물어볼 정도로 적극적이었던 아이였고, 끈임없이 원폭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는 세상 속에서 대왕오징어와 같은 재앙이 언제든 일어날 거라 믿는 사람, 어느날 불시에 당한 헤드락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체력을 키우고 다른 이에게 내 힘을 시험해 보며(좀 비열하지? 그래도 돈으로 그들에게 보상을 했다구..) 끝내 맞장을 뜰 기회를 놓치지 않고 헤드락을 걸어보는 사람, 관짝만한 고시원에 옹송거리며 누워 그곳을 벗어날 날을 기다리며 조금씩 어른이 되어갔던 사람...

작가의 수다에 빠져들면 들수록 그의 실체가 드러났다.  한편 한편이 그의 지인에게 선물로 주는 글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그의 수다에 더이상 웃을 수 없었다. 웃음으로, 얼렁뚱땅 이야기 하기로 자신의 삶을 포장하고 있으나 그의 웃음 너머에선 '날 좀 봐주겠니?' 를 서툴게 표현하고 있는 한 청년이 보였다. 예전 유재하의 음악(오늘밤이었던가?? )을 들으며 느꼈던 감정이 다시 샘솟았다. '왜 유재하는 그렇게나 쓸쓸하고 슬픈 가사에다  경쾌한 곡을 붙여 노래 불렀던가?'  라는.  감정의 균형. 나는 그것을 감정의 균형이란 말로 표현하고 싶어졌다. 이 말은 '울면 지는거다.' 라는 말 때문에 우리들의 내부에 언제부터인지 자리잡게 된 기능이 아닌가 한다. 신세한탄을 한다고 해서 별반 달라질 것이 없는 세상속에서 스스로를 다독이며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안간힘. 그리고, 이렇게 과장된 웃음으로 '난 괜찮아.'를 말하는 그의 모습 속에서 '눈물'을 본 것은 나의 착각일까?

다시금 하나하나 차분히 읽어가기 시작한다.  이쯤되면 난 이미 그에게 빠져든 것이다. 

책 말미의 작가의 말에서 다시 차분한 그의 말을 찾을 수 있었다.

잠시 인용하자면,

그것이 카스테라였다. 얘기를 전하자면, 가가린은 카스테라를 타고 비로소 지구의 대기권을 벗어날 수 있었다 하며, 지미 핸드릭스는 카스테라에 불을 붙여 그 소리로 한 장의 앨범을 만들었고, 이백(李白)은 물에 떠 있는 한 조각의 카스테라를 주우려다 삶을 마감했고, 제인 구달은 침팬지와 인간을 연결하는 카스테라 카누를 만들었으며, 마더 테레사는 스스로 거대한 카스테라의 산(山)이 되었다 하며, 이를테면 체 게바라는 누구보다도 카스테라의 등분에 관한 해박한 지식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가게에서 팔잖아.

팔지 않는 카스테라는 없다고, 당신은 생각할 것이다. 살 수 없는 카스테라는 없다고, 예전에 내가 생각했듯이. 결국 나는, 이 시시한 논리를 시시하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 - 한 조각의 카스테라를 스스로 만들어보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말하자면 계란과 밀가루를 반죽해 빛이 나올 때까지- 하다못해,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도.

......

나는 결국, 모두의 도움으로 살아온 인간이다. 그 모두에게, 감사한다.

카스테라. 그가 진짜로 말하고 싶어하던 것을 드디어 찾아냈다. 그리고, 그가 '눈물'을 뒤로 감춘채 웃음으로 이야기 하는 진짜 이유도 찾아냈다.

현재의 삶 속에서 절대로 빠질 수 없는 물질, 물질, 물질들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느끼게 되는 헛헛함.. 가게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카스테라빵으로 채워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가 말하고 있는 많은 위인들은 다른 이들이 이루어 놓은 많은 노력과 눈물이 결실이 된 것들을 흡수하고 마치 예수처럼 스스로 많은 이들의 양식이 되어 살아갈 희망을 주었던 이들이다. 그는 그 또한 많은 이들이 그에게 준 따뜻한 관심과 도움을 통해(그의 식처럼 말하자면 다른 이들이 그에게 식을까봐 꽁꽁 싸서 넘겨준 카스테라를 먹으며) 살아왔음을 고백하며 그들에게 자신이 만들어낸 '카스테라'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돌려준 것이다.

울면서 음식을 먹으면 목이 메인다지?

그는 자신이 만든 따뜻한 '카스테라'를 함께 나누고 싶어했고, 그가 넘겨주는 '카스테라'를 먹으며  다른 이들이 목 메이지 않도록, 함께 웃으며 먹을 수 있도록 너스레를 떨어대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그가 더욱 좋아졌다.

'카스테라'를 덮으며 나도 그에게 인사를 했다.

"당신의 따스한 '카스테라'... 잘 먹었어요. 난 당신에게 무엇으로 돌려주어야 할까요?"

흐~ 이만하면 작가와 독자의 사이가 제대로 무너진 거 맞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라주미힌 > 인류의 11가지 몽타주
카스테라
박민규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은 편리한 장르이다. 작품에 대한 몰이해도 ‘해석’의 한 부분으로 인정 받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 당황스러웠던 기억들을 다행스러운 책 읽기의 기억으로 왜곡하련다. 이 책은 이해하기가 무지 까다롭다. 상황은 우리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인과론적으로도 설명하기 힘든 ‘컷’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설명이 없다. 마치 소통을 의도적으로 거부하듯이 자기 말만 하고 닫아 버린다. 작가도 좀 미안한지 책 뒷부분에 힌트를 던져 놓았는데, 그걸 보면 그럴 듯 하다.

어찌 됐던 해석의 범위가 무한정 넓어지게 되니, 소설 속의 세상도 무한히 팽창한다. 저자의 정신세계가 이렇구나! 정말 특이한 동네다. 팀 버튼의 ‘화성침공’에 나오는 개 몸뚱이에 사람 머리가 달려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동네다. 콜라주처럼 얼키설키 엮어 탄생한 인류의 열 가지 몽타주는 10차원의 세상을 보여준다. 그럼 나머지 11번째 차원은 어디로 사라졌지?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일 것이다. 이 세상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들이 이 책 안에 있는 작은 차원들인 것이다.

역시 소설은 인간 세상을 놓지 않는다.

여기 나오는 인간상들은 소시민들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나이 좀 되면 퇴직해야 할 너구리가 되고, 이 대륙 저 대륙으로 철새처럼 날아다녀야 하는 외국인 노동자들. 솟구치는 집값의 대안인 고시원에 기거하는 사람들. ‘산수’의 욕망은 목만 늘어난 가녀린 기린이 되고, KS가 찍힌 공산품에 쓰러져가는 농촌의 모습. 세상의 이치가 탁~ 막힌, 그래서 멸종과 변비를 감내해야만 하는 도도와 현대인들.

쿠르트가 꿈꾸는 세상, 막힘 없이 세상의 순리가 잘 돌아가는 세상이 저들을 감싸주겠지? 부패한 세상으로부터 소중한 것을 지켜내기 위해서 그리고 안 좋은 것들을 세상으로부터 격리 시키기 위해서 냉장고를 활용하자. 그렇게 탄생한 카스테라는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법’ 따위의 유머가 달콤하면서도 약간은 목이 메이는 소설이다.

카스테라를 먹었으니,
냉수 한잔 들이키게

ps. 난무하는 상징과 은유는 흡사 한 편의 시 같다. 잘 보면 음율, 추임새까지 있다. 울리불리, 불리울리, 허~, 빙고 링고. 눈으로 읽지 말고, 성대를 사용하면 유아용 책마냥 ‘말의 맛’이 살아 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샘물아이 > 카스테라를 읽고...
카스테라
박민규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크스테라를 읽고...

제 작년에 장편 "지구 영웅전설"과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펜 클럽" 이 두구권의 장편을  들고 문단에 나온 박민규가 금년에 단편소설집 "카스테라" 를 냈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 클럽" 에서 그가 보여줬던 감동을 나는 이번 "카스테라" 에서도 받았다. 글은 곧 그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글은 체험의 산물인데, 소설은  상상속에서 나온다고 하지만 아직 사십 전인 그가 어떻게 그토록 가슴을 찡 울리는 긴 여운을 남길 수 있단 말인가. 타고난 문학성이 있기도 하겠지만 후천적노력이 이었고 내면 깊숙히 고난을 극복해온 자 만이 쟁취할 수 있는 힘이 느껴진다. 이 소설을 읽는 이들이 느끼는 공통점이라면  아마도 밑바닥에서 정상을 향해 기어오르는 무한대의 힘일 것이다.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에서 보여준 그 눈물겨운 정황들을 어떻게 그토록 절묘하게 표현할 수가 있었단 말인가. 놀랍다. 

"해드락" 에서 미국 유학생인 그는 어느 날 태풍처럼 휘몰아치는 프로레슬러에게 숨이 넘어갈듯한 참변을 당하고 나서 자기를 키우는 과정이 적나라하게 나온다. 도장에가서 태권도를 배우고 자기를 갈고 닦아서 무참하게 무너?자신을 되찾는, 즉 돌려받고 있다. 어쩌면 이 소설은  KO를 당한 자 많이 인생을 KO 시킬 수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갑을 고시원 체루기" 에서 혼자 몸 하나도 제대로 눌 수 없는 좁디 좁은 방, 그 곳에서 자신과 싸우며 성숙해 가는 과정을 보면서, 어쩌면 지난날 작가의 체험인지도 모르겟다는 진한 감동을 받았다.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이 작품을 원작으로 극화한, 드라마로 언젠가 KBS TV  1 에서  방영하기도 했던 작품이다. 가난에 찌들고 멍들고 깨진 가정과 식솔들의 이야기가 손에 잡힐 듯이 훤히 보여주고 있다. 실직한 아버지와 밤일 나가는 누나와 침해 걸린 할머니 등, 그 속에서 본인은 주유소로 빵가개로 공사판으로 시간당 알바를 하면서, 전철에서 승객을 밀어넣는 일을하다가 노숙자로 전락해 버린 아버지를 만나는 장면 등 이 눈눌겹다.

삶은 누구에게나 어느 시대나 힘들고 무거운 산이다. 그러나 근래 더 더욱이 서민살기가 어려운 이때 박민규 소설이야 말로 그 힘든 과정에서 만나는 한줄기 오아시스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울보 > 어둠의 저편에서,,,
어둠의 저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간만에 읽었습니다,처음 내가 무라카미 작품을 접한것이 "상실의 시대" 참 버겁다하고 읽었는데이상하게 자꾸 이사람의 책을 읽게 되더라구요, "무라카리 하루키 단편 걸작선"도 읽었고. "댄스 댄스 댄스". '태엽갑는새"도 읽었습니다. 그중에서 제가 가장 편하게 읽은 책이 이제 막 손에서 놓는 어둠의 저편입니다,

"태엽갑는새"는 아마 두번을 읽은기억이 있지요.읽고 너무 어려워서 다시읽었던,기억이,.....

정말 그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이리도 이해력부족이구나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책은 작가가 하고싶은 이야기 내가 작가가 되어서 주인공을 바라보면서 또 다른 독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왜 일까요?  인칭대명사라고 해야 하나요,,그러니까 글을 쓰는 우리에게 이야기를들려주는 이가 나도 아니고 너도 아니고 당신도 아닌. 그저 우리가 그들의 삶속에 끼어들어서 그저 그들의 행동과 이야기를 옆에서 듣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참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에리와 마리 두 자매의 이야기속에 등장한 또다른 사람 에리와 마리를 아는 다카하시,  그리고 마리와 다카하시의 만남 우연한 만남속에서 이야기는 전개되고 그리고 그들의 무덤덤한 대화속에서 우리는 많은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마리는 다카하시덕에 새로운 만남을 가지면서 또 다른 이들의 아픔과 자신이 처한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잠들어있는 에리. 너무나 이쁘고사랑스러운 그녀 그녀는 왜 잠을 자려고 한것일까/ 무엇때문에 잠속으로 도망을 가버린것일까? 그리고 사라가와 아주 평범한 샐러리맨인 그가 어떻게 그렇게 여자를 때릴수 있을까 아주 현대적인 모습의 그다. 요즘의 샐러리맨은 대변하는모습,,,

이책속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은 지금 우리현실을 적나라하게 이야기 해준다. 그런데 그 이야기가 너무 잔잔해서 조금이라도 한눈을 팔면 그냥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지나가 버릴것 같다,

너무나 자른 두 자매가 겪는 갈등 그리고 사회에 너무일찍 발을 들여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에리. 그녀는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반면 또 다른 마리 그녀는 이쁜 언니 잘난언니덕에 언제나 뒷전이었는데 그때 받았던 고통은 얼마나 컷을까?

우리는 언제나 나의 아픔 나이 고통밖에 알려고 하지는 않는다. 타인의 아픔이다 타인의 고통을 먼저 생각하기보다는 나 먼저 그리고 타인이도 그타인이 아무리 가족이라 할지라고 우리는 내가 우선인 이기적인 사회속에서 살고 있다. 그 갑갑하고 답답한 현실속에서 미치지 않는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회색의 도시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타인을 밟고 일어서야 하는 우리들,,,,

현실을 너무 아파하지 말고 조금만 더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을 보면서 살아가기를 ..

나도 이책을 읽으면서 반성한다.

나도 현대인이기에 너무 아둥바둥 끊임없이 경쟁하고 비교하고 그러면서 살지는 않았는지,,문명의 발달속에서 나를 너무 혹사시킨것은 아닌지 반성한다,

간만에 편하게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읽었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독자분들이 있다면 나는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전의 그의 작품과 무엇이 다른지 한번 찬찬히 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